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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된 시간과 소란스러운 우리

로비에 들어선 순간, 천장에 매달린 거대한 수정 샹들리에가 쏟아내는 빛의 파편들이 바닥 위로 잘게 부서져 내렸다. 그 화려한 빛의 소용돌이 옆에는 시간이 멈춘 듯한 빈티지 비엠더블유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코끝을 스치는 낡은 가죽 시트의 묵직한 향기와 미세한 먼지 냄새가 묘하게 어우러져, 이곳을 단순한 호텔이 아닌 정교한 박물관처럼 느끼게 했다. 나는 그 차의 정지된 상태가 좋았다. 어디로도 가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 존재하는 고요함. 체크인 카운터의 고풍스러운 나무 질감을 손끝으로 훑자, 적당히 무겁고 서늘한 감촉이 전해졌다. 3월의 공기는 쾌적했고, 서두를 필요 없는 시간의 흐름이 나를 안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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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호텔의 압도적인 화려함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몰골로 들어왔다. 며칠째 갈아입지 않아 꼬질꼬질한 티셔츠에 헝클어진 머리. 누구 하나 먼저 폼 잡지 않기로 내기를 했지만, 결국 가장 먼저 헛기침을 하며 옷매무새를 다듬은 녀석이 패배했다. 샹들리에는 너무 반짝거려서 눈이 시릴 정도였고, 로비의 클래식 카는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왠지 근사해 보일 것 같다'는 헛된 희망을 심어주었다. 결국 우리는 그 차 앞에서 세상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낄낄거렸다. 고급스러운 공간 속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우리의 엉망진창인 모습, 그것이야말로 가장 우리다운 여행의 풍경이었다.

투명한 미각과 시끌벅적한 온기

강기구기의 수정만두는 마치 얇은 얼음막을 씌워놓은 듯 반투명했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레 집어 올리면 투명한 피 사이로 촘촘하게 채워진 속재료가 비쳤다. 입안에 넣는 순간 매끄러운 촉감이 혀끝을 감쌌고, 이내 씹는 순간 탱글한 새우의 육즙이 팡 하고 터져 나왔다. 혀끝에 닿는 온도는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완벽한 상태였다. 함께 곁들여 나온 죽순의 은은한 단맛이 뒷맛을 깔끔하게 갈무리해주었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도 충분한, 억지로 꾸며내지 않은 정직한 맛의 조화였다. 나는 그 단순함이 주는 충만함에 깊이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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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은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식기 부딪히는 소리로 가득했다. 좁은 테이블에 어깨를 바짝 맞대고 앉아, 누가 마지막 남은 만두 하나를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젓가락이 허공에서 몇 번이나 엇갈렸고, 결국 누군가 소스를 옷에 튀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는 그 꼴을 보고 배를 잡고 한참을 웃어댔다. 사실 만두가 정확히 어떤 맛이었는지는 이제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기억나는 건,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낄낄거리던 그 찰나의 공기와 좁은 공간이 주는 묘한 밀착감뿐이었다. 배가 부르자 비로소 주변이 보였고, 그 소란함마저 사랑스러운 식사였다.

무용한 시간의 완벽한 합의

苗栗馥藝金鬱金香酒店의 객실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거대한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180센티미터 너비의 광활한 침대 두 개가 놓인 가족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작은 섬 같았다. 매트리스는 몸의 곡선을 따라 천천히, 아주 깊게 고요해졌다. 마치 따뜻한 물속으로 천천히 잠겨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등 뒤로 느껴지는 포근한 압력이 여행 내내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신경을 부드럽게 이완시켰다. 창밖으로는 주난 운동공원의 초록빛 잔디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3월의 나른한 햇살이 커튼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침대 끝자락에 금빛 자수를 놓았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군가 규칙적인 코골이를 시작했고, 누군가는 천장의 기하학적인 무늬를 세며 멍하니 누워 있었다. 굳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공백이 어색하지 않은 상태, 그것이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가장 효율적인 휴식이었다. 지하 1층의 실내 수영장에서 느꼈던 미지근한 물의 감촉과 스파의 눅눅하고 뜨거운 열기가 여전히 피부 위에 얇은 막처럼 남아 있었다. 특히 객실 내에 마련된 전용 음수대 덕분에 물을 뜨러 복도로 나갈 필요 없이 편하게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던 세심함이 만족스러웠다. 룸서비스로 주문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우리는 내일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합의했다. 생산성 없는 무용한 시간의 가치를 모두가 인정하는, 완벽하게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빈티지 카의 낡은 가죽 냄새가 아직 코끝에 머문다.

  • 로비의 클래식 카 앞에서 가장 망가진 표정으로 인생 사진 남기기
  • 푹신한 침대에 누워 창밖 주난 운동공원의 초록빛 풍경을 멍하니 감상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