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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길을 잃을 것인가에 대하여

## 누가 먼저 길을 잃을 것인가에 대하여 "우리 내기하자. 이번 텐진마츠리 불꽃놀이 때 누가 제일 먼저 일행 놓치고 멍청하게 서 있을지." 지수가 얼음 가득한 컵을 짤랑이며 선언했다. 날카로운 얼음 소리가 습한 공기를 갈랐다. "야, 너나 신경 써. 저번에 오사카역에서 표지판 거꾸로 읽어서 미아 됐던 건 누구더라?" 내 핀잔에 민호가 낄낄거리며 끼어들었다. "그건 표지판이 잘못된 거야! 그리고 이번엔 호텔이 유니버설 스튜디오 바로 앞이라 길 잃을 틈도 없다고." 셋의 웃음소리가 눅눅한 여름 공기를 뚫고 경쾌하게 튀어 올랐다. ## 원색의 방과 눅눅한 피부의 온도 문을 여는 순간, 망막을 찌르는 고채도의 초록빛이 쏟아졌다. 우리가 선택한 트리플 룸은 '서머 프레시 팝' 테마답게 생동감이 넘쳤다. 7월의 오사카는 걷는 것만으로도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도의 도시였다. 75퍼센트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를 뚫고 들어온 방 안에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층층이 내려앉아 있었다. 젖은 티셔츠가 살결에 달라붙어 있던 불쾌함이 냉기에 씻겨 내려가는 쾌감이 전해졌다. HOTEL KINTETSU UNIVERSAL CITY는 단순한 숙소라기보다 테마파크의 연장선 같았다. 세사미 스트리트 디자인이 입혀진 복도를 지날 때면, 어른이라는 딱딱한 껍질을 벗고 무용한 세계로 도망쳐 온 기분이 들었다. 특히 스튜디오 뷰 룸의 창 너머로 보이는 인파의 물결은 마치 거대한 원색의 파도처럼 일렁였다. 아침에 방문한 4층 레스토랑 '이포크'는 팝아트 갤러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거리의 그래피티를 옮겨놓은 듯한 벽면과 강렬한 원색의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과 커피의 쌉싸름한 내음이 공간을 유영했고, 접시 위에 놓인 화려한 요리들은 공간의 색채와 어우러져 시각적인 포만감을 먼저 선사했다. 우리는 서로의 접시에 담긴 정체불명의 화려한 음식들을 보며 다시금 유치한 농담을 주고받았다. "너 접시 색깔이랑 음식 색깔 맞춘 거야?"라는 핀잔이 오갔지만, 입안에 퍼지는 풍미는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 유카타의 불편함과 조금은 진솔한 밤 "솔직히 말해봐. 유카타 입고 걷는 거 진짜 고역이었지?" 밤 11시, 테이블 위엔 편의점에서 사 온 차가운 푸딩과 맥주 캔이 흩어져 있었다. 민호가 옷깃을 헐겁게 풀며 낮게 물었다. "말해 뭐해. 뒤꿈치 다 까질 뻔했어. 근데 사진은 잘 나왔더라. 그게 다지." 내 무심한 대답에 지수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 그 엉망진창인 포즈가 오히려 힙했어. 우리 진짜 엉망으로 다녔는데,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 낮의 소란함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에는 서로를 향한 옅은 다정함이 고여 있었다.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이 우리 사이의 정적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까지 도보 1분 거리라 오픈런을 계획하는 여행자에게 최적이다. - 조식 뷔페 '이포크'의 팝아트적 인테리어는 실제 공간감이 훨씬 압도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