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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호텔을 찾나 내기를 했다. 결과는 허무했다. 키타하마역 3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THE ROYAL PARK CANVAS OSAKA KI

누가 먼저 호텔을 찾나 내기를 했다. 결과는 허무했다. 키타하마역 3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THE ROYAL PARK CANVAS OSAKA KITAHAMA 건물이 시야를 꽉 채웠다. 도보 1분, 걷기도 전에 내기가 끝났다. 로비는 이름처럼 거대한 캔버스 같았다. 눈이 시릴 만큼 하얀 벽과 정갈하게 놓인 가구들 사이로 은은한 시트러스 향이 감돌았다. 우리는 서로의 멍청함을 비웃으며 체크인을 마쳤다. --- 아침 7시, 캔버스 라운지에서 맞이한 조식 뷔페.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풍미가 코끝을 간질였고, 접시 위에는 오사카의 색채가 담긴 현지 메뉴들이 정갈하게 놓였다. 갓 추출한 커피는 김이 모락모락 났고, 그 위의 우유 거품은 촘촘하고 부드러웠다. 한 친구는 혀끝이 데일 정도로 뜨겁다며 투덜거렸지만, 결국 세 모금 만에 잔을 비웠다. 그 탐욕스러운 속도를 보며 우리는 이번 여행의 식단 계획이 처참히 무너질 것임을 직감했다. --- 라운지 한구석에서 노트북을 펼친 친구가 비장하게 말했다. "나 여기서 진짜 디지털 노마드처럼 일해볼게." 하지만 10분 뒤, 그의 손가락은 업무 메일이 아닌 인스타그램 피드를 무심하게 내리고 있었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마우스 클릭 소리만이 정적을 깼다. 우리는 그를 '디지털 관광객'이라 명명하기로 했다. 쾌적한 와이파이와 넉넉한 콘센트가 무색하게, 우리는 그저 멍하니 창밖 키타하마 거리의 느릿한 흐름을 구경했다. --- 의욕 넘치게 호텔 짐으로 향했다. 운동화 끈을 묶는 데만 5분을 썼고, 런닝머신 위에서 기계적인 발걸음을 옮긴 지 딱 10분째였다. 그리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멈춰 섰다. "저녁에 뭐 먹지?"라는 질문이 떨어지자마자 모두가 자석에 이끌리듯 기구를 떠났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은, 그야말로 효율적인 포기였다. 운동 기구의 금속성 냄새보다 바의 은은한 조명이 훨씬 더 강렬하게 우리를 유혹했다. --- 토사호리강 변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키타하마 특유의 빛바랜 레트로 건물들과 세련된 테라스 카페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뺨을 스치는 강바람은 조금 차가웠지만,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아무 말 없이 일렁이는 강물을 바라보는데, 옆자리 카페에서 터져 나온 맑은 웃음소리가 공중에 흩어졌다. 우리는 그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발걸음을 맞췄다. 목적지 없는 산책은 언제나 정답이다. --- 디럭스 트윈 룸의 시트는 빳빳하게 날이 서 있었다. 몸을 뉘었을 때 피부에 닿는 서늘하고 깨끗한 감촉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렸다. 침대에서 창문까지의 거리가 적당해, 누운 채로 도시의 소음을 낮은 볼륨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누가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로 짧은 실랑이가 오갔지만, 결국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포근한 침구가 주는 안락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 --- 조폐국 벚꽃 통과 행사에 갔다. 4월의 오사카는 온통 분홍빛 물결이었다. 희귀한 품종의 벚꽃들이 터널처럼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인파에 밀려 서로의 옷자락을 생명줄처럼 잡고 이동했다. 그러다 잠시 일행을 놓쳤을 때, 우리는 당황하기보다 '이참에 혼자 다닐 수 있겠다'는 발칙한 생각을 했다. 물론 5분 뒤 다시 만났을 때, 바람에 엉망이 된 서로의 머리 모양을 보며 배꼽을 잡고 웃었다. --- 마지막 밤, ザ ロイヤルパーク キャンバス 大阪北浜의 바에 앉아 낮은 조명을 받았다. 잔 속에서 얼음이 달그락거리며 내는 청량한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여기가 좋았다고, 다음에도 이 정도의 적당한 텐션으로 다시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과하지 않은 친절과 적당한 거리감이 공존하는 공간.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여행은 충분히 완성되었다. 창가에 머문 옅은 달빛과 식어버린 커피 한 잔. - 조폐국 벚꽃 시즌엔 무조건 새벽같이 가. 안 그러면 사람 구경만 하다 온다. - 캔버스 라운지에서 커피 한 잔 들고 강변 산책하는 코스, 이건 진짜 꼭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