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F 호텔 싼이

눅눅한 공기, 서로 다른 온도의 안식

8월의 미아오리는 거대한 습기 덩어리 같았다. 공기는 물을 잔뜩 머금어 무거웠고, 끈적이는 옷감이 피부에 달라붙어 숨통을 조였다. F HOTEL 三義館/苗栗住宿/勝興火車站/龍騰斷橋/親子友善/商務住宿/寵物友善의 문을 열었을 때, 나를 구원한 건 날카롭게 쏟아지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었다. 젖은 셔츠가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는 찰나의 해방감. 객실로 들어서자 하얀 구스 침구가 내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그 소리는 아주 건조하고 깨끗해서, 마치 세상의 모든 소음이 소거된 기분이었다. 나는 그저 그 하얀 구름 같은 침대 위로 몸을 던지고 싶었다. 아무런 목적도, 의미도 없이 그저 정지해 있는 것. 그것이 내가 이번 여행에서 갈구한 유일한 성취였다.

---

너희 기억나? 우리 진짜 엉망진창이었잖아. 우산 하나를 셋이서 나눠 쓰고 오느라 어깨 반쪽은 이미 빗물에 푹 젖어 있었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서로 누구 탓인지 유치하게 투닥거렸는데, 객실 문을 여는 순간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벌렸어.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방이었거든. "야, 여기서 축구 해도 되겠는데?"라는 말도 안 되는 농담이 튀어나왔고, 우리는 동시에 자지러지게 웃음을 터뜨렸지. 짐을 바닥에 대충 내던지고 다 함께 침대로 다이빙하던 그 순간, 비로소 우리가 정말 여행을 왔다는 사실이 온몸으로 느껴졌어. 바닥에 굴러다니는 젖은 신발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어. 그저 함께 웃고 있다는 게 중요했으니까.

한 그릇의 훈툰, 엇갈린 기억의 미각

강기구기의 훈툰은 정직한 맛이었다. 얇은 피 속에 갇혀 있던 고기의 육즙이 뜨거운 국물과 섞여 혀끝에 닿는 순간, 70년이라는 세월의 무게가 느껴졌다. 주변의 왁자지껄한 소음은 아득한 배경음악처럼 멀어지고, 오직 입안에서 펼쳐지는 미각의 향연에만 집중했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규칙적인 금속음, 코끝을 간지럽히는 진한 육수의 향기.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한 그릇이었지만, 그 담백함이 8월의 소란스러움을 잠시 잠재워 주었다. 화려하진 않아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고요한 식사였다.

---

믿기 힘들겠지만, 나는 훈툰의 맛보다 그때의 공기가 더 기억나. 누가 더 빨리 먹나 내기했었잖아. 훈툰이 너무 뜨거워서 헉헉거리면서도 지기 싫어 입안 가득 밀어 넣던 네 모습이 정말 가관이었어. 국물이 옷에 튀어 서로 "너 거기 묻었어!"라고 낄낄대던 그 장면 말이야.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식당에서 뜨거운 국물을 마시며 나누던 실없는 농담들. 사실 맛있는 건 당연한 거고, 그냥 우리가 그 좁은 테이블에 어깨를 맞대고 끼어 앉아 있었다는 사실이 더 좋았어. 결국 우리가 졌지만, 배가 불렀으니 그걸로 된 거 아닐까.

소란함 끝에 찾아온 단 하나의 합의

승흥역의 낡은 철길을 걷고 롱텅단교의 끊어진 다리를 보며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에게 핀잔을 줬다. 하지만 F HOTEL 三義館의 석조 일식 욕조에 몸을 담그는 순간만큼은 모두가 약속한 듯 침묵했다. 8월의 습기와 끈적임, 그리고 낮 동안 주고받았던 가벼운 다툼들이 뜨거운 물속으로 천천히 녹아내렸다. 매끄러운 돌의 촉감이 피부에 닿았고, 적당한 온도의 물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주었다. 4인실의 아늑한 공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던 시간.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이 온도가 적당했고, 지금 이 순간이 충분했다는 것. 우리는 비로소 함께 쉬고 있었다.

창밖으로 다시 낮은 소나기가 대지를 적시기 시작했다.

  • 승흥역의 고즈넉한 철길을 산책한 후, 강기구기에서 뜨끈한 훈툰 한 그릇을 맛보길 추천한다.
  • 호텔의 자전거 대여 서비스로 주변을 둘러본 뒤, 석조 욕조에서 여행의 피로를 씻어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