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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0, 소란함마저 다정한 조식 식당의 아침

식당의 커다란 창 너머로 9월의 먀오리 공기가 투명하게 비쳤다. 섭씨 28도. 수치상으로는 미지근한 온도지만,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폐 끝에 서늘한 감각이 맺히는 묘한 계절이다. 아이들은 이미 잠에서 깨어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었다. 둘째는 오렌지 주스를 마시다 컵을 엎질러 테이블 위에 작은 호수를 만들었고, 첫째는 빵에 잼을 바르는 일에 마치 예술 작품을 만들듯 지나치게 몰두해 있었다. 주변 테이블에서도 비슷한 소음들이 리듬감 있게 들려왔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와 포크가 접시에 부딪히는 경쾌한 금속음. 采莓行館Caimei Hotel의 아침은 그렇게 생동감 넘치는 소란함으로 시작되었다.

조식 메뉴는 화려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정갈하고 충분했다. 갓 추출한 커피의 쌉싸름한 향이 코끝을 스칠 때, 나는 잠시 멈춰 아이들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이 상황을 '정신없다'고 말하며 미간을 찌푸리겠지만, 나는 이 무질서함이 오히려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적당한 소음은 우리가 지금 이곳에 함께 존재한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니까. 식당을 나서며 뺨을 스친 바람은 기분 좋게 차가웠고, 그 덕분에 몽롱했던 정신이 맑게 깨어났다. 여행의 시작은 언제나 이런 식이다. 계획과는 조금 다르게 흘러가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다정하게.

14:00, 구름 같은 매트리스 위에서 누리는 정적

대후의 딸기 밭과 와이너리를 돌아보며 쏟아부은 에너지는 생각보다 컸다. 8층 객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바닥으로 툭 쓰러졌다. 우리가 묵은 곳은 아늑한 일본식 객실이었다. 25제곱미터의 공간은 결코 넓지 않았지만, 그 안을 채운 공기는 포근했다. 특히 바닥에 깔린 고급 라텍스 매트리스의 촉감이 일품이었다. 몸을 누르면 적당한 탄성으로 밀어내면서도, 이내 온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 마치 거대한 구름 위에 떠 있는 것 같았다.

첫째는 끝까지 42인치 텔레비전 리모컨을 손에서 놓지 않으려 했고, 둘째는 매트리스 위에서 통통 튀어 오르며 작은 웃음소리를 냈다. 8층이라는 높이 덕분에 창밖으로는 대후의 전원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졌다. 짙은 초록과 부드러운 갈색이 섞인 들판이 지평선 끝까지 이어지는 모습에 마음이 차분해졌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나는 그저 가만히 누워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핵심적인 목적이었다. 아이들이 소란스럽게 뛰어다니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잠시 눈을 감았다. 매트리스의 기분 좋은 탄성과 방 안의 쾌적한 온도, 그리고 튼튼하고 안전하게 설계된 객실 문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 그 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한 오후였다. 억지로 무언가를 더 보러 가고 싶지 않았다. 이 작은 공간이 주는 안온함 속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만했다.

19:00, 훈툰의 온기와 밤공기를 가르는 발소리

저녁 식사는 근처의 강기구기에서 해결했다. 3대째 전통을 이어온다는 훈툰과 육원을 주문했다. 얇은 피 속에 꽉 찬 속재료가 돋보이는 훈툰의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마시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몸속의 근육들이 스르르 풀렸다. 육원에 곁들여진 죽순은 은은하게 달큰했고, 짭조름한 소스가 입안 전체를 감돌며 식욕을 자극했다. 둘째는 입가에 소스를 잔뜩 묻힌 채로 '맛있다'는 말을 주문처럼 반복했다. 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식당을 나와 호텔로 걸어오는 길, 9월의 저녁 바람이 뺨을 부드럽게 스쳤다. 낮의 열기가 가시고 조금 더 서늘해진 공기가 피부에 닿자 비로소 쾌적함이 느껴졌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들이 내뿜는 눅눅하면서도 싱그러운 흙 내음이 코끝을 간질였다. 아이들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호텔 입구까지 작은 경주를 시작했다.

평소라면 '위험하니 천천히 가라'고 다그쳤겠지만, 이번에는 그저 묵묵히 그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들의 작은 발소리가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마치 작은 타악기 연주처럼 좋았다. 采莓行館Caimei Hotel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아이들은 숨을 헐떡이며 나를 돌아보았다. 반짝이는 그 눈망울 속에 담긴 순수한 만족감을 읽을 수 있었다. 거창한 감동은 아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기분 좋게 걷는 것. 그런 평범하고 사소한 순간들이 겹겹이 쌓여 결국 여행이라는 이름의 기억이 된다.

22:00, 정적이 내려앉은 8층의 푸른 밤

아이들을 씻기고 겨우 잠재운 뒤에야 비로소 온전한 내 시간이 찾아왔다. 방 안에는 아이들의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잔잔하게 남았다. TOTO 비데의 정교한 물 온도 조절과 욕조에 가득 채운 따뜻한 물. 몸을 깊숙이 담그자 하루의 피로가 물결을 따라 천천히 흩어졌다. 특히 욕실 내부에 설치된 에어컨 덕분에 습기 없이 쾌적한 온도를 유지하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었다. 매끄러운 타일의 촉감과 고요하게 울리는 물소리가 마음의 소음까지 씻어내 주는 기분이었다.

문득 낮에 있었던 엉뚱한 일이 생각났다. 욕조에서 씻기던 둘째가 물속에 발가락을 넣더니 갑자기 "물고기다!"라고 소리를 질렀다. 자세히 보니 그저 자신의 통통한 발가락이었을 뿐이었다. 그 무해하고 엉뚱한 외침에 아내와 나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었다. 그런 사소하고 무용한 순간들이야말로 시간이 흐른 뒤 가장 선명하게 남는 기억의 조각들이 된다.

잠든 아이들의 얼굴을 가만히 관찰했다. 입을 살짝 벌리고 깊은 잠에 빠진 모습은 낮 동안의 소란함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평온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8층의 밤은 깊고 고요했다. 창밖의 대후 마을도 이제는 짙은 어둠 속에 잠겨 숨을 죽이고 있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완벽한 하루였다. 내일은 또 어떤 엉뚱한 말이 튀어나올지, 어떤 작은 소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그런 기분 좋은 기대를 품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참으로 나쁘지 않은 밤이었다.

아이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따스하게 채우고 있었다.

  • 8층 객실 창가에서 대후의 전원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보세요.
  • 강기구기에서 훈툰과 육원을 함께 주문해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며 현지의 맛을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