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차창 밖을 보며 물었다. "아빠, 겨울에는 왜 나무들이 옷을 벗어?" 나는 선뜻 답을 찾지 못했다. 그저 메마른 가지 사이로 스며드는 겨울 햇살이 건조하다고만 생각했다. 우리가 도착한 Tai Zhong Quan Guo Da Fan Dian은 시간의 결이 켜켜이 쌓인 곳이었다. 문틀의 칠이 조금 바랜 구석이 있었고, 복도에서는 오래된 목조 가구에서나 날 법한 묵직하고 차분한 향기가 났다. 하지만 정갈하게 닦인 바닥과 정돈된 공기는 우리를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우아한 가족 여행을 꿈꿨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예상 밖의 방향으로 튀어 올랐다. 첫째는 씻기 싫다며 욕실 문턱에서 완강히 버텼고, 둘째는 몸보다 훨씬 큰 호텔 가운을 걸치더니 자신이 세상을 구할 슈퍼히어로가 되었다며 복도를 질주했다. 아내는 깊은 한숨을 내뱉었지만, 나는 그 소란함이 싫지 않았다. 12월의 타이중 공기는 섭씨 18도 정도로, 뺨을 스치는 바람이 기분 좋게 서늘했다. 호텔 밖으로 나서자 친메이 거리의 크리스마스 전구들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고 있었다. 우리는 그 빛의 소용돌이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우리가 함께 발견한 다섯 가지 조각들
반려견 전용 웰컴 매트. 보들보들한 회색 극세사 천 위로 강아지가 세 번 원을 그리며 돌다 털썩 엎드렸다. 새 제품 특유의 빳빳한 면 냄새와 포근한 온기가 감돌았다. 이 귀여운 의식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낄낄거린 건 막내였다.
두툼한 흰색 목욕 가운. 아이의 작은 몸보다 훨씬 커서 바닥에 질질 끌리는 '슈슉'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다. 가운의 묵직한 무게감이 아이의 걸음걸이를 조금 느리게 만들었지만, 표정만큼은 당당한 영웅이었다. 그 뒷모습을 내가 가만히 눈에 담았다.
친메이의 크리스마스 전구.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알록달록하게 명멸하는 빛들이 마치 밤하늘의 별이 내려앉은 것 같았다. 손끝은 약간 시렸지만, 거리 곳곳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간식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빛의 색이 바뀔 때마다 눈을 크게 뜨던 첫째의 옆모습이 기억난다.
조식 뷔페의 따뜻한 딤섬. 찜기 뚜껑을 열 때 훅 끼쳐오는 하얀 김과 구수한 밀가루 향기.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딤섬의 피부는 얇고 매끄러웠으며, 입안에서 터지는 뜨거운 육즙의 온도를 아내가 먼저 음미하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11층 객실의 빳빳한 시트. 갓 세탁한 면 시트의 서늘하고 깨끗한 감촉이 피부에 닿는 순간, 하루의 피로가 씻겨 내려갔다. 온 가족이 한 침대에 엉켜 누웠을 때 느껴지는 적당한 압박감과 서로의 체온. 그 안락함을 막내가 가장 먼저 알아채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옷자락을 꼭 쥐고 있었다. 참 다정한 밤이었다.
- 반려견과 함께라면 11층 전용 층을 예약하고, 바로 앞 뤼위안다오 산책길을 걷는 것을 추천한다.
- 오라이트 어메니티의 향긋함과 객실 내 탄산수 제조기를 활용해 여유로운 휴식을 즐겨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