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 향하는 길, 汶水溪 강물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으로 들어서기 위해 흔들거리는 출렁다리를 건넜다. 발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귓가를 스치고, 2월의 묘리는 옅은 안개에 잠겨 있었다. 기온은 17도.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적당히 서늘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아침 8시의 로비는 그 안개의 색을 닮아 몽환적이었다. 아이들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우유 기계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섰다. 팥, 말차, 아몬드. 세 가지 선택지 앞에서 첫째는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국 말차를 골랐다. 컵 속으로 쏟아지는 연녹색 액체와 그 위에 얹어진 몽글몽글한 거품을 보며 아이는 "꼭 숲의 색깔 같아"라고 속삭였다.
나는 쌉싸름한 블랙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섰다. 컵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손바닥을 타고 천천히 퍼져나갔다. 아이들이 우유 거품을 입가에 묻히며 낄낄거리는 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밖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를 기다리는 시간. 그 무용한 시간이 주는 평온함이 무엇보다 소중했다. 억지로 무언가를 계획하지 않아도 충분한 아침이었다. 묘리의 맑은 공기 속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가벼운 물방울처럼 튀어 올랐고, 우리는 그렇게 섬의 아침을 맞이했다.
공룡 물고기와 함께한 소란스러운 만찬
점심 무렵, 우리는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테이블 위에는 커다란 철갑상어 머리가 들어간 훠궈 냄비가 위용을 뽐내며 놓였다.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육수 속에서 생선 살이 하얗게 익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둘째는 냄비 속의 거대한 생선 머리를 보더니 눈을 크게 뜨며 "아빠, 이거 공룡 물고기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그 질문 하나에 식탁은 순식간에 토론장으로 변했다. 철갑상어가 어떻게 공룡과 닮았는지, 그들의 진화 과정은 어떠했는지에 대해 우리는 한참 동안 진지한 논쟁을 벌였다. 정답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엉뚱한 논쟁 자체가 우리 식탁의 가장 맛있는 메인 요리가 되었으니까.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린 철갑상어 살은 예상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비린 맛 하나 없이 담백한 육질이 혀끝에 닿는 순간,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졌다.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자 몸속 구석구석에 남아있던 냉기가 빠르게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 아이들은 생선 살보다 국물에 적셔 먹는 채소에 더 열광했다. 평소라면 편식했을 채소들이 '공룡 물고기 국물'이라는 마법 같은 이름 아래 순식간에 사라졌다. 화려한 미식의 경험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가족이 둘러앉아 뜨거운 냄비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충만해졌다. 배가 부르고 몸이 따뜻해지면 사람은 너그러워진다. 아이들의 소란함이 소음이 아니라 다정한 배경음악처럼 들리기 시작한 것은 아마 그쯤이었을 것이다.
거친 돌의 위로와 깊어가는 밤의 정적
저녁 식사 후, 우리는 편의점에서 산 간식거리들을 한 보따리 챙겨 객실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가 없어 짐을 들고 계단을 올라오는 수고로움이 있었지만, 문을 열고 들어선 박석 쌍인 객실은 그 수고를 보상해주듯 소박하고 단단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직원분께서 편의점 음식을 정갈한 도자기 접시에 옮겨 담아 가져다주신 작은 배려 덕분에, 평범한 샌드위치와 과일이 마치 고급 코스 요리처럼 느껴졌다. 아이들은 접시에 담긴 음식을 하나씩 집어 먹으며 오늘 본 것들에 대해 재잘거렸다.
아이들을 먼저 씻기고 6x7피트의 넓은 침대에 눕혔다. 세 식구가 함께 뒹굴어도 공간이 남을 만큼 넉넉한 침대는 포근한 구름 같았다.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 고른 숨소리를 내뱉기 시작했을 때, 나는 비로소 욕실의 박석 욕조로 향했다. 거칠게 다듬어진 돌의 질감이 피부에 닿는 순간, 묘한 긴장감이 일었지만 곧이어 쏟아진 뜨거운 온천수가 몸을 감싸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근육들이 느슨하게 풀려나갔다.
물속에서 가만히 눈을 감았다. 열린 창틈으로 숲의 짙은 흙 내음이 은은하게 배어 들어왔고, 욕실 안은 오직 규칙적인 물 흐르는 소리뿐이었다. 거친 돌의 촉감과 부드러운 물의 대비가 묘하게 안도감을 주었다. '누워있는 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한 목적이었다면, 나는 지금 목적지에 완벽하게 도착한 셈이다.'라는 생각이 스쳤다. 다시 침대로 돌아와 아이들의 온기 곁에 누웠다.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감촉이 몸을 감싸 안았다.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밤이었다.
안개 낀 숲속, 우리만의 작은 섬에 머문 기분이었다.
- 조식의 우유 기계에서 말차 우유를 꼭 경험해 보세요.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 철갑상어 훠궈는 육수가 진하고 살이 연해 가족 식사 메뉴로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