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 글로브 박스 구석에서 발견한 지도는 모서리가 누렇게 말려 있었다. 낡은 종이 냄새가 코끝을 스쳤지만, 결국 나는 익숙한 내비게이션의 푸른 화면을 켰다. 苗栗大湖石風溫泉渡假城堡에 도착했을 때, 눈앞에 나타난 건물은 이름 그대로 중세의 성곽을 옮겨놓은 듯했다. 4월의 묘리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공기는 눅눅한 습기를 머금어 피부에 쫀득하게 달라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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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붉은빛의 딸기 설빙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차가운 금속 숟가락으로 한 입 크게 뜨자, 얼음 알갱이가 혀끝에서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진한 달콤함을 남겼다. 뒤이어 나온 양갈비는 씹을 때마다 뜨거운 육즙이 입안 가득 터져 나왔다. 고소한 풍미와 딸기의 산뜻함이 교차하는 기묘한 조화에,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접시만 바라보며 식사에 몰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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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봐, 내가 성이라고 했잖아." 친구가 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일부러 무심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냥 지붕이 좀 뾰족한 건물일 뿐이야." 하지만 내 마음속에서도 뾰족한 지붕 끝에 걸린 구름이 꽤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우리는 서로의 뻔뻔함을 비웃으며 헛웃음을 터뜨렸고, 그 소리는 성벽을 타고 낮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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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오래 온천에 버티나 내기를 했다. 6성급 스파라는 말에 다들 비장한 표정으로 뜨거운 물속에 몸을 던졌다. 하지만 결과는 허무했다. 15분도 지나지 않아 모두가 삶은 면발처럼 흐물흐물해진 채로 수면 위에 둥둥 떠 있었다. 특히 높낮이가 다른 욕조 덕분에 아이들처럼 턱을 괴고 앉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승자는 없었다. 그저 모두가 기분 좋게 게을러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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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수는 투명하다 못해 시릴 정도였다. 피부에 닿는 감촉은 미끄러웠고, 마치 얇은 비단 한 겹을 온몸에 두른 듯 매끄러웠다. 뜨거운 물속에서 가만히 숨을 고르니, 세상의 모든 소음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오직 나의 심장 박동 소리만 선명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하고도 거대한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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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문을 열자마자 압도적인 공간감이 밀려왔다. 헛기침을 한 번 하자 소리가 넓은 방 안을 낮게 유영했다. 바닥의 다다미와 나무 마루의 서늘한 촉감을 느끼며, 성에서 제공한 고무 슬리퍼를 끌고 전용 테라스로 나갔다. 4월의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갔고, 침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이 안락함 속에 영원히 박제되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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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산책길에 들어선 순간, 머리 위로 하얀 꽃잎들이 소리 없이 쏟아졌다. 묘리의 4월은 눈이 내리는 계절인 모양이다. 어깨 위에 내려앉은 꽃잎을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젖은 흙내음과 은은한 꽃향기가 섞여 들어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예상치 못한 꽃비 속에서 우리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서로의 어깨에 쌓인 하얀 조각들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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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의미나 깨달음을 찾으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좋은 곳에 머물고, 아름다운 것을 보고, 맛있는 것을 먹었을 뿐이다. 그렇게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밀도 높은 하루가 되었다. 돌아가는 길, 우리는 약속했다. 내년 4월, 다시 이 성곽의 품으로 돌아오자고. 苗栗大湖石風溫泉渡假城堡에서의 기억은 그렇게 우리 사이에 작은 이정표가 되었다.
창가에 멈춰 선 하얀 꽃잎 하나.
- 딸기 설빙은 무조건 드세요. 입안에서 사라지는 속도가 마법 같습니다.
- 온천 후 테라스에서 멍하니 앉아 보세요. 그 시간이 진짜 여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