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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란스러운 청춘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증거물

우리의 소란스러운 청춘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증거물

세사미 스트리트의 노란 인형: 보들보들한 털 뭉치 속에 숨겨진 무심한 눈망울. 창가 쪽 침대를 차지하기 위해 15분간 벌어진 치열한 가위바위보 전쟁과, 승자의 환호성 뒤에 가려진 패자들의 허탈한 한숨을 모두 지켜보았다.

바스락거리는 하얀 침구: 갓 세탁한 빳빳한 면의 감촉과 서늘한 온기. 2만 보를 걷고 돌아와 각자의 몸을 둔탁하게 던졌을 때의 묵직한 진동, 그리고 서로의 발가락이 닿을 때마다 터져 나온 짧은 비명과 깊은 잠의 무게를 기억한다.

천장까지 뻗은 통창: 투명한 유리 너머로 쏟아지는 오사카의 금빛 햇살. 오전 7시에 일어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으로 달려가겠다는 굳은 약속이 단 5분 만에 무너지는 과정을 관조했다. "5분만 더..."라는 애처로운 잠꼬대를 비웃으며 아침을 깨웠다.

레스토랑의 화려한 도자기 접시: 매끄러운 표면 위로 겹겹이 쌓인 음식들의 무게. 누가 더 높이 쌓느냐는 쓸데없는 내기 속에 위태롭게 탑을 이룬 튀김과 과일들, 그리고 서로의 식탐을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던 우리의 낄낄거림을 담아냈다.

바닥에 널브러진 편의점 비닐봉투: 바스락거리는 소음과 함께 퍼지는 달콤한 푸딩 향기. 새벽 2시, 캔맥주 한 캔에 섞어 보낸 실없는 농담들과 내일의 일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던, 오직 지금 이 순간의 시원함에 취해 있던 우리의 민낯을 다 들었을 것이다.

이 물건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말한다면

아마 이들은 우리를 '사랑스러운 무법자들'이라고 부를 것 같다. 4월의 오사카는 적당히 서늘했고, 공기 중에는 벚꽃의 은은한 단내가 섞여 있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누군가 반드시 길을 잃을 거라는 내기를 했지만, 다행히 모두가 무사히 HOTEL KINTETSU UNIVERSAL CITY에 도착하며 내기 돈을 아꼈다. 세사미 스트리트 디자인 플로어의 알록달록한 색감은 우리의 들뜬 기분을 더욱 부추겼다. 1분 거리의 테마파크로 달려가기 전, 거울 앞에서 "그 옷은 좀 아니지 않냐"며 서로를 타박했지만, 사실 우리는 그 엉망진창인 모습조차 즐기고 있었다. 조폐국 벚꽃 길을 걸을 때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묵이 흘렀다. 흩날리는 꽃잎이 어깨에 내려앉고, 살랑이는 바람이 뺨을 스칠 때, 거창한 우정이나 청춘 같은 단어는 필요 없었다. 그저 함께 걷고 있다는 감각, 그 온기만으로 충분했다. 호텔 방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던졌을 때 깨달았다. 계획 없는 방황과 소란스러운 웃음, 그 모든 무질서함이 이번 여행의 진짜 정답이었다는 것을.

젖은 재킷 끝자락에 배어 있던, 아련한 봄바람의 냄새.

  • 조폐국 벚꽃 길의 한정 공개 기간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할 것.
  • 호텔 조식 뷔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접시 쌓기 내기에 도전해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