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 Zhong Ri Guang Wen Quan Hui Guan의 외관은 빛을 집어삼킨 듯한 검은 관음석으로 덮여 있었다. 무거운 색채가 주는 압도감이 있었지만, 로비의 높은 천장은 소리를 위로 밀어 올려 오히려 주변을 고요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임페리얼 룸으로 들어섰다. 20평이 넘는 공간은 생각보다 광활했고, 침대에서 창가까지 걷는 걸음 수가 꽤 되었다. 그 물리적인 거리감이 묘하게 안심이 되었다. '여기라면 조금은 느려져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창밖으로는 4월의 통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하얀 꽃잎들이 공중에 흩날리며 검은 돌벽과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당신의 어깨 위에 꽃잎 하나가 가만히 내려앉았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을 멈췄다. 억지로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그 작은 하얀 조각이 머무는 찰나의 시간이 우리에게는 충분한 대화였다. 방 안에서는 실내 냉온탕에 물이 채워지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왔고, 공기 중에는 옅은 흙 내음과 봄의 습기가 섞여 있었다. 빳빳한 침구의 촉감과 머리의 무게를 정확하게 받쳐주는 서로 다른 높이의 베개들은 이곳이 세심하게 설계된 휴식처임을 알려주었다. 4월의 타이중은 24도,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그만큼의 온도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오후 11시, 피부를 감싸는 비단 같은 온기와 깊은 정적
밤의 야외 SPA는 공기가 한층 서늘해져 피부에 닿는 감촉이 날카로웠다. 하지만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천천히 밀어 넣는 순간, 마치 비단 한 겹을 온몸에 바른 것 같은 미끄러운 촉감이 전해졌다. 탄산수소염천 특유의 성질 덕분에 물결은 몸을 부드럽게 감싸 안았고, 굳어 있던 근육들이 느슨하게 풀려나갔다. 우리는 서로 멀지 않은 곳에 몸을 담근 채, 굳이 말을 섞지 않았다. 그저 물의 온도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깊은 숨을 들이마시자, 멈춰 있던 호흡이 비로소 배 끝까지 천천히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저녁으로 방문한 하나미 서양식 레스토랑의 요리들은 정직했다. 과하지 않은 간과 적당한 익힘 정도, 특히 신선한 채소의 아삭함이 입안에 남는 감각이 선명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한 식사였다. 우리는 천천히 음식을 씹으며 내일은 다컹 6번 등산로를 조금 걸어볼까 하는 이야기를 나눴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었기에 더 편안했다.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힘들면 다시 돌아와 누워 있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조명을 낮추자, 어둠이 내린 창밖으로 통화꽃의 하얀 실루엣이 희미하게 보였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나는 은은한 샴푸 향과 방 안의 정적이 섞여 들었다. 나란히 누워 천장을 바라보자 서로의 숨소리가 일정한 리듬으로 겹쳐졌다. 누군가 힘내라고 말하거나 더 좋은 곳으로 가자고 재촉하지 않는 밤. Tai Zhong Ri Guang Wen Quan Hui Guan의 이 적당한 온도의 공간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깊은 안심이 밀려왔다. 잠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아주 작은 소리로 사소한 농담들을 주고받았다. 그것으로 충분한 밤이었다.
물컵 속에 조용히 떠 있는 하얀 꽃잎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