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기 타이안 관지 온천 리조트

묘리에서 저지른 네 가지 무용한 도전들

인피니티 풀에서 버티기: 12월의 칼바람이 귓가를 날카롭게 때리는데, 몸이 닿은 물속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기분 좋게 따뜻했다. 수면 위로 뽀얗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내기를 했지만, 결국 5분을 못 채우고 셋 다 덜덜 떨며 물 밖으로 도망쳤다. 차가운 공기와 뜨거운 물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서로의 빨개진 코를 보며 터뜨린 웃음은 이번 여행의 가장 순수한 소음이었다. (결과: 처참한 패배, 하지만 마음은 훈훈함)

개인 자쿠지에서의 정적인 명상: 방 안에 마련된 개인 탕에 몸을 깊숙이 담그고, 겹겹이 쌓인 산맥의 능선을 바라보며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하지만 정적을 깬 건 벽을 타고 넘어온 옆방 친구의 우렁찬 코골이였다. 노출 콘크리트 벽을 타고 리드미컬하게 울려 퍼지는 그 소음 덕분에 명상은 처참히 실패했지만, 대신 우리는 한참을 낄낄거리며 그 박자에 맞춰 발가락을 까딱였다. (결과: 명상 실패, 뜻밖의 웃음 성공)

뷔페 모든 메뉴 정복하기: '클라우드플레이' 레스토랑의 화려한 뷔페 앞에서 우리는 원대한 정복 계획을 세웠다. 모든 접시의 음식을 최소 한 번씩은 맛보겠다는 작전이었으나, 결과적으로 배가 너무 불러 세 시간 동안 방 바닥에 대자로 누워 천장만 바라봤다. 숨을 쉴 때마다 은은한 버터 향과 달콤한 소스 냄새가 나는 것 같았지만, 서로의 볼록한 배를 보며 나눈 "이 정도면 미식 여행 성공이지"라는 말 한마디에 모두가 만족했다. (결과: 위장 정복 성공, 기동력 상실)

안개 속 숲길 방랑하기: 호텔 주변의 숲길을 걷다 일부러 지도 앱을 끄고 발길 닿는 대로 헤매 보았다. 10분쯤 지났을까, 이끼 낀 바위 틈에서 모양이 찌그러진 이상한 돌멩이 하나를 발견했다. 그걸 누가 가져갈 것인가를 두고 유치한 논쟁을 벌이다가, 결국 "여기 놔두는 게 돌멩이한테도 행복하겠다"며 그냥 두고 왔다. 아무런 소득 없는 산책이었지만, 코끝에 닿는 젖은 흙 내음과 서늘한 숲의 공기가 마음의 먼지를 씻어내 주었다. (결과: 수확물 제로, 감성 충전 완료)

이번 여행의 최종 성적표

가장 가치 있었던 건 역시 미인탕의 매끄러운 물결이었다. 탄산수소염천의 촉감은 마치 피부 위에 아주 얇은 비단 한 겹을 정성스럽게 바른 듯 부드러웠다. 泰安觀止溫泉會館의 건축은 묘한 긴장감을 준다. 차갑고 딱딱해 보이는 회색빛 노출 콘크리트 벽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더 아늑하게 감싸 안았고, 창밖의 짙은 초록색 대나무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선명하게 다가왔다. 발바닥에 닿는 삼나무 바닥의 서늘함과 곧바로 마주하는 탕 속의 뜨거움이 교차하는 찰나, 우리는 비로소 완벽한 휴식의 온도를 찾았다. 정오의 햇살이 유리창을 통해 들어와 테이블 위에 길게 누워 있을 때,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 젖은 머리카락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은은한 삼나무 향, 그리고 몸을 감싸는 온도가 딱 적당했다. 가벼운 투덜거림조차 따뜻한 물속에서는 부드러운 거품처럼 녹아내렸다.

김이 서린 창문에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그렸다.

  • 강기구기 식당에 들러 쫀득한 대만식 만두와 달콤한 죽순 육원을 꼭 맛보세요.
  • 객실 예약 시 반드시 계곡 뷰를 선택해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온종일 누워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