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캔버스 위에 가족이 함께 그려낸 다섯 가지 조각들
2층 캔버스 라운지의 무료 커피. 갓 볶은 원두의 쌉싸름한 향기가 새벽 공기를 낮게 유영하고 있었다. 통창을 통해 쏟아지는 투명한 아침 햇살이 테이블 위에서 느릿하게 춤을 추었고, 아이는 제 손보다 큰 머그잔을 두 손으로 꼭 쥔 채 온기를 탐닉했다. 입술에 닿는 미지근한 액체의 감촉에 아이가 작은 숨을 내뱉을 때, 비로소 우리의 하루가 시작됨을 느꼈다. 첫째가 코를 킁킁거리며 "여기 냄새 정말 좋다"고 먼저 속삭였다.
컴포트 더블 룸의 바스락거리는 하얀 침구. 빳빳하게 다려진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는 순간, 마치 거대한 구름 속에 파묻힌 듯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비즈니스 호텔 특유의 정돈된 정적 속에서 아이들의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리듬감 있게 섞여 들었다. 세 사람이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엉켜 누워있기에 더없이 아늑했던 그 공간은, 우리 가족만의 작은 요새 같았다. 둘째가 먼저 침대 시트의 보드라움에 감탄하며 몸을 퐁퐁 던지기 시작했다.
THE ROYAL PARK CANVAS OSAKA KITAHAMA의 문을 나서면 닿는 키타하마역. 9월의 오사카는 여전히 눅눅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호텔에서 역까지 1분이라는 짧은 거리는 부모에게는 구원과도 같았다. 정장을 입은 직장인들의 구두 소리가 보도블록을 딱딱하게 때리는 무채색의 거리 위로, 아이들의 알록달록한 운동화가 경쾌한 점을 찍으며 움직였다. 회색빛 오피스 숲 사이에서 유독 선명하게 빛나던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이 낯선 도시가 조금은 다정하게 느껴졌다. 역 입구의 표지판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아이가 먼저 "다 왔다!"라고 외쳤다.
토사보리 강변의 은빛 억새와 달. 강변을 따라 걷는 길, 9월 하순의 바람은 어느덧 결이 바뀌어 서늘한 끝자락을 품고 있었다. 바람에 몸을 맡긴 억새들이 서로의 몸을 부딪치며 서걱거리는 소리를 냈고, 밤이 깊어지자 강물 위로 커다란 달이 내려앉아 윤슬처럼 부서졌다. 아이들은 달이 물속으로 풍덩 빠질 것 같다며 작은 손으로 강물을 휘저었고, 그 천진난만한 몸짓에 도심의 소음마저 아득해졌다. 아내가 내 어깨에 기대어 "달이 참 밝네"라고 나지막이 읊조렸을 때, 우리는 말 없는 위로를 나누었다.
조식 뷔페의 소박한 로컬 메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흰 김과 함께 오사카의 정취가 담긴 이름 모를 반찬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풍미와 사람들의 낮은 웅성거림이 식당 안을 따뜻하게 채웠다. 아이는 낯선 음식 앞에서 잠시 망설이다가 작은 소시지 하나를 집어 입에 넣고는 오물오물 씹어댔다. 특별한 진미는 아니었을지라도, 함께 배를 채우는 행위 자체가 주는 충만함이 있었다. 막내가 먼저 소시지를 집어 들며 맛있다고 웃어 보였고, 우리는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의 지도를 펼쳤다.
로비의 은은한 호박색 조명 아래,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를 밀며 천천히 걸어 나왔다.
- 토사보리 강변의 테라스 카페에 앉아 흐르는 물결을 바라보며 도심 속의 정적을 만끽해 보세요.
- 2층 캔버스 라운지에서 무료 커피 한 잔과 함께, 창밖으로 펼쳐지는 오사카의 아침 풍경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