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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바람 끝에 맺힌 아이들의 붉은 웃음

## 시린 바람 끝에 맺힌 아이들의 붉은 웃음 12월의 오사카 기타하마는 공기가 날카롭다. 숨을 들이마시면 폐 끝이 서늘해지는 감각이 전해진다. 첫째는 계속해서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고, 둘째는 유모차에 앉아 하얀 입김을 불며 창밖을 본다. 아이들의 뺨은 이미 잘 익은 사과처럼 발갛게 달아올랐다. 토사보리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짙은 색의 강물 위로 겨울 햇살이 잘게 부서지는 광경이 펼쳐진다. 금융가의 딱딱한 빌딩 숲 사이로 테라스 카페들이 줄지어 있고, 그 사이를 메우는 것은 차가운 도시의 소음과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이다. "아빠, 저기 반짝거려!" 아이의 외침에 고개를 돌리면, 보도블록 위로 흩어진 작은 전구 빛들이 아이들의 눈동자에 보석처럼 맺힌다. 유모차 바퀴가 덜컹거리는 규칙적인 소리가 겨울의 정적을 깨운다. 목적지에 빨리 도착해야 한다는 강박은 없다. 그저 아이들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사소한 풍경들을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이다. 찬 바람에 옷깃을 여미면서도, 이 서늘함이 오히려 여행의 선명함을 더해준다고 생각했다. ## 소란을 잠재우는 온기의 경계선 호텔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피부에 닿는 온도가 극적으로 바뀐다. 밖의 날카로운 공기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적당히 미지근하고 낮은 습도의 공기가 포근하게 몸을 감싼다. THE ROYAL PARK CANVAS OSAKA KITAHAMA의 로비는 도심의 소란을 잠재우는 정적의 공간이다. 2층 캔버스 라운지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아이들은 들뜬 마음을 고요해지려는 듯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라운지에 발을 들이자마자 갓 볶은 커피의 고소하고 진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둘째는 로비의 낮은 의자에 앉아 작은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리듬을 탄다. DJ 부스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음악이 공간의 밀도를 부드럽게 채운다. 밖은 여전히 사람들과 차들로 소란스럽겠지만, 이곳의 공기는 마치 다른 차원으로 들어온 듯 평온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손에 쥐자, 컵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손바닥을 통해 온몸으로 퍼지며 팽팽했던 긴장이 기분 좋게 풀어진다. ## 우리만의 작은 성, 포근한 안식의 조각들 객실 문을 열자마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먼저 뛰어 들어간다. 우리가 묵게 된 컴포트 더블 룸은 생각보다 공간이 넉넉해 아이들에게는 단순한 숙소가 아닌 거대한 비밀 기지이자 놀이터가 된다.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침대 위에서 구르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다. 나는 그제야 무거운 코트를 벗어 던지고 소파에 몸을 깊숙이 묻는다. 시트의 촉감은 빳빳하고 깨끗하며, 피부에 닿는 면의 쾌적함이 마치 구름 위에 누운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욕실의 타일은 발바닥에 닿을 때 기분 좋게 서늘하며, 쏟아지는 수압은 강하고 일정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다녀도 두꺼운 벽이 그 소음을 적당히 흡수해, 이곳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우리 가족만의 견고한 요새가 된다. 짐을 정리하는 일은 사실 무용하다. 어차피 다시 쌀 물건들이지만, 그 느릿하고 무용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 여행의 묘미다. 첫째가 내 옷자락을 잡고 편의점에서 산 작은 젤리를 달라고 조른다. 호텔 방 안에서 나눠 먹는 젤리 하나가 예상보다 훨씬 달콤하게 느껴진다. 둘째는 어느새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아이의 잠옷 자락이 바닥을 스르르 쓰는 소리가 들려올 때, 나는 비로소 안도한다. 넓은 침대에 가족 모두가 엉켜 누우면 서로의 체온이 섞이고, 낮은 숨소리가 방 안을 채운다. 이 밀폐된 공간이 주는 안도감은 세상 그 무엇보다 강력한 위로가 된다. ## 투명한 벽 너머로 밀어낸 도시의 소음 잠시 짬을 내어 창가에 서 본다. 기타하마의 밤은 낮보다 더 짙은 밀도로 다가온다. 멀리 보이는 오사카 성의 고요한 실루엣과 도심의 화려한 네온사인들이 겹쳐지며 묘한 조화를 이룬다. 방금까지 내가 발을 딛고 있었던 그 소란스러운 거리들이 이제는 유리창 너머 하나의 정물화처럼 고요하게 멈춰 있다. 유리창에 맺힌 작은 김 서림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닦아내며, 나는 안전한 내부에서 외부의 소란을 관조한다. 밖은 여전히 춥고 매서운 바람이 불겠지만, 이 포근한 외벽 안쪽은 완벽한 평온이 흐른다. 그 거리감이 주는 쾌적함, 즉 '분리되어 있다'는 감각이 주는 해방감이 있다. 아이들은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고, 방 안에는 규칙적인 호흡 소리만 남았다. 창밖의 화려한 불빛들이 오히려 아득한 배경처럼 느껴질 때, 비로소 여행의 피로가 씻겨 나간다. 무언가를 더 보러 가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그저 여기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한 밤이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깊은 잠을 청했다. - 2층 캔버스 라운지에서 무료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기타하마 거리를 느긋하게 관찰해 보세요. - 호텔에서 도보 1분 거리인 기타하마 역 주변의 작은 골목과 강변 카페들을 천천히 거닐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