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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의 허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 한겨울의 허기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1월의 오사카는 생각보다 훨씬 매서웠다. 오사카 성 공원 역에서 내려 호텔까지 걷는 짧은 거리조차 보이지 않는 바늘이 피부를 찌르는 듯한 추위였다. 성곽을 따라 걷는 10분 동안, 차가운 바람은 옷깃 사이의 빈틈을 정확하게 파고들어 체온을 앗아갔다. 코끝이 찡해지고 숨결이 하얗게 흩어질 때쯤, 우리는 구원처럼 ホテルニューオータニ大阪의 로비로 들어섰다. 바깥의 날카로운 냉기가 순식간에 휘발되고, 은은한 조명과 함께 미지근한 온기가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 안았다. 수페리어 트윈 룸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두툼한 카펫 위에 몸을 던졌다. 방 안의 공기는 적당히 건조했고, 피부에 닿는 침구의 서늘하면서도 깨끗한 감촉이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 그렇게 한 시간쯤 정적 속에 누워 있었을까. 누군가 낮게 읊조렸다. 배고프다고. 그 말은 신호탄이 되었다. 우리는 다시 외투를 껴입고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돌아오는 길, 손에 들린 비닐봉지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 소리는 마치 이 여행의 진짜 막이 올랐음을 알리는 경쾌한 서곡처럼 느껴졌다. ## 튀김의 기름진 온기와 무용한 대화들 방 안의 작은 테이블 위에 편의점에서 털어온 전리품들을 늘어놓았다. 지역 한정 과자와 짭조름한 향이 진동하는 가라아게, 그리고 표면에 송골송골 이슬이 맺힌 캔맥주 몇 개. 젓가락을 뜯는 경쾌한 소리가 정적을 깼다. "진짜, 왜 굳이 이 날씨에 성까지 걸어갔을까?" 누군가 가라아게를 크게 한 입 베어 물며 투덜거렸다. 바삭한 튀김옷의 질감이 소리로 전해졌다. 나는 캔맥주를 따며 '칙' 하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대답했다. "네가 보고 싶다며. 성벽 무너진 거 보니까 좀 허무하긴 하더라." "그렇긴 해. 근데 그 바람은 정말 아니었어. 내 코가 정말 사라지는 줄 알았다고." 우리는 서로의 빨개진 코끝을 보며 낄낄거렸다. 거창한 계획이나 내일의 일정 같은 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기름진 풍미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차가운 맥주가 주는 해방감이 세상의 전부였다. 30제곱미터의 공간은 우리 셋이 뒹굴기에 충분히 넉넉했고, 동시에 서로의 낮은 숨소리가 들릴 만큼 아늑했다. "너 진짜 많이 먹는다"는 핀잔과 "네가 더 많이 집었어"라는 유치한 반박이 핑퐁처럼 오갔다. 특별할 것 없는 무용한 대화들이었지만, 그 가벼운 말들이 공기 중에 흩어지는 순간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억지로 힘내라는 격려도, 여행에서 무언가를 얻어야 한다는 강박도 없었다. 그저 배가 불렀고, 방이 따뜻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밤이었다. ## 소란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 음식이 바닥나고 대화의 파동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우리는 호텔에서 준비해준 분리형 파자마로 갈아입었다. 피부에 닿는 면의 촉감이 빳빳하면서도 부드러워, 마치 깨끗한 구름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한 명은 침대 헤드에 기대어 깊은 숨을 내뱉었고, 나는 홀린 듯 창가로 다가갔다. 커튼을 살짝 걷자 어둠에 잠긴 오사카 성의 거대한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다. 낮의 소란함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도시의 불빛만이 멀리서 외롭게 깜빡이며 밤의 깊이를 더하고 있었다. 방 안에는 가습기가 내뿜는 낮은 기계음과 우리의 고요한 호흡만이 남았다.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이라는 것, 그것은 여행이 주는 가장 안온한 선물이었다. 푹신한 베개에 머리를 깊숙이 묻고 눈을 감았다. 내일 아침 6시부터 시작된다는 룸서비스의 콘티넨탈 조식 메뉴를 떠올렸다. 갓 구운 크루아상의 고소한 향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커피 한 잔. 그 상상이 잠의 입구를 더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추위에 떨었던 낮의 기억이 오히려 이 방의 온기를 더 선명하고 달콤하게 만들어주었다. 베개는 푹신했고, 밤은 더없이 다정했다. - 편의점의 부드러운 달걀 샌드위치와 쌉싸름한 캔맥주의 조화 - 룸서비스의 신선한 컷 과일과 함께 곁들이는 차가운 화이트 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