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에서 셔틀버스에 오르는 순간, 이것은 여행이라기보다 치밀하게 짜인 팀 작전에 가까웠다. 첫째는 이미 창가 자리를 선점해 자신만의 영토를 확장했고, 둘째는 가방 속 과자 봉지를 뜯으며 승전보 같은 환호성을 질렀다. 묘리의 4월 산길은 구불구불했고, 차창 밖으로는 흰 통화꽃잎들이 뭉텅이로 흩날리고 있었다. "엄마, 4월에 눈이 내려요!"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좁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泰安湯悅溫泉會館 로비에 도착했을 때, 내 손에는 묵직한 캐리어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로비의 공기는 적당히 서늘했고, 코끝에는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스쳤다. 정중한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골프 카트에 몸을 실었을 때, 비로소 긴장이 풀렸다. 소란스러운 우리 가족의 리듬과 정돈된 호텔의 정적이 묘하게 교차하는, 꽤 근사한 시작이었다.
작은 손끝에서 피어난 우주의 무늬
계획된 일정 같은 건 없었다. 그저 호텔에서 제안한 옻칠 DIY 체험에 몸을 맡겼을 뿐이다. 물 위에 물감을 떨어뜨리고 그 무늬를 부채에 옮기는 작업. 둘째는 파란색과 금색이 소용돌이치며 예상치 못한 무늬를 만드는 모양을 숨죽여 바라보더니, 이것이 바로 '우주의 지도'라고 속삭였다. 그 진지한 눈빛을 보며 나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다시 배웠다. 이어 향한 숲속 노천탕에서는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매끄러운 촉감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쌌다. 마치 투명한 비단 한 겹을 온몸에 두른 기분이었다. 뜨거운 물속에서 고개를 드니, 나무 사이로 하얀 꽃잎들이 눈송이처럼 내려앉아 수면 위를 유영하고 있었고, 운 좋게도 나무 위에 올라타 장난을 치는 원숭이 가족의 모습이 보였다. 수중 마사지 풀의 강한 물줄기가 뭉친 근육을 두드릴 때마다 뼈마디가 시원하게 맞춰지는 쾌감이 전해졌다. 탕 밖으로 나와 누운 라운지 의자 위로 4월의 나른한 햇살이 쏟아졌고, 멀리서 들려오는 계곡물 소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마음속 소음을 지워주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그저 물속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소란이 잠든 뒤에 찾아온 투명한 정적
아이들이 잠든 방 안은 믿기지 않을 만큼 고요했다. 낮 동안의 소란함이 거짓말처럼 증발한 공간. 첫째는 입을 벌린 채 깊은 잠에 빠졌고, 둘째는 직접 만든 부채를 보물처럼 꼭 쥔 채 꿈나라를 여행하고 있었다. 이제야 비로소 온전한 나의 시간이 찾아왔다. 객실 내 마련된 개인 탕에 몸을 담그자, 짙은 푸른색으로 고요해지은 묘리의 밤산이 창밖으로 펼쳐졌다. 낮에 맛본 스테이크의 묵직한 육즙과 식후에 즐긴 바삭한 와플의 달콤함이 여운처럼 입안을 맴돌았다. 욕조 너머로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는 밤이 되자 더욱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다가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 소리의 결을 따라가다 보니,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툭, 하고 떨어졌다. 피부에 닿는 포근한 온기와 빳빳하고 깨끗한 시트의 감촉이 나를 감쌌다. 굳이 서로를 다독이지 않아도, 이 적막함 속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위로받는 밤이었다. 나는 아주 빠르게, 그리고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시 가방을 닫으며 남기는 기억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오자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지 않겠다고 떼를 썼다. 특히 둘째는 부채를 흔들며 온천에 한 번만 더 들어가게 해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짐을 챙겨 泰安湯悅溫泉會館 로비를 나서는 길, 아이의 어깨 위에 하얀 꽃잎 하나가 살포시 내려앉아 있었다. 삶이 꼭 특별한 사건으로 채워질 필요는 없다. 가끔 이렇게 낯선 곳에 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아이들의 소란함을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매끄러운 물결과 4월의 하얀 풍경은 이미 내 기억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 묘리 시내의 '강기구기'에 들러 얇은 피의 훈툰과 쫄깃한 육원을 맛보길 권한다. 짭조름한 소스가 일품이다.
- 숲속 노천탕에서 몸을 충분히 이완시킨 후, 수중 마사지 풀의 강한 자극으로 마무리하는 코스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