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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 Hillarys Shinsaibashi에서 벌인 네 가지 엉뚱한 실험

길가에 영수증 한 장이 굴러다녔다. 누군가의 저녁 식단이 적힌 종이. 잠시 바라보다가 그냥 밟고 지나갔다.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었다.

Hotel Hillarys Shinsaibashi에서 벌인 네 가지 엉뚱한 실험

미도스지 6번 출구에서 로비까지 3분 컷 내기. "내가 무조건 1등이다!"라고 외치며 역에서 튀어 나갔지만, 결과는 처참한 전원 낙방이었다. 11월의 서늘한 오사카 공기가 콧등을 알싸하게 스치고, 거리마다 낮게 깔린 고소한 타코야키 냄새가 자꾸만 발걸음을 붙잡았다. 셋 다 길을 한 번씩 잘못 들어 서로를 비웃었지만, 결국 호텔이 역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는 사실만큼은 뼈저리게 깨달았다. 숨 가쁘게 달려온 끝에 마주한 로비의 정적은 뜻밖의 보상이었다.

로비 속 '아트 융합'의 실체 찾기. 전통 건축과 현대 예술이 만났다는 안내문에 홀려 로비를 샅샅이 뒤졌으나, 결과는 모호함 그 자체였다. 은은한 편백나무 향이 감도는 공간에서 정체불명의 추상화를 10분간 빤히 바라보다가 "이거 그냥 비싼 실수 아냐?"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격자무늬 창살 사이로 스며든 오후의 노란 빛이 바닥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하나의 정적인 작품 같았다. 정답을 찾으려는 강박을 내려놓자 비로소 공간의 여백이 보이기 시작했다.

디럭스 더블룸 시몬스 침대의 영토 전쟁. 1800밀리미터라는 광활한 침대 위에서 성인 둘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지 시험했고, 결과는 압도적 성공이었다. 빳빳하게 다려진 흰색 면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질였고, 몸의 곡선을 정교하게 받아내는 매트리스의 묵직한 촉감에 우리는 5분 만에 깊은 잠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좁은 일본 호텔들 사이에서 발견한 이 하얀 평원은 마치 도심 속의 작은 섬 같았고, 우리는 그곳에서 완전한 해방감을 느꼈다.

미도스지 일루미네이션 끝까지 정복하기. 빛의 바다를 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으나, 결과는 다리 근육의 처절한 비명이었다. "누가 가자고 했어!"라며 서로를 탓하며 투덜거렸지만, 샴페인 골드빛 전구들이 도로 위에 쏟아져 내린 광경을 마주하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다.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따뜻한 캔커피의 온기와 살을 에듯 차가운 밤공기가 묘한 대비를 이루며 낭만을 완성했다. 아스팔트 위에 반사된 금빛 물결은 마치 은하수를 지상으로 옮겨놓은 듯했다.

무용한 시간들의 성적표

가장 가치 있었던 건 단연 Hotel Hillarys Shinsaibashi의 광활한 침대였다. 신사이바시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완벽하게 차단된 방 안에서,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안락함을 누린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치였다. 예술 작품을 찾으려 애썼던 시간은 결국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이 되었지만, 그 엉뚱함이야말로 우리 여행의 진짜 색깔이었다. 예상 밖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일루미네이션이었다. 서로의 체력을 저주하며 걸었지만, 눈앞에 펼쳐진 찬란한 빛들은 기억 속에 선명한 낙인처럼 남았다. 하루의 피로를 뜨겁게 녹여준 대욕장의 물기 어린 온기까지 더해지니, 계획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이번 여정은 오히려 완벽한 합격점이었다. 무용한 짓을 함께 즐길 친구가 있고, 돌아와 몸을 뉘일 푹신한 안식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오사카 행은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창밖으로 쏟아지는 도시의 불빛이 방 안의 온기와 섞여 몽글몽글하게 번지고 있었다.

  • 디럭스 더블룸의 광활한 침대 위에서 아무 생각 없이 뒹굴며 멍 때려보기.
  • 밤 8시, 호텔 문을 나서 미도스지의 금빛 물결 속으로 정처 없이 걸어 들어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