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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에도 선명히 떠오를 여름의 조각들

5년 뒤의 우리에게. 기억나니? 숨 막히는 오사카의 8월, 땀방울이 턱 끝까지 맺혀 서로 투덜거렸지만 결국은 다 좋았다고 웃어넘겼던 그 여름의 우리가. 로비의 서늘한 공기와 우리가 나눈 시시한 농담들이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어. ## 5년 뒤에도 선명히 떠오를 여름의 조각들 **신사이바시역 6번 출구에서 호텔까지의 3분.** 역 밖으로 나오자마자 훅 끼쳐오던 눅눅한 열기와 아스팔트의 매캐한 냄새가 마치 벽처럼 우리를 가로막았지. 누가 먼저 땀을 흘릴지 내기하며 걷던 그 짧은 거리 끝에 Hotel Hillarys Shinsaibashi 로비에 들어선 순간, 피부를 감싸던 서늘한 냉기는 마치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듯한 구원이었다. "살 것 같다"며 동시에 내뱉은 한숨 섞인 웃음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해. **데럭스 더블룸, 시몬스 침대 위의 무용한 시간.** 빳빳하게 잘 마른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규칙적으로 들려오는 에어컨의 낮은 기계음. 시몬스 매트리스가 몸의 곡선을 정직하게 받아내던 그 안락함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발가락이 닿을 만큼 가깝게 누워 천장의 무늬를 세었지. 아무런 목적 없이 헛웃음을 터뜨리다 결국 배를 잡고 웃어버린 그 무용한 평온함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가장 깊은 하이라이트였다고 생각해. **대욕장에서 마주한 뜨거운 침묵.** 하루 종일 걷느라 퉁퉁 부은 다리를 뜨거운 물에 담그자, 묵직한 해방감이 전신으로 퍼져나갔어. 자욱한 수증기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고, 공간을 채우는 것은 오직 규칙적인 물소리와 우리의 고요한 숨소리뿐이었지. 평소엔 쉼 없이 떠들던 우리였지만, 그 순간만큼은 눈을 감은 채 서로의 존재를 온기라는 감각 하나로만 확인하며 가장 깊게 연결되어 있었어. **축제의 끝, 침대 위에서 나눈 푸딩 한 컵.** 화려한 불꽃놀이가 끝난 뒤, 눅눅해진 유카타 자락을 끌며 돌아오는 길에 샀던 차가운 푸딩. 입안에서 매끄럽게 굴러다니던 달콤한 젤리의 질감과 은은한 스탠드 조명 아래 흩어져 있던 우리의 소지품들. 신발을 대충 벗어 던지고 침대 위에 둘러앉아 나누어 먹던 그 작은 디저트는, 세상 그 어떤 고급 요리보다 완벽한 위로이자 마침표였어. ## 5년 후의 우리가 이 페이지를 펼칠 때 아마 우리는 그때의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문했던 명소의 이름은 희미하게 잊어버렸을지도 몰라. 하지만 일본 전통 건축의 단아함과 현대 미술의 과감함이 묘하게 어우러진 로비의 공기, 그리고 그 공간이 주던 특유의 안정감은 기억날 거야. 오전 7시의 정적과 오후 7시의 들뜬 소음, 그 극명한 온도 차이가 우리를 설레게 했으니까. 우리는 서로에게 더 열심히 살자거나 힘내자는 뻔한 말은 하지 않았어. 그저 덥고 습해서 짜증 났지만, 그 모든 것이 '오사카의 8월'이라는 하나의 패키지였다고, 그래서 충분히 좋았다고 말했지. 젖은 머리를 털어내며 나누던 시시한 대화들과 하얀 시트 위에 남겨진 우리의 흔적들. 그런 사소한 디테일들이 모여 우리의 관계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었음을, 5년 뒤의 너와 나는 기억하고 있을까. 전등을 끈 방, 귓가를 스치는 낮은 에어컨 소리와 여름밤의 잔향. - 신사이바시역 6번 출구의 열기를 뚫고 Hotel Hillarys Shinsaibashi 로비의 냉기로 빠르게 도피하세요. - 대욕장에서 몸을 충분히 데운 뒤, 푹신한 시몬스 침대에 그대로 쓰러지는 나른함을 만끽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