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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서 누가 먼저 짐을 잃어버릴지 내기를 했다. 결과는 전원 패배. 보조 배터리 세 개를 나란히 두고 온 것이다. 묘리역에서 禾家商旅까지 걷는 15분, 차가운 12월의 공기가 뺨을 날카롭게 스쳤지만 서로의 건망증을 비웃는 소리만은 뜨거웠다. 보도블록을 밟는 규칙적인 발소리가 겨울의 정적 속으로 흩어졌다.

셋이서 누가 먼저 짐을 잃어버릴지 내기를 했다. 결과는 전원 패배. 보조 배터리 세 개를 나란히 두고 온 것이다. 묘리역에서 禾家商旅까지 걷는 15분, 차가운 12월의 공기가 뺨을 날카롭게 스쳤지만 서로의 건망증을 비웃는 소리만은 뜨거웠다. 보도블록을 밟는 규칙적인 발소리가 겨울의 정적 속으로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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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구기의 훈툰은 입술에 닿자마자 녹아내릴 만큼 껍질이 얇았다. 뜨거운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었다. 달콤한 소스가 눅진하게 배어든 육원과 아삭하게 씹히는 죽순의 대비가 일품이었다. 혀끝에 남은 진한 육수의 여운이 비로소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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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일종의 모험이야." 친구 하나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나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되물었다. "네가 말하는 모험의 정의가 고작 호텔까지 걷는 거였어?" 그는 대답 대신 메롱 하며 혀를 내밀었다. 건조한 겨울바람 속에서 서로를 깎아내리는 말들이 날카로운 파편처럼 튀어 올랐다. 체력은 60%만 쓰기로 했지만, 말싸움에는 100%의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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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세 곳을 샅샅이 뒤진 끝에 마침내 원하는 과자를 찾아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전략적 승리'라고 명명했다. 편의점의 하얀 형광등 아래서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완수한 것처럼 진지하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찰나의 손바닥 마찰음. 무용한 일에 기꺼이 시간을 낭비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정의한 여행의 본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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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8시, 창틈으로 스며든 창백한 겨울 햇살이 침대 끝자락에 가만히 내려앉았다. 묘리의 12월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의 다정함을 품고 있었다. 눈을 뜬 채로 천장의 현대적인 직선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시계 초침 소리만이 방 안을 채우는 고요한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이 주는 해방감이 온몸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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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니 뽀얀 김이 욕실 전체를 몽환적으로 덮었다. 禾家商旅의 욕실은 건식과 습식이 명확히 분리되어 있어 발끝에 닿는 바닥의 쾌적함이 좋았다. 물속에 몸을 깊숙이 담그자 팽팽했던 근육들이 스르르 풀리며 온기가 혈관을 타고 퍼졌다. 매끄러운 물의 촉감과 정갈한 객실의 풍경이 마음의 소음까지 씻어내 주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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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서비스로 주문한 아침 식사가 도착했다. 중식과 양식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선택한 메뉴들이 쟁반 위에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고소한 빵 냄새와 짭조름한 국물 향이 방 안의 공기를 순식간에 풍성하게 만들었다. 빳빳한 호텔 시트 위에서 쟁반을 두고 투닥거리는 소리가 경쾌한 음악처럼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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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아웃을 하며 로비의 직선적인 건축미를 다시금 눈에 담았다. 현대적인 감각의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그 단순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거창한 감동은 없었지만, 푹신했던 침대와 유치했던 농담들, 그리고 12월의 묘리가 준 적당한 온기가 충분했다. 다시 이곳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찾아왔다.

신발 끈을 단단히 묶으며, 겨울의 묘리를 뒤로했다.

  • 강기구기 훈툰은 꼭 먹어봐, 뜨끈한 국물이 정말 예술이야.
  • 禾家商旅에서는 조식을 룸서비스로 시켜서 침대 위에서 뒹굴며 즐겨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