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창화는 바스락거리는 건조한 공기로 가득했다. 뺨을 스치는 바람은 서늘했지만, 낮게 내려앉은 겨울 햇살은 포근한 담요처럼 어깨를 감싸 안았다. 지도에도 없는 좁은 골목을 헤매다 마주한 터키석 빛깔의 조각된 나무 문, H1967의 첫인상은 작고 소박했다. 양옆으로 늘어선 작은 화분들과 낡은 벽에 그려진 투박한 그림들이 우리를 안내했고,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발바닥에 닿는 테라조 바닥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온몸의 긴장을 깨웠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코끝을 스치는 묵직한 히노끼 향은 50년의 세월을 정직하게 품고 있었으며, 그 향기는 마치 오래된 기억의 층위를 하나씩 들춰내는 기분이 들게 했다. '부모님 방'이라는 다정한 이름의 객실에서 우리는 오래된 재봉틀을 개조한 세면대를 발견했다. "이게 정말 세면대라고?" 너의 낮은 감탄사와 함께 쏟아진 미지근한 물줄기가 손끝을 적셨고, 쇠 다리를 툭툭 건드리는 너의 손가락 끝에서 묘한 호기심이 읽혔다. 로비에 무심하게 놓인 1971년의 신문지와 낡은 주판, 오래된 텔레비전은 시간이 멈춘 박물관처럼 고요했다. 우리는 그 신문을 읽지 않았지만, 그저 그곳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안도감을 느꼈다. 저녁 무렵 바구아산의 화려한 등불 사이를 걷다 맛본 육원의 끈적하고 달콤한 소스와 오독거리는 죽순의 식감은 겨울밤의 추위를 잠시 잊게 하는 작은 위로였다. '로디 점핑 서커스'라는 테마의 알록달록한 빛들이 쏟아지는 거리에서 서로의 외투 주머니 속에 손을 맞잡았을 때, 손등에 닿는 적당한 온기는 그 어떤 화려한 조명보다 따뜻했다. 보폭을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어느새 곁에 있는 서로의 존재가 공기처럼 자연스러웠다. 다시 돌아온 방, 생각보다 포근한 침대에 몸을 뉘어 천장의 나뭇결을 바라보고 있으니 집 전체가 아주 천천히 숨을 쉬는 것만 같았다. 밖에서는 가끔 이름 모를 새소리가 들려왔고, 방 안에는 은은한 나무 냄새가 안개처럼 감돌았다. 굳이 말을 섞지 않아도 서로의 숨소리가 리듬이 되는 고요한 시간, 우리는 그 무용한 평온함 속에 깊이 고요히 머무했다. 내일은 무엇을 할지 정하지 않은 채, 그저 지금 이 순간의 정적을 탐닉하는 것이 좋았다. 낡은 집이 주는 안락함은 생각보다 강렬했고, 그것은 마치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우리를 격리해 주는 투명한 막 같았다. 발밑이 조금 미끄러웠던 테라조 바닥을 조심스레 걸으며 느꼈던 작은 성취감조차 사랑스러웠던 밤. 우리가 함께 보낸 이 무용한 시간들이 사실은 생의 가장 필요한 조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쳤다. 낡은 나무 문이 닫히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우리의 겨울밤이 아늑하게 매듭지어졌다.
- 바구아산 등불 축제의 화려함 뒤에, H1967의 고요한 테라조 바닥을 걷는 시간을 가지세요.
- 달콤한 육원 한 접시를 나누며, 계획 없는 대화의 즐거움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