두툼한 라텍스 매트리스. 손끝을 대면 묵직하게 고요해졌다가 느릿하게 차오르는 탄성, 빳빳하게 다려진 면 시트에서 풍기는 은은한 세제 향과 살결에 닿는 서늘한 감촉, 그리고 방 안의 모든 소음을 집어삼킨 채 오직 두 사람의 무게만을 오롯이 받아내는 안온한 깊이감.
낮은 숨소리가 겹치던 순간
"생각보다 더 깊게 몸이 잠기네."
그가 매트리스 끝에 걸터앉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나는 그 옆에 나란히 누워 옅은 미색의 천장을 바라보았다. 8층 객실의 창을 통해 들어온 1월의 햇살이 먼지 입자 하나하나를 투명하게 비추며 바닥까지 길게 뻗어 있었다.
"응,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워. 꼭 구름 위에 누운 것 같아."
"저 밑에 빨간 점들 보여? 아마 딸기밭일 거야."
그가 가리킨 곳에는 다후 시내의 딸기밭들이 붉은 조각보처럼 흩어져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겹치는 리듬만으로도 충분한 오후였다.
기억의 중력이 머무는 곳
체크아웃을 하고 일상으로 돌아온 뒤에도, 나는 문득문득 그 방의 온도를 떠올린다. 1월의 묘리는 투명할 정도로 건조했고, 산 너머의 시야는 끝없이 멀어 마음까지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采莓行館Caimei Hotel의 로비에 들어섰을 때 느꼈던 정갈한 환대와, 객실 문을 열었을 때 마주한 넉넉한 공간감은 여행자의 긴장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특히 몸을 완전히 담글 수 있을 만큼 컸던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을 때, 하얗게 피어오르던 김과 피부 끝까지 전달되던 뜨거운 온기는 밖의 서늘한 공기와 대비되어 더욱 선명한 위로가 되었다. 물결이 찰랑거릴 때마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씩 고요해지고, 오직 현재의 감각만이 깨어나는 시간이었다.
그곳에서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맞추며 다후의 거리를 걸었다. 70년의 세월이 담겼다는 훈툰의 뜨거운 육즙이 입안에서 툭 터질 때, 우리는 화려한 관광지보다 지금 이 순간의 온기가 더 소중함을 깨달았다. 采莓行館Caimei Hotel의 8층 창가에서 내려다본 야경은 소박했다. 낮은 지붕들 사이로 띄엄띄엄 켜진 불빛들은 마치 우리가 서로에 대해 아직 모르는, 하지만 알아가고 싶은 작은 비밀들 같았다. 그 풍경을 함께 바라보며, 우리는 우리가 여전히 서로에게 낯선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 알지 못하기에, 다음 겨울에도 다시 이곳에 올 이유가 생기는 것이니까.
라텍스 매트리스 위에 나란히 누워 책장을 넘기던 바스락거리는 소리, 가끔 들려오던 먼 거리의 자동차 경적 소리. 그런 무용한 조각들이 모여 우리의 겨울을 완성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적당한 온도의 물에 몸을 씻고 푹신한 침대에 몸을 던져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그 평범한 안도감. 그것이 결국 여행의 본질이었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삶이 늘 특별할 필요는 없다. 그저 서로의 무게를 온전히 받아내 주는 매트리스처럼, 서로의 존재만으로 충분한 공간이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 방의 중력은 우리를 서로에게 더 가까이 끌어당겼고, 우리는 그 안에서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했다.
창가에 놓인 찻잔 속에 겨울 햇살이 투명하게 고여 있었다.
- 다후 딸기 체험 농장에서 갓 딴 딸기를 사서 객실에서 나누어 드세요.
- 8층 객실의 조망이 훌륭하니, 이른 아침의 다후 전경을 꼭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