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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지워낸 계곡의 경계와 아이들의 웃음

12월의 묘리는 공기가 날카로울 정도로 건조했다. 苗栗大湖石壁溫泉渡假山莊의 테라스에 서자, 발아래로 굽이쳐 흐르는 계곡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낮은 구름과 옅은 안개가 산등성이를 천천히 지워내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거대한 수채화 붓으로 풍경을 덧칠하는 것만 같았다. 아이들은 그 신비로운 광경에 흥분해 소리를 질렀다. 큰애는 저 깊은 물줄기 아래에 분명히 전설 속의 커다란 물고기가 살고 있을 거라며 우겼고, 작은애는 물소리가 무섭다며 내 바짓가랑이를 꼭 붙잡았다. 빛은 안개에 걸러져 부드럽게 흩어졌고, 그 속에서 아이들의 헝클어진 머리카락과 코끝에 맺힌 작은 물방울들이 보석처럼 빛났다. 풍경이 아름답다는 상투적인 말보다, 내 곁에 있는 이 작은 생명들의 온기가 더 먼저 다가오는 오후였다.

습한 공기를 타고 흐르는 엉뚱한 질문들

반쯤 개방된 온천탕에 몸을 담그자, 일정한 리듬으로 떨어지는 물소리가 욕실의 정적을 기분 좋게 채웠다. 따뜻한 수증기가 시야를 흐릿하게 만들 무렵, 둘째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빠, 이 뜨거운 물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거야?" 지질학적 구조나 지열에 대해 설명하기엔 이미 몸과 마음이 너무 노곤해져 있었다. 나는 그저 땅속 깊은 곳에서 잠자던 뜨거운 숨결이 올라온 것이라고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이는 납득하지 못한 표정으로 물장구를 쳤고, 찰팍거리는 소리가 좁은 욕실 벽에 부딪혀 경쾌한 메아리로 돌아왔다. 큰애는 이미 물속에서 잠수를 시도하며 뽀글거리는 공기 방울을 수면 위로 쏘아 올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고요한 휴식을 원하겠지만, 나는 이 적당한 소란함이 좋았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습한 공기를 타고 천장에 닿았다가 다시 내려오는 그 순간, 우리는 함께 온기 속에 잠겨 있었다.

살결에 닿은 비단 같은 온기와 작은 손가락

뜨거운 물에 몸을 깊숙이 담그자, 피부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 같은 미끈한 촉감이 전신을 감쌌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부드러움이 근육의 긴장을 천천히 풀어주었고, 물결은 마치 다정한 손길처럼 피부를 어루만졌다. 아이들은 처음에 뜨겁다며 자지러지게 소리를 질렀지만, 금세 적응해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물 밖으로 나왔을 때, 갑자기 들이닥친 차가운 겨울 공기가 젖은 피부에 닿으며 짜릿한 전율을 일으켰다. 그 극명한 온도 차이가 오히려 내가 살아있음을 선명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눅눅한 수건의 감촉과 피부에 남은 끈적한 온기가 교차하는 사이, 욕실 바닥의 타일은 발바닥에 닿을 때마다 적당한 온기를 전해주었다. 그때 큰애가 내 손등 위에 작은 손을 얹었다. 온천수 덕분에 보들보들해진 아이의 손가락 끝이 느껴졌고, 그 작은 접촉은 어떤 거창한 깨달음보다 더 깊은 안도감을 주었다.

짭조름한 기억으로 남은 객가요리의 성찬

식탁 위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객가요리가 차례로 올랐다. 특히 메이간코우로우의 짭조름한 향이 가장 먼저 코끝을 자극했다. 잘 보존된 갓의 쿰쿰하면서도 깊은 풍미와 돼지고기의 진한 기름진 맛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성한 맛의 층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고기가 입안에서 녹는다며 밥 위에 얹어 연신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담백한 살점이 일품인 청증농어를 정성껏 떼어 아이들의 밥 위에 올려주었다. 흰 살 생선의 부드러움이 혀끝에서 뭉개지는 동안, 사신탕의 진하고 뜨거운 국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몸속 깊은 곳까지 데워주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맛을 설명하기보다, 그저 함께 씹고 삼키는 행위 자체에 집중했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와 밥알을 입가에 묻히고 먹는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얼굴. 특별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배가 부르니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기분이었다. 그 맛은 정확히 기억난다. 짭조름했고, 아주 따뜻했다.

숲의 숨결과 세탁 향기가 섞인 밤의 안식

밤 산책을 위해 나선 12월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폐부 깊숙이 들어오는 느낌이 무척 상쾌했다. 숲에서 내려오는 젖은 흙 냄새와 마른 나무의 알싸한 향이 섞여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아이들은 밤공기가 춥다며 내 코트 속으로 파고들었고, 두 아이의 작은 체온이 내 품 안에서 뭉쳐졌다. 옷감에서 나는 은은한 세제 냄새와 아이들의 정수리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섞여 들었다. 그것은 세상 그 어떤 고급 향수보다 더 안심이 되는, 가족이라는 이름의 향기였다. 苗栗大湖石壁溫泉渡假山莊의 정체성은 아마 이런 투박하고 정겨운 냄새들에 있을 것이다.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눕자 빳빳하게 잘 말려진 시트의 깨끗한 세탁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적당한 텐션의 매트리스가 등을 받쳐주었고, 곁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무용한 시간들이 겹겹이 쌓여 하루가 되었다. 그 무용함이 주는 지극한 즐거움을 비로소 알 것 같았다.

방으로 돌아오는 길, 복도의 조명이 적당히 따뜻했다.

  • 12월의 묘리는 공기가 매우 건조하므로 아이들을 위한 보습제를 넉넉히 챙기길 권한다.
  • 객가요리 중 메이간코우로우는 짭조름해 아이들도 잘 먹으니 꼭 주문해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