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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어내지 못한 도시의 소음이 머무는 곳

창틀에 말라붙은 작은 잎사귀 하나가 있었다. 입바람을 살짝 불어 보았지만, 잎사귀는 그저 가볍게 떨릴 뿐 그 자리에 그대로였다.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로비는 그런 정적인 분위기였다. 우리는 아직 서로의 보폭을 맞추는 중이었다. 도시에서 가져온 서두름과 팽팽한 긴장감이 낡은 외투처럼 몸에 무겁게 붙어 있었다. 체크인을 하는 동안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호텔 고양이를 보며 생각했다. '우리는 언제쯤 저 고양이처럼 완전히 무장해제될 수 있을까.' 직원의 친절은 과하지 않고 담백했다. 로비에 낮게 깔린 조명과 은은한 삼나무 향이 우리 사이의 서먹한 빈틈을 적당히 메워주고 있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잠시 침묵했다.

느려지는 보폭, 짙어지는 숲의 숨결

객실로 향하는 복도로 들어서자 공기의 밀도가 달라졌다. 로비의 작은 소음들이 멀어지고, 대신 계곡의 물소리가 낮은 저음으로 깔리기 시작했다. 9월의 산공기는 차갑지 않았지만, 피부에 닿는 감촉은 눅눅하면서도 쾌적했다. 걷는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졌다. 구두 굽이 바닥에 닿는 규칙적인 소리가 복도 끝으로 울려 퍼졌고, 그 리듬에 맞춰 우리의 호흡도 조금씩 차분해졌다. 가끔 어깨가 스쳤다가 떨어질 때마다 묘한 전율이 일었다. 복도 끝에서부터 희미하게 풍겨오는 유황 성분의 알싸한 냄새가 우리가 정말 다른 세계에 도착했음을 알려주었다. 이제는 더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오직 우리만 남겨진 온도의 방

밀월 스위트룸의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우리를 맞이한 것은 거대한 석재 욕조였다. 냉탕과 온탕, 두 개의 풀이 나란히 놓인 그곳은 마치 작은 성소 같았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옷을 벗고 물속으로 천천히 몸을 밀어 넣었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미끄러운 촉감이 피부에 닿았다. 마치 투명한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 같은 매끄러움이었다. 뜨거운 물에 몸을 깊숙이 담그자, 낮 동안 팽팽하게 조여졌던 근육들이 눈 녹듯 천천히 풀려나갔다. 그러다 다시 차가운 물로 옮겨갔을 때, 급격한 온도 차가 주는 명확한 감각이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들을 깨끗이 지워주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찰랑이는 물소리와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만 들렸다. 굳이 무언가로 이 시간을 채우려 노력하지 않아도 좋았다. 욕조의 매끄러운 돌 표면을 손끝으로 쓸어내리며,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감각적으로 확인했다. 목욕 후 몸을 감싼 두툼하고 하얀 수건의 포근함은 작지만 확실한 위로였다. 7x7피트의 넓은 침대는 마치 방 안에 내려앉은 커다란 구름 같았다. 깨끗하게 정돈된 리넨의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나란히 누웠다. 저녁으로 주문한 철갑상어 전골은 재료가 풍성했다.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과 고기의 진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고, 자극적이지 않은 정직한 맛이 몸속 깊은 곳까지 온기를 전달했다. 배가 부르고 몸이 따뜻해지자, 비로소 상대방의 얼굴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창 너머로 흐르는 가을의 입구

다음 날 아침, 창가에 앉아 밖을 보았다. 9월의 묘리는 이제 막 가을의 입구에 서 있었다. 단풍잎들이 아주 조금씩, 수줍게 색을 바꾸기 시작한 것이 보였다. 렌즈 캡을 벗긴 것처럼 풍경이 선명했다. 새벽녘에 창문을 열자, 냉장고에서 막 꺼낸 것 같은 청량한 공기가 폐 속 깊숙이 들어와 정신을 맑게 깨웠다. 호텔 앞의 출렁다리를 건너 자연 속으로 완전히 고요히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한동안 말없이 계곡을 내려다보았다. 9월의 빛은 8월의 공격적인 눈부심도, 11월의 창백한 가느다람도 아니었다. 적당히 무르익은 황금빛이 나뭇잎 끝에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도시에서 다투었던 사소한 일들을 꺼내지 않았다. 그저 길어지는 나무 그림자가 경사면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것은 억지로 채울 필요가 없는, 아주 편안한 종류의 침묵이었다. 여기 이렇게 같이 있다는 것.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이미 달성한 셈이었다.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작은 원을 그렸다.

  • 강지구지의 완탕과 육원, 세 가지 세대를 이어온 담백한 맛을 경험해 보길 권한다.
  • 룽텅 출렁다리의 부서진 흔적 사이로 9월의 가을바람을 맞으며 천천히 걷는 시간을 가져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