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진 시도 136번 도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마치 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창문을 조금 열자 6월의 눅눅한 흙내음과 짙은 숲의 풀향이 섞여 들어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해발 800미터, 공기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지점에서 마주한 Jiu Tong Shan Min Su chill hill cottage Fa Die Chu Fang 、 Zhi Qiu Zhuang Yuan의 하얀 벽은 마치 남프랑스의 어느 조용한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눈부셨다. 객실 문을 열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빳빳하게 정돈된 순백의 시트였다. 손끝에 닿는 면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피부를 타고 전해졌고, 방 안을 가득 채운 정적은 오히려 아늑한 외투처럼 나를 포근하게 감쌌다. "여긴 정말 아무 소리도 안 들리네." 나직이 읊조린 말조차 공기 중에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무채색의 조화 속에 머물며 6월의 끈적한 습기가 문밖에서 완전히 멈춰 섰음을 느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그가 내뱉은 짧은 안도의 한숨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짐가방의 바퀴가 바닥을 구르는 규칙적인 소리가 복도의 정적을 기분 좋게 깨뜨리며 우리의 도착을 알렸다. 그는 내가 방의 분위기에 취해 있을 때, 이미 창밖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상태였다. 멀리 타이중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광경에 그는 잠시 말을 잊은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그의 뒷모습을 보았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어깨의 긴장이 스르르 풀리는 그 찰나의 모양새가 못내 좋았다. 창문을 열자 산골짜기의 서늘한 바람이 밀려 들어왔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적당한 배경음악이 되어주었다. 저녁 식사 시간, 그는 도시의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모습을 보며 "꼭 땅에 내려앉은 별 같아"라고 속삭였다. 그는 접시 위의 음식보다 창밖의 그 찬란한 풍경을 더 깊이 음미하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치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며 웃었다. 그 묘한 어색함이 오히려 다정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함께 발견한 것
밤이 깊어지자 우리는 테라스에 나란히 섰다. 해발 800미터의 밤공기는 낮의 열기를 깨끗이 지워내고 기분 좋은 서늘함을 품고 있었다. 발아래로 펼쳐진 타이중의 야경은 거대한 빛의 바다처럼 일렁였고, 우리는 그 빛의 파도 속에 잠시 몸을 맡겼다. 저 빛들이 누군가의 치열한 일터이자 안식처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채, 우리는 그저 멀리서 반짝이는 작은 점들로만 바라보았다. 그 물리적인 거리감이 오히려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해 주는 투명한 막처럼 느껴졌다. 적당히 떨어져 있다는 안도감. 아무런 대화 없이 꽤 오래 서 있었지만, 서로의 어깨가 살짝 맞닿아 전해지는 온기만으로 충분했다. 6월의 밤은 길었고, 우리는 그 시간을 견디는 대신 함께 유영했다. 누군가 억지로 힘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지금 여기가 좋다"는 말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밤이었다. 우리는 같은 풍경을 보며 서로 다른 생각을 했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의 온도만큼은 완벽하게 공유하고 있었다.
창가에 놓인 미지근한 물잔 속에 작은 기포들이 보석처럼 맺혀 있었다.
- 호텔 내 파디에 키친의 저녁 식사는 예약제로 운영되니 미리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 해 질 녘 주통산 정상에서 타이중 시내로 떨어지는 낙조를 가만히 바라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