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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 눅진하게 달라붙는 8월의 농도

체크인을 마치고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얼음이 가득 담긴 차가운 밀크티였다. 8월의 묘리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습기 덩어리처럼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숨을 쉴 때마다 젖은 솜을 들이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컵 표면에 송골송골 맺힌 차가운 이슬이 손가락 사이를 타고 느릿하게 흘러내렸고, 빨대를 통해 빨아올린 밀크티는 혀끝에 묵직하고 눅진하게 감겼다. 너무 달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그 미묘한 농도는 마치 이 낯선 도시가 우리를 환영하는 방식 같았다. 함께 온 이는 말없이 햄버거를 한 입 베어 물었고, 우리는 서로에게 거창한 기대를 하지 않은 채 이곳에 도착했다. 그저 습한 열기를 피해 어디론가 숨어들고 싶었을 뿐이다. 차가운 액체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 근처에 닿았을 때, 비로소 내지도여숙의 고요한 온도가 피부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입안에 오래도록 머무는 단맛이 마치 이 여행의 유일한 목적지인 것처럼 느껴졌다.

붉은 벽돌의 온기와 콘크리트의 서늘한 침묵

밀크티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 内之島旅宿의 마당을 밟았다.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의 발길에 닳아 반질반질해진 붉은 벽돌의 촉감이 슬리퍼 밑창을 통해 뭉근하게 전해졌다. 전통적인 삼합원 구조의 외관이 주는 포근함에 안심하며 우리가 묵은 101호실의 문을 열었을 때, 예상치 못한 차가운 금속성과 노출 콘크리트의 건조함이 우리를 맞이했다. 붉은 벽돌이 품은 과거의 온기와 산업풍 인테리어의 현대적인 냉기가 한 공간에서 기묘하게 충돌하고 있었다. 커다란 삼성 65인치 TV의 검은 화면에는 창밖의 짙은 녹음이 유령처럼 희미하게 비쳤고, 에어컨이 뿜어내는 서늘한 바람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던 여름의 잔재를 빠르게 걷어냈다. HCG 욕조에 몸을 깊숙이 담그자, 찰랑이는 물소리가 타일 벽에 부딪혀 낮고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150x188cm의 넓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끝에 누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규칙적인 기계음이 적막을 메우는 그 순간, 오히려 그 소음이 우리 사이의 어색함을 지워주는 안식처가 되었다.

끓어오르는 김 너머로 건넨 무심한 다정함

저녁의 공기는 낮보다 조금 더 서늘해졌지만, 우리 앞의 IH 인덕션 위에서는 육수가 격렬하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보글보글 소리를 내며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성벽처럼 우리 사이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안경에 하얗게 서리가 끼어 앞이 보이지 않게 된 찰나, 상대가 젓가락으로 잘 익은 고기 한 점을 내 접시에 조용히 놓아주었다. "뜨거워, 조심해." 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말에 담긴 온도는 끓어오르는 육수의 열기보다 더 직접적으로 심장에 닿았다. 우리는 굳이 서로의 기분을 묻거나 관계의 정의를 내리려 애쓰지 않았다. 그저 같은 음식을 나누고, 같은 공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창밖으로는 오후 내내 쏟아지던 소나기가 그치고, 젖은 흙내음이 섞인 밤공기가 열린 문틈으로 스며들어 식탁 위를 맴돌았다. 좁은 식탁에 마주 앉아 서로의 씹는 소리를 듣는 일. 이 지극히 평범하고 정적인 행위가 이번 여행의 가장 선명한 조각으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쁘지 않은, 아니 꽤 다정한 밤이었다.

젖은 운동화를 현관에 나란히 두고 우리는 다시 깊은 잠 속으로 침잠했다.

  • 강지구기의 쫄깃한 훈뚠과 육원. 묘리의 나른한 오후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 통시아우 마을의 자전거 길. 뺨을 스치는 바람에 모든 고민을 맡긴 채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