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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잎이 발끝에 채이던 소란한 4분의 여정

## 벚꽃 잎이 발끝에 채이던 소란한 4분의 여정 4월의 오사카 공기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피부에 닿는 바람에는 옅은 습기가 섞여 있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정문을 나와 호텔로 향하는 길은 지도상으로는 고작 도보 4분 거리였다. 하지만 아이의 작은 보폭과 유모차의 느릿한 바퀴가 함께하는 4분은 전혀 다른 물리적 시간을 가진다. 길가에는 조폐국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온 것인지 모를 연분홍빛 벚꽃 잎들이 보도블록 위에 겹겹이 흩어져 있었다. 아이들은 앞서 달려가며 정체 모를 외침을 내뱉었고, 아내는 유모차 손잡이를 꽉 쥔 채 내 보폭에 맞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주변은 온통 낯선 외국어와 들뜬 웃음소리로 가득한 거대한 소음의 강 같았다. 누군가의 손을 떠난 알록달록한 풍선이 하늘로 날아갔고, 둘째는 그 풍선을 잡으려다 신발 끈이 풀린 줄도 모르고 계속 발을 내디뎠다. 발끝에 닿는 보도블록의 딱딱한 감촉과 사람들의 어깨가 스칠 때마다 풍겨오는 옅은 향수 냄새, 그리고 약간의 땀 냄새가 뒤섞여 코끝을 자극했다. 그 소란함이 싫지는 않았지만, 어느덧 다리는 납덩이를 매단 듯 무거워져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속도로, 하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그 짧고도 긴 길을 지나고 있었다. ## 심해의 정적이 감싸 안는 푸른색의 경계 무거운 유리 자동문이 스르르 열리는 순간, 공기의 결이 마법처럼 바뀌었다. 밖을 가득 채웠던 도시의 소음이 툭 끊기고, 서늘하고 쾌적한 냉기가 피부를 감싸 안았다. ホテル ユニバーサル ポート의 로비는 마치 깊은 바닷속으로 잠영해 들어온 것 같은 짙은 파란색의 세계였다. 낮게 깔린 조명은 은은한 빛을 내뿜었고, 매끄럽게 닦인 대리석 바닥은 천장의 빛을 그대로 반사하며 신비로운 수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는 이 넓고 푸른 공간이 신기한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작은 환호성을 질렀다. 에어컨의 서늘함이 뒷목의 팽팽한 긴장을 풀어주자, 비로소 밖에서 썼던 에너지의 마지막 조각이 느긋하게 내려앉았다. 직원들의 정중하고 낮은 목소리가 공간의 정적을 해치지 않고 잔잔하게 깔렸고, 로비의 짙은 파란색은 시각적인 평온함을 선사했다.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치열한 관람객이 아니라 온전한 휴식을 누리는 머무는 사람이 되었다. ## 미사일 침대와 악어 소파가 지켜주는 우리들의 요새 방 문을 열자 40제곱미터의 아늑한 공간이 우리를 맞이했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아이들의 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미니언 룸이었다. 방 한가운데에는 마치 우주로 쏘아 올릴 것 같은 거대한 미사일 모양의 침대가 놓여 있었고, 그것을 본 아이들의 눈은 순식간에 커졌다. 둘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 위로 몸을 날렸고, 첫째는 엉뚱한 모양의 악어 소파에 엉덩이를 붙이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천장과 벽 곳곳에 붙은 노란색 캐릭터들이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호텔 객실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장난감 상자이자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비밀 기지였다. 나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꽉 조였던 양말을 천천히 벗어 던졌다. 발가락 사이로 스며드는 카펫의 푹신하고 포근한 감촉이 온몸의 피로를 씻어내 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방 안을 뛰어다녀도, 두꺼운 벽은 그 소란함을 적당히 흡수해 포근한 울림으로 바꾸어 놓았다. 아내는 작은 테이블 위에 짐을 풀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차가운 물 한 잔을 들이켜자, 얼음처럼 차가운 감각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정신이 맑아졌다. 빳빳하게 다려진 침대 시트는 적당한 무게감으로 몸을 지그시 눌러주어 깊은 안정감을 주었다. 방 안의 가구들은 모두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다 부딪혀도 크게 다치지 않을 배려가 돋보였다. 둘째가 미사일 침대에서 데굴데굴 굴러떨어지며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그 천진난만한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간절한 목적이었음을 깨달았다. 아이들이 방을 완전히 점령하는 동안, 어른들은 비로소 자신의 호흡을 되찾고 고요한 휴식 속으로 고요히 머무했다. 40제곱미터라는 공간은 네 가족이 서로 엉키기에 충분했고, 동시에 각자의 작은 고독을 잠시나마 유지하기에도 넉넉한 크기였다. 노란색 캐릭터들의 무표정한 얼굴이 왠지 모르게 다정하게 느껴지는 밤이었다. ## 유리창 너머로 고요해지는 소란의 세계 창밖으로는 파크 사이드 뷰가 펼쳐져 있었다. 멀리 테마파크의 거대한 조형물들이 실루엣처럼 보였고, 그 아래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작은 점처럼 찍혀 있었다. 방금 전까지 내가 몸소 겪었던 그 치열하고 소란스러운 세계가, 이제는 두꺼운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채 한 폭의 정물화처럼 멀게 느껴졌다. 소음은 완전히 소거되었고, 오직 방 안의 정적만이 밀도 있게 남았다. 4월의 저녁 빛이 길게 드리워지며 방 안의 파란색 벽지를 더욱 깊고 짙게 물들였다. 아이들은 어느새 몰려온 잠을 이기지 못하고 미사일 침대 위에 서로 엉킨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입을 살짝 벌린 채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작은 가슴들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특별한 사건도, 거창한 감동도 없었지만 이 정도의 평온함이면 충분했다. 밖은 여전히 수많은 사람의 외침으로 시끄럽겠지만, 이곳의 푸른 안식처 안에서는 아무도 우리의 시간을 방해할 수 없었다. 아이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따스하게 채웠다. - 미니언 룸의 미사일 침대는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최고의 놀이터가 됩니다. - 호텔에서 파크까지 걷는 짧은 4분 동안 아이의 신발 끈이 풀렸는지 꼭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