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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을 네 가지의 조각들

5년 뒤의 우리에게. 그때도 여전히 서로의 엉뚱한 선택을 비웃으며 낄낄거리고 있을까. 2월의 오사카, 뺨을 스치던 눅눅하고 차가운 공기의 감촉을 기억하며 이 기록을 남겨둔다. ## 5년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을 네 가지의 조각들 **다섯 개의 침대가 엉킨 커넥팅 룸**. 50제곱미터의 공간을 가득 채운 흰 시트의 바스락거림과 갓 세탁한 린넨의 포근한 향기. 98센티미터라는 아슬아슬한 너비의 침대를 두고 "누가 가장 구석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로 벌인 5분간의 치열한 설전이 기억난다. 결국 제비뽑기로 정했는데, 꼴찌가 차지한 곳이 콘센트 명당이었다는 사실에 다 같이 터뜨린 웃음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선하다. **역에서 호텔까지 닿는 3분의 온도 차**. JR 오사카역을 나서자마자 날카로운 2월의 바람이 뺨을 때렸지만, ホテル阪急レスパイア大阪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감싸던 쾌적한 온기. 현대적인 건축물 특유의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로 캐리어 바퀴가 구르는 규칙적인 소리가 마치 이번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경쾌한 메트로놈처럼 들렸다. 도시의 소음이 순식간에 차단되는 그 정적의 순간이 좋았다. **코끝을 간지럽히던 매화의 잔향**. 춥다고 투덜대면서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셔터를 눌러댔다. 회색빛 겨울 하늘 아래서 더욱 선명하게 피어오르던 짙은 분홍빛 매화 향기와, "이거 보러 여기까지 왔냐"며 짐짓 무심하게 툭 내뱉던 서로의 농담들이 그 계절의 색깔로 남아있다. 차가운 공기를 깊게 들이마실 때마다 폐부 깊숙이 박히던 그 알싸한 꽃내음이 그립다. **밤 11시, 편의점 간식의 무용한 행복**. 테이블 위에 어지럽게 널브러진 비닐봉지의 부스럭거림과 입안에서 뭉개지는 타마고 산도의 부드러운 식감. 쌉싸름한 캔맥주 한 모금에 섞여 나오던 시시한 이야기들이, 화려한 관광지보다 더 진하게 우리를 연결해주던 밤이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던, 가장 밀도 높은 휴식의 시간이었다. ## 5년 후, 이 기억의 봉인을 해제한다면 우리는 아마 호텔의 정확한 이름보다 그 방에 배어 있던 특유의 린넨 향기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매화 축제의 화려함은 희미해지겠지만, 춥다고 서로의 외투 깃을 무심하게 세워주던 그 찰나의 온기는 끈질기게 살아남아 있을 것 같다. 기억은 원래 선택적으로 휘발되기에, 함께 멍청했던 순간들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만나야 할 가장 확실한 이유가 되겠지. 우리는 여행 내내 거창한 의미를 찾지 않기로 했다. 길을 잘못 들어 마주친 낡은 자판기 앞에서 멍하니 서 있던 10분 같은, 그런 무용한 순간들이 모여 결국 여행의 형태를 만든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때쯤이면 우리는 지금보다 조금 더 건조한 어른이 되어 있겠지만, 여전히 '별거 아니었다'며 다시 오사카행 티켓을 끊고 있을 것 같다. 그 눅눅한 겨울 공기의 밀도가 가끔은 사무치게 그리워질 테니까. 창밖으로 흩뿌려진 오사카의 밤거리, 그 불빛들이 유난히 다정해 보였다. - 5인 여행이라면 ホテル阪急レスパイア大阪의 넓은 커넥팅 룸을 추천한다. - 2월의 오사카성 매화 축제는 춥지만, 그만큼 향기가 진해 잊지 못할 기억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