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로비의 높은 천장은 모든 소음을 고요하게 빨아들였다. 흑관음석으로 마감된 벽면은 빛을 반사하는 대신 묵묵히 머금고 있어, 공간 전체에 고요해지은 무게감이 느껴졌다. Tai Zhong Ri Guang Wen Quan Hui Guan의 어품 객실 문을 열자 30평 남짓한 공간이 펼쳐졌고, 내 짧은 기침 소리가 공중에서 잠시 머물다 사라졌다. 벽 한쪽의 텔레비전은 무표정하게 우리를 기다렸고, 창밖으로는 5월의 짙은 녹음이 습기를 머금은 채 일렁였다. 나는 가방을 내려놓고 침대 끝에 걸터앉아 방의 각도와 가구의 배치를 가늠했다. 서로 다른 높낮이의 베개 두 쌍이 놓인 모습에서 세심한 질서가 느껴졌다. 적당한 거리, 나쁘지 않은 균형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나는 자석에 이끌리듯 커다란 더블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빳빳하게 잘 말려진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기분 좋게 때렸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단 하나, 최대한 덜 움직이며 완전한 무위의 상태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누군가 방의 크기나 효율적인 동선에 대해 논하고 있었지만, 내 관심 밖의 소음일 뿐이었다. 내 시선은 오직 하나, 방 안에 마련된 독립된 온천탕의 매끄러운 표면으로 향했다. 뜨거운 물에 몸을 깊숙이 담그고 나면,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은 5월의 눅눅한 습기도 깨끗이 씻겨 내려갈 것 같았다. 가운을 입다 발끝에 걸려 휘청거리는 서로의 모습에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한 상의 성찬, 미각과 청각의 갈래
니코 중식당의 테이블 위에는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딤섬이 놓였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린 만두피는 얇고 투명해 내부의 속재료가 비칠 정도였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가둬져 있던 뜨거운 육즙이 툭 터지며 짭조름한 풍미가 혀끝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찻잔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손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퍼졌고, 차의 쌉싸름한 향이 입안을 정갈하게 정리해주었다. 음식의 간은 정확했고 재료의 식감은 살아 있어, 씹을 때마다 미세한 층위의 맛이 느껴졌다. 화려한 수식어는 필요 없었다. 그저 충분하고 완벽한 식사였다.
식당 안은 기분 좋은 소란함으로 가득했다. 어머니날 행사 때문인지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꽃가루처럼 흩날렸고, 어느 순간 부드러운 기타 연주가 시작되었다. 현의 진동이 공기 중에 낮게 깔리며 공간의 분위기를 말랑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음식의 맛보다는 서로의 해묵은 근황과 사소한 고민들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군가는 작년의 쓰라린 실패를 고백했고, 누군가는 이번 여행에서만큼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엉뚱한 다짐을 했다. 기타 소리와 섞인 우리의 대화는 때로 엉망진창이었지만,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쾌적하게 다가왔다. 배가 부르자 기분 좋은 나른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우리가 유일하게 맞닿은 침묵
야외 스파의 물속으로 천천히 몸을 밀어 넣었을 때, 피부에 닿는 촉감은 비단처럼 미끄러웠다. 탄산수소염천의 성분 덕분인지 마치 투명한 막 하나를 온몸에 두른 듯한 매끄러움이 느껴졌다. 5월의 타이중은 공기가 묵직했고, 멀리서 낮은 천둥소리가 들려오며 습한 바람이 젖은 머리카락 사이를 스쳤다. 하지만 물속은 더없이 따뜻했다.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근육이 천천히 풀리며 몸의 무게가 사라지는 무중력의 상태가 찾아왔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누워 있었다. 억지로 대화를 이어갈 필요가 없는 침묵은 그 어떤 말보다 편안한 위로가 되었다. 젖은 피부 위로 닿는 미지근한 공기와 뜨거운 물의 대비 속에서,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가 이 정지된 시간 속에 영원히 머물길 원했다.
물 밖으로 나와 어깨에 걸친 타월의 눅눅한 무게감이 오히려 안심이 되었다.
- 흑관음석의 정취가 느껴지는 어품 객실의 넓은 욕조에서 온전한 휴식을 취해보길 권한다.
- 야외 스파에서 몸을 녹인 후 니코 중식당의 따뜻한 차와 딤섬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경로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