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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의 거친 숨결 위로 쏟아지던 1월의 금빛 조각들

차 문을 열자마자 1월의 묘리 공기가 서늘한 칼날처럼, 때로는 부드러운 손길처럼 폐부 깊숙이 밀려 들어왔다. 섭씨 17도. 춥다고 하기엔 애매하고 따뜻하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딱 그만큼의 망설임이 느껴지는 온도였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런 온도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苗栗大湖石風溫泉渡假城堡/下午茶/庭園景觀餐廳/草莓雪花冰/民宿/住宿의 웅장한 성곽 외관이 시야에 들어온 순간, 아이들의 함성이 정적을 깨뜨렸다. "엄마, 여기가 진짜 성이야? 진짜 공주님이 살고 있는 거 아니야?" 첫째의 호기심 어린 질문과 둘째의 들뜬 외침이 공중에서 엉켰다. 나는 대답 대신 성벽을 이루는 거친 돌의 질감을 가만히 응시했다. 세월의 흔적을 머금은 회색빛 돌 위로 무심한 겨울 햇살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고, 산등성이에 낮게 깔린 옅은 안개는 마치 마법의 커튼처럼 천천히 걷히고 있었다. 로비로 향하는 길,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 보도블록 위에 불규칙하고 경쾌한 리듬을 새겼다. 거창한 성의 외형과는 달리, 그 내부를 채우고 있는 것은 체크인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소란스러운 기대감과 나지막한 대화 소리였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풍경이었지만, 그 찰나의 빛과 소음이 묘하게 마음을 안심시켰다.

물결의 파동 속에 섞여 든 아이들의 투명한 웃음소리

온천탕에 들어서자마자 묵직한 습기를 머금은 공기가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탕 속에 물이 채워지는 '쏴아' 하는 소리가 공간의 여백을 빈틈없이 메웠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 물속으로 뛰어들 것인가를 두고 짧지만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결국 가위바위보라는 공정한 심판 아래 승자가 결정되었고, 아이가 물속으로 돌진하는 순간 튀어 오른 투명한 물방울들이 바닥에 작은 점들을 찍어냈다. 그때, 둘째가 갑자기 탕 속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며 날카로운 비명을 질렀다. "물고기다! 여기 물고기가 있어!" 그 외침에 우리 모두는 숨을 죽이고 물속을 살폈다. 하지만 정체는 다름 아닌 아이 자신의 꼬물거리는 발가락이었다. 그 허망하고도 귀여운 발견에 모두가 동시에 헛웃음을 터뜨렸고, 탕 안은 다시금 아이들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쏴아아 흐르는 물소리와 아이들의 높은 웃음소리가 좁은 탕 안에서 서로 엉키고 설키며 맴돌았다. 그 소란함이 오히려 적막보다 더 깊은 편안함으로 다가오는, 아주 밀도 높은 행복의 순간이었다.

피부 위로 흐르는 비단 한 겹의 온기와 서늘한 공기의 대비

우리가 묵은 팜 빌라는 30평의 넉넉한 공간이 주는 해방감이 일품이었다. 외출 후 지친 몸을 침대에 던졌을 때, 피부에 닿는 빳빳하면서도 포근한 시트의 감촉은 마치 깨끗한 구름 위에 누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번 여행의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온천수였다. 탄산수소염천의 물은 놀라울 정도로 매끄러웠다. 피부 위에 아주 얇은 비단 한 겹을 정성스럽게 펴 바른 것 같은 미끄러운 촉감이 전신을 감쌌다. 뜨거운 물속에 몸을 깊숙이 담그고 있으면, 1월의 서늘한 공기가 콧등을 스치며 정신을 맑게 깨웠다. 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얼굴은 서늘하게 식어가는 그 명확한 온도 차이가 오히려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아이들의 피부는 금세 잘 익은 사과처럼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 피부에 남은 매끄러운 잔여감은 꽤 오래도록 지속되어 마치 보호막을 입은 기분이었다. 젖은 수건의 묵직한 무게감이 어깨에 닿는 순간, 따뜻한 물기가 온몸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그것은 단순한 목욕이 아니라, 영혼까지 데우는 충분한 온기였다.

혀끝에서 찬란하게 녹아내린 빨간 겨울의 조각

정원 식당의 테이블 위에 놓인 딸기 설화빙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이었다. 대호 지역의 겨울은 온 세상이 딸기의 색으로 물드는 계절이다. 뽀얀 우유 빛깔 얼음 위에 얹어진 선명한 빨간 딸기들이 보석처럼 빛났다. 아이들은 서로 더 크고 탐스러운 조각을 차지하겠다며 숟가락을 바삐 움직였다. 한 입 크게 떠 넣었을 때, 미세한 얼음 알갱이들이 혀끝에서 빠르게 녹아내리며 진한 달콤함이 입안 전체로 퍼져나갔다. 딸기 특유의 상큼한 산미가 얼음의 단맛을 적절히 눌러주어 질릴 틈이 없었다. 뒤이어 맛본 현지 닭요리는 겉껍질의 바삭함과 속살의 촉촉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뜨거운 고기 한 점을 씹어 풍미를 느끼고, 다시 차가운 빙수를 한 입 먹어 입안을 정돈하는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었다. 뜨거움과 차가움, 짠맛과 단맛의 대비가 이토록 확실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입가에는 빨간 딸기 시럽이 훈장처럼 묻어 있었고, 나는 그것을 다정하게 닦아내며 별다른 대화 없이 그저 먹는 행위가 주는 원초적인 기쁨에 집중했다. 배가 부르자 비로소 주변의 초록빛 풍경이 느릿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젖은 흙과 달콤한 딸기 향이 빚어낸 겨울의 숨결

이른 아침, 잠결에 정원으로 나갔을 때 마주한 그 냄새를 나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 같다. 1월의 새벽 공기는 건조하면서도 투명했고, 그 속에 젖은 흙의 묵직한 냄새가 낮게 깔려 있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바람을 타고 희미하게 딸기의 달콤한 향기가 섞여 들어왔다. 그것은 인위적인 향료의 냄새가 아니라, 차가운 새벽바람이 농장의 생명력을 실어 나른 자연스러운 숨결이었다. 호텔 내부의 일본식 건축물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나무 향과 온천탕에서 옅게 풍겨오는 유황 냄새가 묘하게 어우러져 이곳만의 독특한 공기를 만들어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 폐 속의 찌꺼기까지 모두 씻겨 내려가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정원을 뛰어다녔고, 그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작은 흙먼지가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화려한 성의 외관보다 나를 더 깊게 사로잡은 것은, 이 정직하고 소박한 겨울의 냄새였다. 그 향기 속에 머무는 동안 나는 사회적인 역할이나 책임감을 내려놓고, 그저 한 아이의 부모이자 온전한 나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잠든 고요한 방, 창밖으로 보이는 1월의 밤하늘은 충분히 깊고 아늑했다.

  • 온천욕 후에는 반드시 대호 지역의 제철 딸기 빙수로 달콤한 마무리를 해보세요.
  • 팜 빌라 객실은 공간이 매우 넓어 아이들이 마음껏 움직여야 하는 가족 여행객에게 최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