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아무도 젖지 않을 거라는 유치한 내기를 했다. 결과는 뻔했다. 8월의 묘리는 습도 78%의 거대한 찜통이었고, 갑자기 쏟아진 비에 샌들은 찌걱거리는 소리를 냈으며 옷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공랴오 해변에 갔어야 했어'라며 투덜거리는 친구의 목소리 위로 눅눅한 흙내음이 섞여 들었다. 그렇게 엉망이 된 기분으로 禾家商旅 로비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피부를 스치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었다. 그것은 마치 꽉 조여져 있던 셔츠의 첫 번째 단추를 툭, 하고 풀어낸 것 같은 해방감이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직선이 강조된 현대적인 공간의 미학이었다. 누군가는 젖은 신발을 보며 한숨을 쉬었지만, 나는 그 정갈한 무채색의 공간이 주는 안도감에 집중했다. 밖은 무질서한 빗줄기가 세상을 지우고 있었지만, 이곳의 공기는 아주 세밀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꼴을 보며 킥킥거렸다. 쫄딱 젖은 모습이 마치 물에 빠진 생쥐 같았으니까. 하지만 그 엉망진창인 모습조차 은은한 로비 조명 아래서는 하나의 장면처럼 보였다. 젖은 옷이 서서히 말라가며 느껴지는 미지근한 감각, 그리고 곧 마주할 방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충분한 오후였다.
쟁반 위에 차려진 서로 다른 아침
다음 날 아침, 우리는 룸서비스로 정갈한 식사 박스를 받았다. 내 앞에 놓인 따뜻한 죽의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랐고, 그 온도가 적당히 기분 좋게 다가왔다. 곁들여 나온 반찬의 짭조름한 맛이 혀끝에 닿았을 때, 비로소 무거웠던 잠이 깨어났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와 창밖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묘리의 아침 풍경이 조화로웠다. 음식의 맛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입안에 퍼지는 온기와 적당한 포만감이었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쟁반 위에 정성껏 차려진 음식들은 우리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차분하게 일깨워주었다.
내 기억 속의 아침은 맛보다 소란스러운 공기에 가깝다. 좁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누가 더 늦게 일어났는지를 두고 투닥거렸던 시간. "이 토스트 바삭함 좀 봐!"라며 감탄하는 친구와, 커피의 쌉쌀한 향이 정신을 깨운다며 호들갑을 떨던 모습들이 선명하다. 우리는 서로의 접시에 담긴 음식을 탐냈고, 작은 조각 하나를 두고 유치한 협상을 벌였다. 룸서비스라는 특별한 설정 덕분에 우리는 평소보다 조금 더 너그러워져 있었다. 밖으로 나가기 전, 가장 편안한 자세로 누워 나누던 실없는 농담들이 조식의 간을 맞추고 있었다.
결국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 온기
결국 우리가 모두 입을 모아 칭찬한 것은 禾家商旅 객실에 마련된 넓은 욕조였다. 8월의 묘리 시내를 걷는 일은 생각보다 고된 작업이었다. 영재 야시장까지 걷는 동안 우리는 습기와 더위에 완전히 지쳐버렸고, 야시장에서 먹은 튀긴 오징어의 고소한 기름 냄새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하지만 방으로 돌아와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운 순간, 모든 불만이 씻겨 내려갔다. 피부에 닿는 물의 감촉은 부드러웠고, 뭉쳐 있던 어깨 근육이 서서히 녹아내렸다. 별도로 마련된 서재 공간에서 내일의 일정을 짜다 돌아와 바스락거리는 깨끗한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의 쾌적함이란.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천장을 바라보았다. 더 이상 투덜거리는 사람은 없었다.
야시장 입구의 웅덩이에 반사된 네온사인 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 영재 야시장에서 갓 튀겨낸 고소한 오징어 튀김을 꼭 맛볼 것.
- 아침 조식은 룸서비스 식사 박스로 신청해 침대 위에서 느긋하게 즐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