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원 뷰 뽑기 도박: 체크인 때 방이 공원 쪽인지 건물 쪽인지 내기를 했다. 결과는 대성공. 창문을 열자마자 타이중 공원의 짙은 초록색이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고, 호수 위에 부서지는 오후의 금빛 햇살이 방 안까지 일렁였다. "와, 진짜 숲속에 온 것 같아!"라며 한참을 창가에 붙어 있었는데, 사실은 그냥 나무가 좀 많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세상의 모든 숲을 소유한 기분이었고, 초록의 농밀함이 방 안의 공기마저 바꾸어 놓은 듯했다.
2. 조식 국수 무한 정복: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즉석 국수 코너에서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했다. 결과는 처참한 참패. 뜨거운 국물을 들이켤 때마다 콧등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혔고, 쫄깃한 면발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뜨거운 감촉이 생생했다. 결국 배가 터질 듯한 포만감에 오전 내내 펭귄처럼 뒤뚱거리며 걸어야 했지만, 그 정직하고 뜨끈한 국물 맛은 여행의 허기를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가 식당 안에 가득했고, 국물 한 모금에 온몸의 긴장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3. 소나기 뚫고 이중가 질주: 비가 쏟아지기 직전, 편의점까지 누가 먼저 도착하나 전력 질주했다. 결과는 전원 침수. 눅눅한 아스팔트 냄새가 코끝을 스치더니 순식간에 하늘에서 거대한 물폭탄이 떨어졌다. 젖은 생쥐 꼴이 되어 서로의 꼴을 보며 배꼽을 잡고 웃었는데, 피부에 닿는 빗물의 서늘함과 젖은 옷의 무거운 무게감이 오히려 묘한 해방감을 주었다. "이게 진짜 여행이지!"라는 외침이 쏟아지는 빗소리에 묻혀 사라졌고, 신발 속으로 스며든 빗물의 눅눅함조차 즐거웠다.
4. 아울렛 무쓸모 물건 찾기: 호텔 아래 쇼핑몰에서 서로에게 가장 쓸모없는 물건 사주기 게임을 했다. 결과는 대성공. 지금 봐도 왜 샀는지 의문인 기괴한 모양의 장식품들이 가방 속에 가득하다. 매끄러운 플라스틱의 차가운 촉감과 정체불명의 형광색. "이걸 대체 어디다 써?"라며 서로의 안목을 비웃던 그 무용한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찬란하고 웃음기 가득한 기억으로 남았다. 쇼핑몰의 화려한 조명이 우리의 엉뚱함을 더 빛나게 했으며, 진정한 쓸모없음의 미학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이번 여행의 무용(無用)한 성적표
가장 가치 있었던 건 Holiday Inn Express Taichung의 서늘한 에어컨 아래 누워있던 시간이었다. 끈적이는 6월의 습도를 뚫고 들어와 하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감촉에 몸을 맡기면 비로소 안도감이 찾아왔다. 24시간 세탁실의 규칙적인 소음과 달콤한 망고 향기가 어우러진 그 무용한 시간이 이번 여행의 진정한 하이라이트였다.
비가 그친 뒤, 창문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이 느릿하게 선을 그리며 흘러내렸다.
- 조식의 즉석 국수는 배가 터질 때까지 멈추지 말고 도전해 볼 것.
- 새벽 6시, 안개 낀 타이중 공원을 맨발의 기분으로 천천히 걸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