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테라조 바닥 위를 뛴다. 짝, 짝, 규칙적으로 울리는 발소리가 좁은 복도를 타고 길게 흐른다. 아이는 이곳이 옛날 궁전 같다고 했다. 60년의 세월을 견딘 바닥은 매끄럽고 서늘하다. 아이의 작은 발가락이 차가운 돌 표면에 닿을 때마다 보이지 않는 기억의 파동이 이는 것만 같다. 벽지에 밴 오래된 종이 냄새와 아이의 옅은 땀 냄새가 섞여 묘한 안도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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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몸을 던졌다.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팔등에 닿는다. 최신식 호텔의 과한 푹신함은 없지만, 정직하게 딱딱한 매트리스가 지친 허리를 단단하게 받쳐준다. 창틀 틈새에 먼지 한 톨 보이지 않는 결벽에 가까운 정갈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한다. 천장의 에어컨이 내뿜는 낮은 웅웅거림이 방 안의 정적을 채우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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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8월의 미아오리는 예고 없이 비를 뿌린다.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가 갑작스럽게 요란해지며 공간을 가득 메운다. 주인장인 로 아버지가 툭툭 던지듯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빗소리에 섞여 들어온다. 홍콩에서 온 손님, 일본에서 온 여행자. 그들의 겹겹이 쌓인 기억이 이 집의 투명한 벽지가 된 것 같다. 열린 문틈으로 눅눅한 흙 내음이 스며들어 코끝을 간지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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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구기의 훈툰. 얇고 투명한 만두피가 입술에 닿는 순간 매끄럽게 미끄러진다. 뜨거운 육수가 목을 타고 내려가면 여름내 눅눅했던 기분이 팽팽하게 펴지는 기분이다. 첫째는 고기완자를 크게 한 입 씹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맛있다." 그 짧은 한마디면 충분했다. 짭조름한 육수의 여운과 함께 가족의 온기가 입안에 오래도록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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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 아래로 빛이 수직으로 떨어진다. 1950년대의 설계가 남긴 고요한 유산이다. 사각형의 하늘이 방 한가운데에 액자처럼 놓여 있고, 빛과 그림자가 칼날처럼 날카롭게 나뉜다. 그 경계선 위로 아주 작은 먼지들이 느릿하게 유영한다. 우리는 그 정지된 시간 속에 잠시 멈춰 서서 서로의 그림자를 조심스럽게 밟았다. 마치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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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제 계단. 차가운 손잡이를 잡으면 서늘한 금속의 촉감이 손바닥을 통해 전해진다. 계단을 한 칸씩 오를 때마다 삐걱거리는 낮은 비명이 발밑에서 울린다. 유리문에 적힌 新興大旅社라는 투박한 글씨. 화려한 네온사인 대신 세월이 깎아내고 남긴 단단한 이름이다. 그 글씨 위로 빗방울이 느리게 흘러내리며 오래된 간판의 표정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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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뒤의 눅눅하고 습한 공기. 가족들이 좁은 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그저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리는 거리. 무용한 시간이 느릿하게 흐른다. 하지만 그 무용함이 우리를 가장 편안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냥 거기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여행이었다.
젖은 운동화가 현관에서 조용히 말라가고 있었다.
- 아이와 함께 천정 아래에 서서 시간마다 변하는 하늘의 색깔을 관찰해 보세요.
- 강기구기의 훈툰과 고기완자를 주문해 가족들과 함께 나누어 드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