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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객실 문이 열리자마자 이곳을 자신만의 작은 경기장으로 선포했다. 禾家商旅의 객실은 아이의 전력 질주를 충분히 받아낼 만큼 넉넉했다. 맨발이 닿는 바닥의 매끄러운 감촉과 거칠게 몰아쉬는 아이의 숨소리가 정갈한 현대적 인테리어 사이를 가득 채웠다. 둘째는 벽면의 직선들을 따라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선을 긋더니, 이곳이 커다란 퍼즐 조각 같다고 속삭였다.

첫째는 객실 문이 열리자마자 이곳을 자신만의 작은 경기장으로 선포했다. 禾家商旅의 객실은 아이의 전력 질주를 충분히 받아낼 만큼 넉넉했다. 맨발이 닿는 바닥의 매끄러운 감촉과 거칠게 몰아쉬는 아이의 숨소리가 정갈한 현대적 인테리어 사이를 가득 채웠다. 둘째는 벽면의 직선들을 따라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선을 긋더니, 이곳이 커다란 퍼즐 조각 같다고 속삭였다. 빳빳하고 하얀 시트 위로 굴러다니는 알록달록한 장난감 자동차들은 무채색의 공간 속에 찍힌 작은 점들 같았다.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다정한 풍경이 되어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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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다. 11월의 묘리는 낮에도 서늘한 기운이 피부 끝에 매달려 있었다. 섭씨 22도의 차가운 공기가 닿을 때마다 얇은 겉옷을 여며야 했던 하루였다.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깊숙이 밀어 넣자, 몽글몽글한 수증기가 거울을 하얗게 지우며 세상과의 경계를 없앴다. 욕조 벽면에 등을 기대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문밖에서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물속에서는 아득한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비로소 완성되는, 오롯한 나만의 휴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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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끈을 조여 매고 밖으로 나섰다. 영재 야시장까지 이어지는 900미터의 길은 아이들의 짧은 다리에는 꽤 먼 여정이었지만, 길가에 수줍게 핀 가을꽃들이 다정한 길잡이가 되어주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하고 짭조름한 오징어 튀김 냄새가 훅 끼쳐왔다. 상인들의 활기찬 외침과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겹쳐지는 소란함이 오히려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둘째가 갑자기 멈춰 서서 튀김 꼬치를 가리켰고, 우리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뜨거운 꼬치를 나누어 먹으며 가을밤의 소음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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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구기에서 주문한 완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3대를 이어왔다는 자부심은 혀끝에 닿는 순간 증명되었다. 얇고 투명한 피 속에 갇힌 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입안에서 경쾌하게 터졌다.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자, 얼어붙었던 가슴 속까지 뭉근한 온기가 퍼져나갔다. 과하지 않고 정직한 육수의 향은 마치 묘리의 가을날처럼 담백했다. 아이들이 국물에 밥을 말아 허겁지겁 먹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배가 부르고 나서야 비로소 주변의 낯선 풍경들이 따뜻한 색채로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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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나른한 햇살이 禾家商旅의 외벽에 부딪혀 부서졌다. 건물의 직선적인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빛과 그림자의 대비는 마치 정교하게 설계된 기하학적 도면 같았다. 각진 면들이 겹쳐지며 만들어내는 짙은 그림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길게 늘어났고, 그만큼 로비의 조명은 더욱 포근한 금빛으로 변해갔다. 화려한 장식은 없었지만, 명확한 선과 색을 가진 공간이 주는 안정감이 여행자의 지친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혀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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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는 룸서비스 쟁반에 담겨 조용히 도착했다. 뷔페의 소란함 대신 방 안의 정적을 선택한 덕분에 우리는 더 깊은 아침을 맞이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풍미가 공기 중에 부드럽게 퍼졌고, 아이들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침대 위에서 빵을 뜯어 먹었다. 쟁반 가장자리에 묻은 작은 잼 자국과 유리컵 표면에 맺힌 차가운 이슬방울.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아침이었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며 식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사치스러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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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자석에 이끌리듯 커다란 침대 위로 모두 모여들었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았고, 이내 아이들의 몽글몽글한 발가락이 내 발등 위에 포개졌다.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겹쳐지는 고요한 시간. 창밖은 여전히 서늘한 가을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두꺼운 이불 속은 적당히 눅눅하고 따뜻한 우리만의 요새가 되었다. 더 이상 어디로 떠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이렇게 엉켜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모든 목적은 달성된 셈이었다.

모두가 잠든 방, 창밖으로 묘리의 깊은 밤공기가 고요히 흐르고 있었다.

  • 아이와 함께라면 룸서비스 조식을 신청해 보세요. 느긋하고 친밀한 아침을 보낼 수 있습니다.
  • 영재 야시장까지는 천천히 걸어갈 만한 거리입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동네 산책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