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평 정글 탐험대 놀이: 부테크 우리 빌리지의 정원이 3,000평에 달한다는 소식에 우리는 마치 미지의 섬에 떨어진 탐험가라도 된 양 비장하게 나섰다. 발밑으로는 눅눅하게 젖은 흙내음과 짙은 풀향기가 섞여 올라왔고, 나뭇잎 사이로 잘게 쪼개져 내리는 11월의 햇살이 어깨 위로 부드러운 조각처럼 내려앉았다. "여기 정말 호텔 맞아? 완전 밀림인데!"라며 서로의 얼굴을 보며 감탄했지만, 결국 15분 만에 가장 그늘진 벤치를 찾아 눕고 마는 게으른 본능의 승리로 끝났다.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눈을 붙였던 그 무용한 시간이 오히려 가장 달콤했다. (결과: 처참한 실패, 하지만 완벽한 낮잠)
암반욕으로 일상의 지루함 굽기: 11월의 눅눅한 습기를 완전히 걷어내겠다는 야심 찬 계획으로 암반욕실에 몸을 던졌다. 뜨겁게 달궈진 돌 위에 누워 있자니, 내가 구워지는 것인지 아니면 켜켜이 쌓인 일상의 권태와 스트레스가 구워지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열기가 전신을 감쌌다. 이마에서 시작해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의 뜨거운 온도가 피부 끝에 선명하게 각인되었고, 땀을 씻어낸 뒤 마주한 서늘한 공기의 감촉은 이번 여행에서 거둔 가장 구체적이고 물리적인 성취였다. 마치 몸속의 찌꺼기를 모두 태워버린 듯한 개운함이 밀려왔다. (결과: 성공적인 체내 정화)
KTV실에서의 처절한 음치력 검증: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KTV는 일종의 통과의례이자 서로의 밑바닥을 확인하는 의식이었다. 화려한 네온 조명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방 안, 쿵쿵 울리는 베이스 소리에 맞춰 어린 시절의 유치한 노래부터 최신곡까지 닥치는 대로 내질렀다. 누군가 고음 부분에서 찢어지는 비명을 지를 때마다 "제발 그만해! 내 귀가 위험해!"라고 소리치며 낄낄거렸지만, 방음벽 너머로 소음이 새어 나갔을지도 모를 그 소란스러운 공기 속에서 우리는 묘한 유대감을 느꼈다. 서로의 망가진 모습에 안도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 관계의 벽이 한 층 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결과: 예상치 못한 정서적 밀착)
조식 뷔페의 '짠 두유' 집착하기: 일반적인 호텔 조식이라 생각했다가 대만 특유의 짭조름한 두유와 동취안 고추장의 조합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처음 한 모금을 마셨을 때의 그 낯설고 강렬한 풍미에 우리는 동시에 미묘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그 중독적인 맛에 이끌려 계속해서 잔을 채웠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차오샨 솥밥 죽의 진한 온기가 혀끝에서 시작해 온몸으로 퍼져나갈 때, 무용한 것에 집착하는 우리의 취향이 비로소 완성되었다. "이거 생각보다 괜찮은데?"라는 짧은 대화 속에 섞인 만족감이 아침의 공기를 훈훈하게 채웠다. (결과: 미각적 성공)
무용함의 가치를 매긴 성적표
이번 여행의 성적표를 매긴다면, 가장 높은 점수는 단연 독동 빌라 룸의 고요함에 주고 싶다. 외부와 완전히 분리된 독립된 공간에서 들리는 낮은 바람 소리와 빳빳하게 잘 관리된 침구의 서늘한 감촉은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었다. KTV는 너무 시끄러웠고 정원 산책은 게으름에 져버렸지만, 그런 무용한 시도들이 오히려 부테크 우리 빌리지에서의 시간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안마의자에 몸을 깊숙이 맡긴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나누었던 실없는 농담들, 그리고 서로의 지친 표정을 읽어내던 찰나의 평화가 이번 여행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 대단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이었다.
창밖의 낙우송이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이미지)
- 조식의 짠 두유에 고추장을 듬뿍 넣어 묘한 중독성을 느껴보세요.
- 탕옥에서 몸을 데운 뒤 서늘한 밤공기를 마시며 정원을 산책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