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내기했다. 이번 여행에서 누가 가장 먼저 지쳐 쓰러질 것인가. 결과는 뻔했다. 차 문을 열자마자 7월의 묘리 햇살이 끈적한 무게감으로 정수리를 내리쳤다. 苗栗大湖石壁溫泉渡假山莊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는 짐가방을 내팽개치며 탄식을 뱉었다. 나는 홀린 듯 테라스로 나갔다. 눈앞에는 비취색 계곡과 옅은 초록빛 산들이 바랜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잘게 떨리며 서늘한 숨결을 보내왔다. '그냥 여기 계속 서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말 없이 10분 정도 그 풍경 속에 잠겨 있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도착이었다.
너는 아마 믿지 못하겠지만, 나는 테라스의 풍경 따위엔 관심 없었다. 내 온 신경은 오직 하나, 객실의 강력한 에어컨과 하얀 침대만을 향해 있었다.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오래된 삼나무의 향기가 좋았다. 눅눅함 없이 잘 말려진 가구의 묵직한 냄새.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 느껴지는 그 압도적인 푹신함은 이번 여행의 정점이었다. 베개는 적당히 낮았고, 피부에 닿는 시트는 얼음처럼 서늘했다. 친구가 밖에서 풍경이 어떻니 떠들고 있을 때, 나는 이미 반쯤 잠들어 있었다. 누워 있는 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자 가장 효율적인 휴식이라고 확신했다.
같은 식탁, 두 가지의 맛
투박한 하카 음식이 상 위에 올랐다. 웍에서 갓 볶아낸 요리의 짭조름한 향이 뜨거운 김과 함께 코끝을 찔렀다. 아삭하게 씹히는 채소의 식감과 적당히 쫄깃한 고기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화려한 기교는 없었지만, 정직하고 깊은 맛이었다. 혀끝에 남는 짭짤한 여운이 식욕을 계속해서 자극했고, 밥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젓가락을 놓을 수 있었다. 묘리의 흙과 바람, 그리고 그곳 사람들의 시간이 음식에 그대로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 과장 없이 말해서, 최근 먹은 그 어떤 집밥보다 따뜻하고 만족스러웠다.
음식의 맛도 좋았지만, 나는 그 식탁을 채웠던 소란스러운 공기가 더 기억난다. 서로 누가 더 많이 먹나 유치한 내기를 하고, 별것도 아닌 일로 투덜거리는 웃음 섞인 소리들. 그러다 서비스로 받은 딸기 잼 한 병에 갑자기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작은 유리병 속에 갇힌 선명한 붉은색이 오후의 빛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우리는 그 잼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를 두고 꽤 진지하게 토론했고, 결국 가위바위보로 운명을 결정했다. 달콤한 향기가 식탁 주변을 맴돌았다. 맛있는 음식보다 더 좋았던 건, 함께 헛소리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내 곁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합의한 순간
밖은 29도, 습도는 높았고 공기는 눅눅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뜨거운 온천물 속에 기꺼이 몸을 밀어 넣었다. 처음에는 다들 미쳤냐며 손사래를 쳤지만, 돌로 쌓은 탕 속에 완전히 잠긴 순간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했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미끄러운 촉감이 피부 위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처럼 부드럽게 감겼다. 뜨거운 물이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근육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녹여내렸다. 창밖으로는 매미 소리가 찢어질 듯 울려 퍼졌고 피부 표면에는 작은 땀방울이 맺혔지만, 그 모순적인 상황이 묘하게 쾌적했다. 뜨거운 물속에서 느끼는 서늘한 바람.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지 않고 천장만 바라보며 누워 있었다. 굳이 '좋다'고 말할 필요가 없었다. 모두가 같은 온도를 공유하고 있었으니까. 그 무용한 시간이 우리를 가장 완벽하게 편안하게 만들었다.
창가에 놓인 작은 딸기 잼 병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붉게 반짝이고 있었다.
- 7월에 방문한다면 객실 내 석조 탕에서 강 계곡 전망을 먼저 즐길 것
- 식사 후 제공되는 달콤한 딸기 잼은 잊지 말고 꼭 챙겨올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