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함역 3번 출구. 칼바람이 뺨을 날카롭게 긋고 지나갔다. 외투 깃을 바짝 세우며 마주한 THE ROYAL PARK CANVAS OSAKA KITAHAMA의 외관은 마치 거대한 흰 도화지 같았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캐리어 무게를 두고 유치한 내기를 했다. 더 무거운 쪽이 첫날 저녁 편의점 짐꾼을 맡기로 한, 아주 사소하고 치열한 전쟁이었다.
---
캔버스 라운지의 조식 뷔페. 갓 구운 빵 냄새와 짭조름한 오사카 로컬 메뉴의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뜨거운 커피 한 잔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을 천천히 데웠다. 달그락거리는 접시 소리와 사람들의 낮은 웅성거림이 적당한 백색소음이 되어 아침의 정적을 채웠다.
---
"야, 이게 진짜 컴팩트 더블이라고?" 방에 들어서자마자 친구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침대와 벽 사이의 거리는 겨우 한 뼘. 우리는 이곳을 '강제 밀착 룸'이라 명명했다. 누가 먼저 벽에 어깨를 부딪히는지 내기를 했고, 결국 좁은 틈새에 끼어버린 내가 패배했다.
---
호텔 이름이 '캔버스'라기에 뭔가 거창한 예술적 영감을 기대했다. 하지만 우리가 그 하얀 면 위에 그려낸 건 편의점에서 털어온 과자 봉지들의 무질서한 배치였다. 바스락거리는 비닐 소리와 함께 흩어진 간식들을 보며, 우리는 이것이야말로 가장 우리다운 현대 미술이라며 낄낄거렸다.
---
오전 7시의 라운지. 공기 중에 낮게 깔린 대화 소리가 안개처럼 몽글몽글했다. 커피 머신이 돌아가는 미세한 진동이 발끝을 통해 전해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한 시간 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이 사라진, 그 기분 좋은 무용함이 쾌적했다.
---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감촉이 서늘하게 피부에 닿았다. 천장의 기하학적인 무늬를 하나둘 세다 보니, 창밖으로 북함의 빌딩 숲이 차갑게 빛나고 있었다. 도시의 적당한 소음이 얇은 유리창을 넘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이 정도의 밀도라면 충분했다.
---
오사카성 매화 축제. 2월의 공기는 여전히 날이 서 있었다. 짙은 갈색 가지 위에 붉은 매화가 작은 점처럼 박혀 있는 풍경이 생경했다. 향기는 은은했지만, 숨을 깊게 들이마실 때마다 폐부 깊숙이 선명한 봄의 전조가 느껴졌다. 춥기에 더 선명했던 기억이다.
---
도사호리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강바람에 섞인 테라스 카페들의 커피 향이 발길을 붙잡았다. 우리는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저 나란히 걷는 발소리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다시 이곳에 와도 좋겠다는, 꽤 괜찮은 여행의 마침표였다.
강물 위에 흩어진 은빛 반짝임이 잔상처럼 남았다.
- 캔버스 라운지에서 무료 커피 마시며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
- 2월의 오사카성 매화, 생각보다 훨씬 선명하니까 꼭 가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