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호텔에서 저지른 네 가지 무모한 도전
지하철역까지의 무모한 행군: 11월의 신베이 바람은 생각보다 매서웠고, 뺨을 스치는 서늘한 공기에 우리는 금세 항복했다. "진짜 걸어갈 수 있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은 15분 만에 택시 기사님의 무심한 표정 앞에서 처참히 무너졌지만, 차 안에서 서로의 멍청함을 비웃으며 터뜨린 웃음소리는 이번 여행의 가장 선명한 배경음악이 되었다. (결과: 보행은 실패, 웃음은 대성공)
코스트코 대용량 쇼핑의 늪: 호텔 바로 옆 거대한 창고형 매장의 압도적인 규모와 특유의 플라스틱 냄새에 취해, 우리는 전혀 필요 없는 대용량 과자와 정체불명의 소스들을 카트에 쓸어 담았다. 결국 체크아웃 날, 비명을 지르는 캐리어 지퍼와 씨름하며 "우리가 대체 왜 이걸 샀을까"라는 허망한 대화를 나눴지만, 그 묵직한 짐들이 왠지 모를 전리품처럼 느껴져 킥킥거렸다. (결과: 쇼핑은 성공, 짐 싸기는 대참사)
침대 점유율 쟁탈전: 객실의 침대가 유독 넓다는 후기에 홀려 넷이서 다 같이 누워보는 무모한 실험을 감행했다. 빳빳하고 서늘한 흰 시트 위에서 서로의 팔꿈치가 옆구리를 찌르는 아수라장이 펼쳐졌지만, 엉킨 다리 사이로 전해지는 온기와 몽글몽글한 이불의 감촉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누가 먼저 잠들 것인가를 두고 내기를 했지만, 결국 모두가 엉킨 채로 곯아떨어진 예상 밖의 평화로운 결말이었다. (결과: 예상 밖의 안락함)
조식 뷔페의 무한 굴레: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조식의 유혹에 이끌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죽과 현지식 반찬들을 접시에 산처럼 쌓아 올렸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풍미와 든든한 포만감에 취한 결과, 정오까지 침대와 물아일체가 되어 꼼짝달싹 못 하는 상태가 되었다. 계획했던 가을 단풍 구경은 그렇게 달콤한 낮잠으로 대체되었지만, 배부른 행복감만큼은 최고였다. (결과: 미각적 성공, 일정은 전멸)
무심함이 주는 뜻밖의 위로, 우리의 성적표
신베이의 11월은 공기의 밀도가 낮아 모든 것이 투명하게 느껴진다. 오후 3시쯤 되면 옅은 황금빛 햇살이 객실의 나무 바닥 위로 길게 누워 나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Yi De Shi Ji Jiu Dian은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충분히 다정한, 꾸밈없는 비즈니스 호텔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 무심한 공간이 주는 해방감이 좋았다. 굳이 대단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곳. 멀리서 들려오는 라이브 바의 낮은 선율이 공기 중에 잔잔하게 스며들 때면, 우리는 넓은 침대 위에 흩어져 누워 어제 길을 잃었던 일이나 코스트코에서 산 쓸모없는 물건들에 대해 끝없이 떠들었다. '아, 그냥 이렇게 있어도 충분하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호텔 직원이 짐을 옮겨줄 때의 담백한 손길과 복도를 지나는 사람들의 낮은 말소리가 적당한 소음이 되어 우리를 감쌌다. 화려한 조명이나 과장된 친절은 없었지만, 깨끗하게 닦인 바닥의 서늘한 감촉과 빳빳한 시트가 주는 안락함만으로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졌다. 무용한 시간들이 층층이 쌓여가는 기분. 억지로 무언가를 성취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곳에 머물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밀도 높은 여행이었다. 결과적으로 가장 가치 있었던 것은 거창한 관광지가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그 방의 적당한 온도와 우리들의 웃음소리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신베이의 낮은 지붕들 위로 보랏빛 저녁이 고요하게 내려앉았다.
- 호텔 옆 코스트코에서 간식을 잔뜩 사서 밤새 수다를 떨어보길 권한다.
- 체크아웃 전, 조식의 따뜻한 죽 한 그릇으로 속을 채우고 천천히 나서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