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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물결 위로 깨어나는 아침의 식탁

"아빠, 로봇은 왜 코가 없어?" 둘째의 엉뚱한 질문이 맑은 아침 공기를 갈랐다. 水漾月明度假文旅Hana Mizu Tsuki Hotel의 로비는 사람보다 기계들이 더 분주하게 움직이는 세상이었다. 바닥을 매끄럽게 훑고 다니는 청소 로봇의 단조로운 기계음이 마치 이 공간의 심장 박동처럼 일정하게 울려 퍼졌고,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10월의 햇살이 복도 바닥에 길게 누워 있었다. 조식 뷔페로 향하는 길, 아이들은 로봇의 경로를 교묘하게 방해하며 낄낄거렸고, 그 천진난만한 웃음소리가 하얀 복도를 가득 채웠다.

식탁 위에는 갓 조리되어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요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아이들은 접시 위에 소시지를 작은 산처럼 쌓아 올렸고, 나는 갓 내린 커피의 쌉싸름한 향을 깊게 들이마시며 잠을 깨웠다. 창밖으로는 명덕 저수지의 수면이 투명한 햇살을 받아 수만 개의 은빛 조각으로 부서지고 있었다. 25도의 공기는 덥지도 춥지도 않아, 셔츠 소매를 가볍게 걷어붙이고 앉아 있기에 더없이 완벽한 온도였다. 첫째가 실수로 우유를 쏟았지만, 누구 하나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그저 젖은 테이블을 닦아내면 그만인, 여행자만이 누릴 수 있는 느슨하고 무용한 소란함이 우리 가족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낡은 골목의 온기, 입안 가득 퍼지는 완탕의 기억

호텔에서 자전거를 빌려 페달을 밟았다. 일신도까지는 불과 다섯 분 거리였지만, 우리는 굳이 바람의 결을 느끼며 천천히 나아갔다. 뺨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이 정신을 맑게 깨웠고, 자전거 핸들을 잡은 손끝에는 기분 좋은 진동이 전해졌다. 점심은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는 낡은 간판의 강기구기로 향했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오는 진한 육수 냄새와 현지인들의 웅성거리는 대화 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완탕과 육원, 그리고 투명한 수정교자를 주문했다. 육원의 소스에 버무려진 죽순의 은은한 단맛이 혀끝에 닿는 순간, 여행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완탕의 얇은 피가 입술에 닿는 매끄러운 감촉 뒤로,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육수가 폭포처럼 밀려 들어왔다. 나는 '아, 이것이 진짜 여행의 맛이구나'라고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아이들은 입가에 소스를 잔뜩 묻힌 채 서로를 보며 배시시 웃었다. 세련된 레스토랑은 아니었지만, 낡은 테이블의 끈적임과 소란스러운 소음이 오히려 우리를 이 낯선 도시에 안전하게 정착시켜 주는 기분이 들었다. 배가 부르자 아이들은 어느새 졸음이 쏟아지는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왔다. 묵직하게 전해지는 아이들의 무게감이 기분 좋은 압박감으로 다가와 내 마음을 따뜻하게 눌러주었다.

다다미의 향기와 정적 속의 작은 잔치

방으로 돌아오자 일본식 다다미 특유의 마른 풀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아늑한 분위기의 야방에 아이들을 눕히자마자, 아이들은 넓은 바닥을 뒹굴며 작은 전쟁을 치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호텔 내 자동판매기에서 고심 끝에 고른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어 우리만의 작은 잔치를 벌였다.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 고른 숨소리만 남았을 때, 아내와 나는 낮은 조명 아래에서 남은 과자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낮은 목소리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욕실의 테라조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받았다. 물속으로 몸을 천천히 밀어 넣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근육들이 물결을 따라 부드럽게 풀려나갔다. 뜨거운 온도가 피부의 경계를 지우고 나를 액체처럼 만들어 저수지의 물결 속에 녹여내는 기분이었다. 젖은 수건이 어깨에 닿는 묵직하고 따뜻한 감각이 마치 누군가의 포옹처럼 포근했다. 창밖으로는 명덕 저수지의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고, 간간이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거창한 계획도, 대단한 깨달음도 없었지만, 아이들의 숨소리와 따뜻한 물, 그리고 입안에 남은 과자의 달콤함만으로도 이 여행은 이미 완벽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우리는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누워 있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효율적이고도 사치스러운 휴식이라는 것을 이제는 온몸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꼭 쥐고 있었다.

  • 강기구기의 완탕과 육원은 꼭 드셔보세요. 죽순의 단맛이 일품입니다.
  • 호텔에서 대여하는 자전거로 저수지 주변의 고요한 풍경을 만끽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