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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곳으로 향했을까

3월의 공기가 적당히 미지근해졌다는 소식에 우리는 계획 없이 짐을 쌌다. `水漾月明度假文旅Hana Mizu Tsuki Hotel`에 도착하자마자 창밖으로 펼쳐진 명덕 저수지의 무심한 풍경이 우리를 맞이했다. 산과 물이 맞닿은 경계는 정직했고, 호수 위로 부서지는 오후의 햇살은 은은한 금빛 가루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엄마, 저 물속에 물고기가 살고 있을까?" 첫째의 호기심 어린 목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일신도까지 걷는 5분 남짓한 길,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세상을 탐색했다. 눅눅하지 않고 보송한 바람이 뺨을 스칠 때마다, 우리는 일상의 조급함을 호수의 잔물결 속에 하나씩 흘려보냈다.

객실의 문을 열었을 때 우리를 반긴 것은 정갈한 일본식 공간이 주는 안온함이었다. 나무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는 방 안에서 아이들은 거실 한복판을 뒹굴며 자신들만의 영토를 만들었다. 짐을 대충 풀어놓아도 발 디딜 틈이 넉넉한 그 적당한 거리감이 주는 안도감이 있었다. 억지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 없이, 그저 창가에 앉아 저수지의 물결이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거대한 거울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무용한 시간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될 때, 여행은 비로소 완전한 휴식이 되었다.

아이의 눈에 비친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이곳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묘한 기계들이 있었다. 무인 체크인 기계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하던 아이들은 복도를 유유히 누비는 청소 로봇을 발견한 순간, 눈을 반짝였다. "로봇아, 너는 어디로 가는 거야?" 둘째가 작은 몸으로 앞길을 막아서자, 로봇은 웅웅거리는 낮은 기계음을 내며 조심스레 방향을 틀었다. 그 정직하고 엉뚱한 움직임에 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그 소리는 복도의 정적을 경쾌하게 물들였다. 기계의 무심함과 아이들의 예측 불가능한 천진함이 충돌하는 지점이 꽤 유쾌했다.

하지만 진짜 하이라이트는 객실 내 마련된 커다란 테라조 욕조였다. 매끄럽고 서늘한 돌의 질감이 느껴지는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채우고 거품을 내자, 욕실은 순식간에 하얀 구름이 가득한 작은 바다가 되었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비누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고, 물속에서 꼼지락거리는 작은 발가락들이 만드는 파동을 지켜보는 시간은 더없이 평화로웠다. "우와, 구름 속에 들어온 것 같아!" 아이들의 피부가 물에 불어 뽀얗게 변할 때까지 이어진 물놀이는 전쟁 같은 씻기기 과정으로 끝났지만, 그들의 표정만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탐험가 같았다. 첨단 기술의 편리함과 원초적인 물놀이의 즐거움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여행의 사용법을 완벽하게 익히고 있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때, 마음속에 남을 조각은 무엇일까

마지막 날 아침, 근처 식당에서 맛본 완탕의 온기가 여전히 생생하다. 얇은 피 속에 갇혀 있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톡 터지고, 짭조름한 국물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몸속 깊은 곳까지 데워주었다. 70년의 세월이 겹겹이 쌓인 단순한 맛은 화려한 요리보다 더 깊은 위로를 건넸다. 식당을 나오며 맡은 공기에는 이제 막 피어나려는 꽃들의 수줍은 냄새가 섞여 있었다. 4월이면 하얗게 내린다는 동화꽃의 풍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오히려 다음 여행을 기약하게 만드는 다정한 약속이 되었다.

바스락거리는 호텔 시트의 서늘한 감촉, 복도에서 마주친 직원들의 짧지만 다정한 인사, 그리고 창밖으로 보이던 저수지의 고요한 물결. 우리는 거창한 깨달음 대신, 서로의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걸었다는 안도감을 챙겼다. 60퍼센트의 힘만 쓰고 나머지 40퍼센트는 온전히 비축하며 보낸 시간. 애써 힘내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저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하며 머물렀던 그 공간이 참 좋았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는 조금 더 오래 누워 호수의 숨소리를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은은한 비누 향이 났다.

  • 명덕 저수지 주변을 돌 때 호텔 자전거를 이용해 보세요. 호수 바람을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습니다.
  • 강기구기 식당의 완탕과 육원은 꼭 함께 주문하세요. 짭조름한 소스가 아이들의 입맛에도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