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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방이 가르쳐준 다정한 거리감

소울맵 호스텔의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숨이 약간 찰 정도로 가팔랐지만, 그 끝에서 마주한 방은 예상보다 훨씬 아늑했다. 문을 열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것은 오래된 종이 냄새와 옅은 세제 향이 섞인 쾌적한 공기였다. 우리가 묵은 곳은 그리스 테마 룸이었는데, 벽면의 색감이 주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좁은 공간을 오히려 특별한 은신처처럼 느끼게 했다. 이곳은 정형화된 호텔의 넓이가 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기억이 깃든 집을 정성껏 정리해 내놓은 듯한 온기가 있었다. 침대 끝에서 화장실 문까지는 세 걸음이면 충분했고, 소파에 앉은 내 무릎과 침대 끝에 걸터앉은 너의 발끝 사이에는 겨우 한 뼘 정도의 빈틈이 있었다.

'생각보다 더 아담하네.' 내가 나직이 읊조리자, 너는 말없이 미소 지으며 내 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였다. 그 좁은 틈은 서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닿을 수 있는,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거리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창화 시내의 풍경은 10월의 낮은 햇살을 받아 차분하게 고요해져 있었고, 방 안의 조명은 은은한 호박색으로 우리를 감쌌다. 짐을 풀며 내 책과 너의 화장품이 작은 테이블 위에서 아주 조금 겹쳐졌을 때, 나는 그 겹쳐진 부분이 꼭 우리의 관계 같다고 생각했다. 굳이 넓은 공간이 필요했을까. 손을 뻗으면 닿고, 원한다면 충분히 혼자일 수 있는 이 물리적인 좁음이 오히려 심리적인 안도감을 주었다. 젖은 수건을 걸 곳을 찾다가 결국 하나의 걸이를 공유하기로 했을 때, 우리는 짧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가 좁은 방 안을 밀도 있게 채웠다.

말하지 않아도 겹쳐지는 리듬

방을 나서자 창화의 10월이 우리를 맞이했다. 기온은 정확히 25도. 땀이 나지 않는 쾌적함 덕분에 외투를 챙겨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오로지 서로의 보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천천히 걸었다. 아삼육원으로 향하는 길, 보도블록의 거친 질감이 신발 밑창을 통해 전해졌고, 가끔씩 신발 끝이 살짝 닿았다가 떨어지는 감각만이 존재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그 작은 접촉은 어떤 긴 문장보다 더 정확하게 서로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다.

육원 가게 주변에는 끈적하고 달콤한 찹쌀 소스 냄새가 공기 중에 진하게 퍼져 있었다. 주문한 육원이 나오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젓가락을 들었다. 쫄깃한 피 속에 든 말린 죽순의 아작거리는 식감이 입안에서 정직하게 느껴졌고, 달콤함과 짭조름함이 교차하는 순간 너는 내 쪽으로 접시를 살짝 밀어주었다. 나 역시 네가 좋아하는 부분을 떼어 네 앞접시에 놓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어난 동시다발적인 배려. '너도 이거 좋아하지?'라는 질문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아도 우리는 이미 서로의 취향을 읽어내고 있었다.

시장의 소음과 사람들의 웅성거림 속에서 우리는 마치 작은 섬처럼 고립되어 있었지만, 그 고립은 외로움이 아니라 지독히 아늑한 보호막에 가까웠다. 함께 걷고, 함께 먹고, 같은 속도로 숨 쉬는 단순한 행위들이 주는 충만함. 10월의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칠 때, 우리는 동시에 고개를 들어 구름 한 점 없는 청명한 하늘을 보았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한, 완벽한 동기화의 순간이었다.

각자의 고요가 머무는 자리

다시 소울맵 호스텔으로 돌아와 우리는 각자의 정적 속으로 스며들었다. 너는 침대 헤드에 기대어 책장을 넘겼고, 나는 창가에 앉아 거리의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는 풍경을 멍하니 지켜봤다. 같은 공간에 머물고 있었지만, 우리는 서로 다른 세계의 고요 속에 있었다. 하지만 그 분리됨은 결코 단절이 아니었다. 오히려 함께 있을 때만 가질 수 있는 가장 깊은 수준의 편안함이었다.

방 안의 콘센트 위치가 조금 애매해 충전기 선이 침대를 가로질러 뻗어 있었다. 그 선에 내 발이 걸릴 뻔한 찰나, 너는 읽던 책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없이 손을 뻗어 선을 옆으로 밀어주었다. 그 무심하고도 다정한 손길에 나는 다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수건이 제공되지 않아 각자 가져온 수건을 나란히 말리는 풍경이 조금 우스꽝스러웠지만, 그것조차 이 청년호스텔이 가진 인간적인 정체성처럼 느껴졌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럭셔리한 호텔이었다면 결코 느끼지 못했을, 약간의 결핍이 주는 온기였다.

밤 12시가 되면 온수 공급이 끊긴다는 안내문을 읽고, 우리는 서둘러 씻고 침대에 누웠다. 빳빳하게 마른 시트의 촉감과 적당히 서늘한 방의 온도가 몸을 감쌌다. 어둠 속에서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침묵은 공백이 아니라, 우리가 공유하는 가장 밀도 높은 대화였다. 누워있는 것 자체가 여행의 목적이 된 밤. 내일의 계획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함께 누워있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10월의 밤은 깊었고, 우리의 거리는 가장 가깝고도 편안한 상태로 수렴했다.

창밖의 가로등 불빛이 커튼 틈으로 가늘게 스며들고 있었다.

  • 아삼육원에서 달콤한 소스의 육원을 맛보고 느릿하게 걷기
  • 10월의 쾌적한 공기를 마시며 창화 시내의 골목길 관찰하기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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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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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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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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