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장화는 마치 거대한 찜통 같았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끈적였고, 오후가 되면 멀리서 낮게 깔리는 천둥소리가 습한 바람을 타고 전해졌다. 이런 날씨에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한다는 것은 사실 어느 정도의 인내와 포기를 전제로 하는 일이다. 하지만 포르테 호텔 장화의 객실 문을 열었을 때, 우리를 맞이한 것은 예상 밖의 쾌적한 해방감이었다. 9평 남짓한 고급 더블룸의 넉넉한 공간은 아이들이 바닥에 장난감을 어지럽게 늘어놓아도 내 발 디딜 틈이 충분할 만큼 여유로웠다.
비즈니스 호텔 특유의 정갈한 공기와 빳빳하게 다려진 흰 시트의 향기가 아이들의 소란함과 부딪혀 묘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첫째는 들어오자마자 구름 같은 침대에 몸을 던졌고, 둘째는 텔레비전 앞에서 리모컨을 찾느라 분주했다. 눅눅한 바깥 공기를 완전히 차단한 독립 자동 항온 공조 시스템이 만들어낸 서늘하고 쾌적한 냉기 속에 머무는 것.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충분했다. 거창한 계획보다는 그저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공간이 필요했을 뿐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좁은 곳에 갇히는 대신, 각자의 영역을 확보할 수 있는 넉넉함이 이 공간에는 있었다. '여기 정말 넓다!'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이들의 눈에 비친 가장 반짝이는 순간은 무엇이었을까?
"아빠, 이 가방은 왜 주는 거야?" 둘째가 체크인 때 받은 '스테이 액티브' 에너지 보급 백팩을 가리키며 눈을 반짝였다. 호텔에서 진행하는 운동 챌린지 미션 때문이었다. 큐알 코드를 스캔해 추천 경로를 따라 걷고 사진을 찍어 인증하면 선물을 주는 시스템인데, 평소라면 귀찮았을 이 과정이 아이들에게는 도시 전체를 무대로 한 거대한 보물찾기 게임이 되었다. 첫째는 자신이 팀장이라며 씩씩하게 앞장섰고, 둘째는 그 뒤를 쫓으며 스마트폰 속 운동 기록 궤적을 캡처하는 데 집착했다. 아이들의 작은 발걸음이 모여 하나의 지도를 완성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작은 모험이었다.
미션을 완수하고 돌아와 마주한 조식 뷔페는 또 다른 감각의 축제였다. 오픈 키친에서는 셰프가 시금치를 빠르게 볶아내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고,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갓 볶아져 나온 시금치 요리는 금세 접시가 비워질 만큼 인기였다. 아이들은 평소라면 질색했을 채소조차 '호텔 밥'이라는 마법 같은 이유로 꽤 잘 먹어주었다. 샌드위치와 싱그러운 과일이 담긴 활력 조식 박스를 챙겨 들고 포르테 호텔 장화 밖으로 나설 때, 아이들의 눈은 평소보다 조금 더 빛나고 있었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서가 아니라, 스스로 정해진 미션을 수행하고 맛있는 보상을 얻었다는 단순하고도 강렬한 성취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무용한 것들에 기꺼이 시간을 쓰는 즐거움을 아이들도 조금은 알게 된 것 같아 마음이 놓였다.
체크아웃의 문을 닫을 때, 가슴 속에 남은 온기는 무엇일까?
호텔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산 간식거리와 함께 들렀던 '부이팡 단황수'의 맛이 여전히 혀끝에 맴돈다. 갓 구워져 나온 단황수를 한 입 베물었을 때, 겉면의 바삭한 식감과 안쪽의 부드러운 팥소, 그리고 짭조름한 노른자가 입안에서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뜨거운 온기가 온몸으로 퍼지는 순간, 5월의 습한 공기조차 어느덧 견딜 만한 낭만이 되었다.
다시 객실로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강한 수압으로 쏟아지는 물줄기가 하루의 피로를 깨끗이 씻어내 주었다. 아이들은 욕조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나는 그 소란스러운 평화를 가만히 관찰했다. 화려한 관광지나 대단한 체험은 없었지만, 깨끗한 시트 위에 누워 아이들의 웅얼거림을 자장가 삼아 듣는 시간은 무엇보다 소중했다. 여행이란 결국 대단한 곳을 가는 게 아니라, 평소와 다른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눕고, 먹고, 잠드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체크아웃을 하며 엘리베이터 거울 속에 비친 우리 가족의 모습은 조금 지쳐 보였지만, 표정만큼은 더없이 편안했다.
창밖으로 장화 시내의 노을이 붉은 물감처럼 천천히 번지고 있었다.
- 부이팡 단황수는 갓 나왔을 때보다 살짝 식었을 때 겉면의 바삭함이 더 살아나니 천천히 즐겨보세요.
- '스테이 액티브' 미션에 참여해 에너지 백팩을 챙기면 아이들과의 산책이 하나의 놀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