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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서툰 소란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증거들

우리의 서툰 소란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증거들

폭신한 프리미어 트윈 침대: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서늘함과 온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솜털 같은 안락함.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 하루 종일 걷고 돌아와 짐가방을 내팽개친 채, 세 사람이 엉킨 다리로 쓰러져 "살았다!"라고 동시에 외치던 그 처절하고도 달콤한 안도감을 기억한다.

검은색 프레임의 전신거울: 매끄럽고 차가운 유리 표면과 공간을 선명하게 가르는 직선의 단호함. 서로의 코스튬을 지적하며 낄낄거리던 웃음소리와, 한 프레임에 억지로 몸을 구겨 넣으려 애쓰던 우스꽝스러운 표정들, 그리고 누군가의 삐져나온 옷깃을 다정하게 정리해주던 손길을 모두 담아냈다.

라운지의 깊숙한 소파: 몸이 푹 꺼지는 묵직한 쿠션감과 은은하게 감도는 고급스러운 가죽 향. 저녁 메뉴를 정하지 못해 한 시간 동안 벌어진 치열한 토론의 현장이었다. 서늘한 에어컨 바람 아래서 타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 사이의 갈등을 겪다 결국 누군가 꾸벅꾸벅 졸기 시작할 때까지 이어진 결정 장애의 시간을 지켜봤다.

호텔 바의 얼음잔: 챙그랑거리며 부딪히는 청량한 소리와 손끝에 전해지는 짜릿한 냉기. 두 번째 잔이 비워질 때쯤 시작된, 평소라면 쑥스러워 하지 못했을 진솔한 고백들을 묵묵히 담아냈다. 잔 표면에 맺힌 차가운 물방울이 테이블 위로 작은 원을 그리며 번져가던 그 고요한 밤의 공기를 기억한다.

로비의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발바닥에 닿는 딱딱하고 서늘한 감촉과 조명을 반사해 반짝이는 정갈한 표면. 가방 깊숙한 곳에 있을 여권을 찾느라 세 사람이 동시에 엎드려 짐을 다 쏟아냈던 그 당혹스러운 순간을 기억한다. 결국 가장 뻔한 곳에서 여권을 찾았을 때 터져 나온 허탈한 웃음소리가 이 바닥을 타고 맑게 울려 퍼졌다.

이 무생물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정의한다면

아마 '효율성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소란스럽고 무용한 집단'이라고 말할 것이다. ORIENTAL HOTEL UNIVERSAL CITY의 인테리어는 기본적으로 차분했다. 어스 컬러의 벽지와 현대적인 직선의 조화, 그리고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검은색 프레임들은 우리 같은 소란스러운 이들에게 오히려 완벽한 무대가 되어주었다. 5월의 오사카는 적당한 습도를 머금고 있었고, 공기 중에는 갓 돋아난 신록의 싱그러운 냄새가 섞여 있었다. 호텔 문을 나서면 단 1분 만에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의 압도적인 활기가 파도처럼 쏟아졌지만, 다시 방으로 돌아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정적과 안락함이었다. 우리는 서로의 잠버릇을 비웃고 내일의 기상 시간을 내기하며, 무용한 시간들을 겹겹이 쌓아 올렸다. 그 실용성 없는 대화와 의미 없는 웃음들이야말로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간절히 필요로 했던 치유였을지도 모른다.

창밖으로 흐르던 오사카의 보랏빛 밤풍경과 방 안에 남겨진 눅눅한 웃음소리.

  •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방문 전, 호텔 라운지에서 가벼운 전략 회의를 추천한다.
  • 프리미어 트윈 룸을 선택해 넉넉한 공간에서 친구들과의 소란스러움을 만끽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