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타이중은 건조한 공기가 피부 끝에 닿아 서늘했다. Ning Cui Gll - Shui An Yin Di의 객실 안은 낮게 고요해지은 호박색 조명이 아늑하게 흐르고 있었고, 포근한 침구는 그대로 잠 속으로 고요히 머무르고 싶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적을 깬 것은 나지막하게 들려온 "배고프지 않아?"라는 한마디였다. 그 짧은 질문은 마치 도화선처럼 작용해 우리를 다시 깨웠다. 우리는 홀린 듯 무거운 외투를 걸치고 밖으로 나섰다. 뺨을 스치는 18도의 서늘한 밤공기는 정신을 맑게 깨웠고, 우리는 근처 편의점과 야시장을 배회하며 이것저것 봉투에 담았다. 고요한 복도에 울려 퍼지던 비닐봉투의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손가락 끝에 전해지던 알싸한 한기가 오히려 우리가 함께 깨어 있다는 생생한 증거처럼 느껴져 묘하게 설레는 밤이었다.
바삭한 튀김과 눅눅한 진심들의 향연
"야, 너 아까 로비 들어올 때 그 영화관 테마 인테리어 보고 진짜 영화관 같다고 한 거, 솔직히 좀 오버였지?"
친구 하나가 기름진 닭강정을 씹으며 툭 던졌다. 나는 캔맥주를 따며 톡 쏘는 탄산 소리와 함께 무심하게 대꾸했다.
"오버는 무슨. 그냥 넓어서 좋았다고. 너도 아까 방 들어갈 때 공간 보고 놀랐잖아."
"그건 인정. 솔직히 여기 진짜 넓긴 하더라. 캐리어 세 개를 다 펼쳐놔도 발 디딜 틈이 남는 게 좀 비현실적이야. 보통 이런 시내 호텔은 짐 풀면 끝인데 여기는 굴러다녀도 되겠어."
우리는 대형 TV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야시장의 온기를 나누었다. 12월의 밤바람에 얼어붙었던 몸이 따뜻한 음식의 김과 함께 서서히 풀려갔다. 그러다 누군가 칫솔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맞다. 여기 일회용품 안 준다고 했지. 너 칫솔 챙겼어?"
"아니, 당연히 호텔에서 줄 줄 알았지. 맙소사, 내일 아침에 입안이 텁텁하겠네."
우리는 그 사소한 망각을 두고 한참을 낄낄거렸다. 환경을 생각하는 호텔의 방침은 훌륭했지만, 칫솔 하나 잊은 우리의 덜렁거림은 그보다 더 훌륭했다. 야시장에서 산 튀김옷은 시간이 지나 약간 눅눅해져 있었지만, 그 눅눅함이 오히려 정겨운 위로처럼 다가왔다. 맥주의 쌉쌀한 끝맛이 튀김의 기름진 맛을 씻어내며 대화의 리듬을 만들었다.
"우리 내일은 진짜 일찍 일어날까? 친메이 성품 크리스마스 장식 보러 가기로 했잖아."
"내기할래? 내일 오전 10시 전에 일어나는 사람이 점심 커피 사기로."
"콜. 넌 무조건 진다. 너 어제도 알람 다섯 개 맞추고 다 껐잖아."
별것도 아닌 내기에 다시 웃음이 터졌다. 거창한 여행의 의미 같은 건 필요 없었다. 그저 함께 눅눅한 튀김을 나누어 먹고, 서로의 게으름을 비웃으며 낄낄거리는 이 순간.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밤이었다.
소음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자리
접시 위에는 뼈 몇 조각과 빈 캔들만 덩그러니 남았다. 시끌벅적하던 말소리도 서서히 잦아들었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창가로 다가가 밖을 내다봤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는 녹천의 야경이 검은 비단 위에 보석을 뿌려놓은 듯 조용히 흐르고 있었다. 도시의 불빛들은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 채 우리를 다독였고, 방 안의 공기는 다시 차분한 침묵으로 채워졌다. Ning Cui Gll - Shui An Yin Di의 피부에 착 감기는 부드러운 침구 속으로 몸을 던지자, 바스락거리는 이불의 촉감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억지로 힘내어 무언가를 증명할 필요가 없는 시간. 무용한 대화들이 허공을 떠다니다 사라진 자리에는, 그저 여기 이렇게 누워 있다는 사실과 곁에 누군가 있다는 안도감만이 짙게 남았다.
방 안에는 희미한 귤 향기와 낮은 숨소리만 남았다.
- 야시장에서 산 따끈한 지파이와 시원한 버블티의 조합
- 편의점표 컵라면에 현지 소시지를 곁들인 심야 식당 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