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리로 향하는 길, 앞유리를 집어삼킨 안개가 너무 짙어 앞차가 유령처럼 사라졌다. 내비게이션의 화살표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차 안은 서로의 운전 실력을 깎아내리는 날 선 농담으로 가득 찼다. 泰安湯悅溫泉會館의 입구에 들어섰을 때, 눅눅한 흙 내음과 함께 묵직하게 내려앉은 산세가 우리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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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구기'의 훈툰은 얇은 피 속에 육즙이 꽉 차 있어, 한 입 베어 물면 뜨거운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위장을 뭉근하게 데웠다. 친구가 주문한 육원의 달콤하고 끈적한 소스가 하얀 셔츠 소매에 툭 튀었을 때, 우리는 찰나의 정적 끝에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입안에 남은 고소한 기름기와 웃음소리가 시장 골목의 소음과 섞여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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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모험이야, 그냥 온천 가서 눕는 거잖아." 누군가 툴툴거렸지만, 사실 그게 정답이었다. 60%의 힘만 쓰기로 한 내 게으른 계획이 옳았음을 증명하듯, 우리는 빽빽하게 짜인 일정표를 구겨 가방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바스락거리는 종이 소리가 마치 해방 선언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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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칠 부채 만들기 체험 시간. 물 위에 칠을 떨어뜨려 무늬를 만드는 과정은 묘하게 무용했다. 한 친구가 색 조합에 완전히 실패해 정체불명의 짙은 갈색 부채를 만들어냈고, 우리는 그것을 '심연의 조각'이라 명명했다. 그 칙칙한 색깔을 볼 때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낄낄거리며 여행의 유대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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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의 객실. 창밖에는 여전히 우윳빛 안개가 산허리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었다. 찻잔에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김이 창밖의 안개와 경계 없이 섞이는 것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밀도가 이토록 높을 수 있을까. 고요함 속에 오직 나의 숨소리와 찻잔의 온기만이 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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泰安湯悅溫泉會館의 야외 숲속 노천탕은 적당히 뜨거웠다. 콧등을 스치는 공기는 서늘한데, 어깨 아래로는 뜨거운 물이 묵직하게 감싸는 그 온도 차이가 짜릿했다. 피부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 같은 매끄러운 촉감이 온몸으로 퍼졌고, 숲의 짙은 나무 향이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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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목 증기실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내기를 했다. 훅 끼쳐오는 뜨거운 습기 속에서 5분도 안 되어 가장 먼저 항복하고 튀어 나온 친구의 얼굴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붉었다. 우리는 그 멍청하고 붉은 얼굴을 보며,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수확은 '친구의 완벽한 패배'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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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챙겨 나오는데 다시 안개가 밀려와 세상을 지웠다. 대단한 깨달음이나 극적인 사건은 없었다. 다만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고, 적당히 맛있는 것을 먹었으며, 무용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숲의 정적과 온천의 온기가 마음의 빈틈을 채워준, 그것만으로 충분한 여행이었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스친 차가운 바람이 기분 좋게 서늘했다.
- 강기구기 훈툰은 꼭 먹어봐, 피가 정말 얇아서 놀랄걸.
- 노천탕에서 멍 때리기, 그게 여기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