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타이안 관지 온천 리조트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다섯 가지 순간들

신발을 벗고 맨발로 삼나무 바닥을 밟았을 때, 발바닥에 닿는 서늘한 감촉이 집에서 느끼던 그것과는 전혀 달랐다. 숲의 숨결을 머금은 나무의 결이 피부에 닿자, 묘하게 마음이 고요해졌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절대 싸우지 말자고 굳게 맹세했지만, 도착하자마자 누가 더 불필요한 짐을 많이 챙겼는지를 두고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결국 캐리어 속의 대부분은 쓸모없는 것들이었다. 7월의 묘리는 상상보다 훨씬 뜨거웠고, 우리는 그저 땀에 젖은 옷을 빠르게 벗어던지고 싶은 간절한 상태였다.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다섯 가지 순간들

습도에 걸었던 무모한 내기. 도착 전까지 누가 먼저 더위에 지쳐 불평을 터뜨릴지 내기를 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패배했다. 하지만 泰安觀止溫泉會館의 로비에 들어선 순간, 산속 특유의 건조하고 서늘한 공기가 훅 끼쳐왔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신경의 실타래가 그제야 느슨하게 풀리는 기분이었고, 우리는 서로의 땀 젖은 얼굴을 보며 바보처럼 낄낄거렸다.

콘크리트와 나무의 기묘한 동거. 호텔의 외관은 차가운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거대한 현대 미술관 같았다. 그런데 방 안에 들어서면 따뜻한 색감의 삼나무 가구들이 포근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이 이질적인 조합이 묘하게 마음을 편하게 했다. 차가운 벽에 등을 기대고 있으면, 반대로 내 몸의 온기가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역설적인 안락함이 좋았다.

비단 한 겹을 바른 듯한 물의 감촉. 객실 내 전용 자쿠지에 몸을 깊숙이 담갔다. 뙤약볕 아래서 달궈진 피부 위로 뜨거운 온천수가 닿았는데, 이상하게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포근했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미끄러운 촉감이 피부에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처럼 매끄럽게 감겼다. 창밖으로 보이는 묘리의 첩첩산중과 웬수이강의 낮은 물소리가 섞여 들어오는 순간,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물속에서 손가락만 까닥거렸다.

입안에서 터지는 훈둔의 육즙. 근처 식당에 들러 훈둔을 먹었다. 얇은 피 속에 꽉 찬 고기소가 씹힐 때마다 진한 육즙이 입안 가득 터져 나왔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은 깊고 담백했다. 평소처럼 서로에게 투덜거리며 떠들다가도, 훈둔 한 입이 들어오는 순간만큼은 완벽한 침묵이 찾아왔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만큼은 인간이 가장 정직해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가장 생산적이었던 무위의 시간. 원래 계획은 묘리의 이곳저곳을 탐험하는 열정적인 모험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리는 세 시간 동안 泰安觀止溫泉會館의 푹신한 침대에 누워 천장의 무늬를 세었다. 누워 있는 것 자체가 이번 여행의 유일하고도 가장 큰 목적이 된 순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 그 완전한 정지 상태야말로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값진 성취였다.

이 모든 순간이 모여 만든 것

단단하게 묶여 있던 일상의 매듭이 산속의 안개처럼 서서히 흩어졌다. 7월의 끈적한 햇살과 객실의 서늘한 공기, 그리고 적당히 미지근해진 우리의 대화들. 우리는 대단한 깨달음을 얻으려 애쓰지 않았고, 뻔한 위로 대신 나른한 오후의 정적을 함께 견뎠다. 억지로 의미를 찾지 않아도 충분했던 시간, 묘리의 깊은 품에서 보낸 며칠은 우리에게 '나쁘지 않은' 기억이라는 가장 다정한 이름으로 남았다.

침대 위에 아무렇게나 흩어진 젖은 수건들이 꽤 다정해 보였다.

  • 7월의 오후 소나기를 대비해 가벼운 우산을 꼭 챙길 것.
  • 룸 내 자쿠지에서 산세를 보며 멍하니 있을 시간을 충분히 가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