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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계절, 서툰 발걸음의 시작

## 엇갈린 계절, 서툰 발걸음의 시작 사쿠라노미야 역의 개찰구를 빠져나오는 경쾌한 기계음이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3월의 오사카는 늘 변덕스러운 온도를 품고 있어, 우리 셋의 옷차림은 제각각이었다. 한 명은 얇은 가디건 하나에 의지해 연신 어깨를 움츠렸고, 다른 한 명은 벌써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나는 그 사이에서 적당한 두께의 코트를 여미며, 서로 다른 계절을 입고 있는 친구들의 소란스러움을 가만히 관찰했다. 지도 앱을 쥔 친구의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갈팡질팡하며 갈 길을 찾지 못했다. "이쪽이라니까! 내 감을 믿어 봐!"라고 자신 있게 외쳤지만, 우리는 이미 정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었다.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10분 동안 같은 자리를 뱅뱅 돌며 작은 원을 그렸다. 누군가 벚꽃 개화 시기를 정확히 맞췄다며 내기를 제안했지만, 정작 거리에는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무채색의 가지들만이 앙상하게 뻗어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멍청함을 확인하며 낄낄거렸고, 그 서툰 걸음걸이조차 즐거웠다. 급할 것은 없었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도착하기 전까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 길을 잃어 마주한 붉은 우연 호텔로 향하던 중,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지도가 가리키는 매끈한 직선도로를 벗어나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접어들었다. 계획된 경로보다 훨씬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그곳에는 이름 모를 작은 집들의 낮은 담벼락이 다정하게 이어져 있었다. 회색빛 도심 속에서 뜻밖의 발견이었다. 담장 사이로 붉은 매화꽃들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고 있었는데, 그 색이 너무나 선명해 마치 누군가 붉은 물감을 톡 떨어뜨린 것만 같았다. 굳이 유명한 매화 축제장을 찾아가지 않아도 충분했다. 발밑에 떨어진 꽃잎 하나가 차가운 보도블록 위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야, 여기 봐. 진짜 폈네!" 친구가 걸음을 멈추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 자리에 한참을 머물렀다. 어디선가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바람을 타고 풍겨와 코끝을 간질였고, 지나가는 주민의 낮고 온화한 인사 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편의점에서 산 따뜻한 캔커피를 나눠 마시며 우리는 잠시 숨을 골랐다. 캔의 표면이 뜨거워 손바닥이 약간 화끈거렸지만, 그 뜨거운 감각이 오히려 지금 내가 낯선 타국에 서 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일깨워주어 좋았다. 서로의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며 나누는 실없는 농담들. 계획에 없던 우회로가 선물한 뜻밖의 쾌적함은 이번 여행의 첫 번째 수확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이 충만했다. ## 정중한 환대와 무용한 안식의 공간 마침내 도착한 帝国ホテル 大阪의 로비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정중하고 고요했다. 하지만 그 엄격한 정중함 속에 숨어있는 작은 위트가 우리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바로 제복을 꼿꼿하게 차려입은 '도어맨 스누피'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우리를 맞이하는 강아지 인형의 모습이 너무나 엉뚱하고 귀여워, 우리는 한동안 그 앞에 멈춰 서서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웃음을 참아야 했다. "쟤가 우리보다 훨씬 예의 바른 것 같지 않아?" 누군가 툭 던진 말에 결국 다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임페리얼 플로어의 주니어 스위트 룸에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반긴 것은 발목까지 깊숙이 빨아들일 듯한 두툼하고 부드러운 카펫의 촉감이었다. 푹신한 바닥을 딛는 순간, 거리의 소음과 피로가 한꺼번에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셋이서 마음껏 뒹굴기에 충분한 공간 속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얀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의 서늘함과 솜의 푹신함이 동시에 밀려오며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그냥 여기서 계속 자면 안 될까?"라는 말에 모두가 격하게 동의했다. 창밖으로는 오사카의 화려한 도시 풍경과 함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펼쳐져 있었다. 리버뷰의 정석과도 같은 풍경이었다. 강물은 서두르는 법 없이 천천히 흘렀고, 그 수면 위로 도시의 불빛들이 조각조각 부서져 보석처럼 흩어져 있었다. 우리는 룸서비스로 주문한 간식들을 펼쳐놓고 침대 위에 엎드려 한참을 떠들었다. 신발은 이미 구석으로 밀려나 굴러다녔고, 가방들은 열린 채로 방치되었지만 상관없었다. 깨끗이 씻고 누워 천장을 바라보는 일, 그 무용한 시간이 주는 극상의 안락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치였다. 쾌적한 온도, 은은한 조명, 그리고 곁에 있는 시끄러운 친구들. 이 정도면 충분했다. 이곳에서의 밤이 영원히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강물 위로 부서지는 도시의 조각들을 세다, 우리는 결국 함께 잠들었다. - 제복 입은 스누피와 함께 남기는 엉뚱하고 귀여운 인증샷. - 리버뷰 창가에 기대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정적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