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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터널을 지나는 서로 다른 호흡

로비에서 체크인을 마치고 작은 골프 카트에 몸을 실었다. 전기 모터가 낮게 윙윙거리며 돌아가는 소리가 귓가를 스쳤고, 바퀴가 구르는 미세한 진동이 엉덩이 끝에 닿아 기분 좋은 긴장감을 주었다. 4월의 묘리는 공기가 눅눅하면서도 어딘가 달콤했다. 길가에 늘어선 나무들이 낮게 드리워져 거대한 에메랄드빛 터널을 만들었고, 그 사이로 이름 모를 새소리가 불규칙한 리듬으로 섞여 들어왔다. 泰安湯悅溫泉會館 본관으로 향하는 짧은 길이었지만, 주변의 초록색이 너무나 짙어 잠시 다른 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기분이 들었다. 카트가 멈춘 곳은 본관 2층 외곽이었다. 내릴 때 발끝에 닿은 지면의 온도는 적당했고, 짐을 옮기는 동안 보인 숲의 경계선은 안개 때문인지 봄의 습기 때문인지 몽환적으로 흐릿했다. 객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진 것은 정돈된 나무의 서늘한 향기였다. 넓은 방 안에 우리 두 사람의 발소리가 낮게 울렸고, 창밖으로는 겹겹이 쌓인 산등성이가 수묵화처럼 펼쳐졌다. 빳빳한 침대 시트의 감촉이 손끝에 닿았을 때, 나는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정적 속에 잠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옆에 앉은 사람의 어깨가 조금 움츠러들어 있었다. 4월이라지만 산속의 바람은 생각보다 서늘했고, 그 서늘함이 우리 사이의 거리감을 더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골프 카트가 덜컹거릴 때마다 서로의 어깨가 아주 살짝, 찰나의 순간 닿았다가 떨어졌다. 그 짧은 접촉이 주는 팽팽한 긴장감이 싫지 않았다. 상대는 창밖의 풍경에 시선을 두고 있었지만, 나는 그 사람의 옆얼굴에 맺힌 무심한 표정과 가끔씩 떨리는 속눈썹을 관찰했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는 짧았다. "좋네" 혹은 "그러게". 그 이상의 말이 필요 없는, 혹은 차마 내뱉지 못한 말들이 공중에 부유하는 상태. 본관으로 들어가는 나무 데크 길을 걸을 때, 상대의 보폭이 내 것보다 조금 빨랐다. 나는 일부러 조금 더 천천히 걸으며 그 간격을 느꼈다. 그러다 상대가 다시 속도를 늦춰 나를 기다려주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같은 리듬으로 걷기 시작했다. 저녁 식사로 나온 스테이크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퍼졌고, 식후에 제공된 따뜻한 웰컴 드링크의 온기가 손바닥을 적셨다. 냅킨으로 입가를 닦는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가 슬로 모션처럼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묻지 않았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공기는 충분히 밀도 있게 채워지고 있었다.

물결 위에 띄운 단 하나의 기억

노천탕의 물은 미끄러웠다. 피부에 얇은 비단 한 겹을 바른 것 같은 매끄러운 감각이었다. 泰安湯悅溫泉會館의 숲속 노천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머리 위로 하얀 통화꽃 잎들이 하나둘 눈처럼 떨어졌다. 전혀 차갑지 않은 하얀 비였다. 물 위에 뜬 꽃잎들이 느린 조류를 타고 천천히 우리 사이를 가로질러 지나갔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그 꽃잎의 궤적을 쫓았다. 탕 밖에서 들려오는 계곡 물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고막을 두드렸고, 수압 마사지 풀의 강한 물줄기가 어깨의 뭉친 근육을 시원하게 때렸다. 원목 증기실의 은은한 나무 향이 폐부 깊숙이 들어와 마음의 찌꺼기까지 씻어내는 기분이었다. 뜨거운 물속에서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워졌을 때, 우리는 처음으로 이 여행이 충분하다고 느꼈다. 굳이 무언가를 더 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안온한 상태. 아침에 제공된 갓 구운 와플의 달콤한 향기가 방 안을 채웠고, 우리는 창문을 열어 4월의 서늘한 산 공기를 들이마셨다. 물속에서 보낸 시간과 숲의 정적이 우리 사이의 어색했던 틈을 메워주었다. 그것은 어떤 약속보다 더 확실한 연결이었다.

물속에서 바라본 하늘은 정직하게 푸르렀다.

  • 묘리 시내의 식당에서 얇은 피의 완탕과 고기완자 한 접시를 나누어 먹을 것.
  • 오후 4시, 물결을 따라 물감이 퍼지는 표칠 부채 만들기 체험에 참여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