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중의 12월은 생각보다 건조했고, 공기는 투명했다. 기온은 18도 안팎. 뺨을 스치는 바람은 제법 서늘했지만,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볕은 여전히 정직하고 뜨거웠다. 공의로 거리에는 이미 크리스마스의 설렘이 짙게 배어 있었다. 친메이 성품의 거리 곳곳에 설치된 장식물들과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가 뒤섞여 거리는 거대한 축제장 같았다. "아빠, 저것 봐! 진짜 반짝거려!" 둘째는 너무 긴 목도리가 자꾸만 발에 밟혀 휘청거렸고,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다며 첫째는 낄낄거리며 동생의 뒤를 쫓았다. 아이들의 발걸음은 일정하지 않았다. 호기심을 끄는 장식물 앞에서 갑자기 멈춰 섰다가, 다시 무언가에 이끌려 짧은 다리로 바쁘게 뛰었다. 거리의 소음과 낯선 언어들이 겹쳐 들리는 그 소란함 속에 우리는 천천히 섞여 들어갔다. 특별한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그저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했고, 아이들의 눈동자에 담긴 반짝임이 여행의 모든 이유가 되었다. 겨울의 공기는 차가웠지만, 서로의 어깨가 맞닿을 때 전해지는 온기는 더없이 다정했다.
경계를 넘어 마주한 금빛 정적
Ohotel Li Jia Yuan Di Jiu Dian의 회전문을 통과하는 순간, 마치 다른 차원으로 이동한 듯 공기의 밀도가 급격히 바뀌었다. 거리의 소란함은 단숨에 차단되었고, 그 자리를 묵직하고 우아한 정적이 채웠다. 1987년부터 이곳을 지켜왔다는 바록 양식의 로비는 압도적인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하늘 높이 솟은 천장과 섬세하게 조각된 곡선들이 시야를 가득 채웠고, 은은하게 퍼지는 고급스러운 디퓨저 향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아이들은 갑작스러운 공간의 확장감에 잠시 말을 잃은 채, 고개를 뒤로 젖혀 천장의 화려한 조명을 올려다보았다.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는 구두 소리가 규칙적인 리듬을 만들며 울려 퍼졌다. 외부의 찬 바람에 굳어 있던 피부가 따뜻하고 포근한 실내 공기에 천천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로비 한편에 자리 잡은 바에서 흘러나오는 낮은 음악 소리가 공간의 품격을 더했다. 체크인을 기다리는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한 걸음 물러나 오직 우리 가족만의 호흡을 되찾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안식처, 하얀 구름 위의 성채
배정받은 40제곱미터의 디럭스 더블 룸은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우리를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작은 성채가 되었다. 육중한 문을 닫는 순간, 밖에서 들려오던 모든 소란함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밀려났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6x7 사이즈의 거대한 킹 베드였다. 팽팽하게 당겨진 하얀 시트는 마치 끝없이 펼쳐진 설원이나 푹신한 구름 덩어리 같았다. 아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툭, 하고 매트리스에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와 시트가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방 안을 경쾌하게 채웠다. 첫째는 베개를 겹겹이 쌓아 견고한 성벽을 만들었고, 둘째는 그 사이를 누비며 보이지 않는 보물을 찾는 탐험가 흉내를 냈다. 나는 그 천진난만한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나 역시 그 포근한 매트리스 위에 몸을 눕혔다. 적당한 탄성과 부드러운 촉감이 온몸을 감싸 안았고, 비로소 긴장이 풀리며 깊은 안도감이 찾아왔다.
욕실은 건식과 습식이 분리되어 있어 쾌적함이 돋보였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세심하게 준비된 아기 욕조 덕분에 씻기는 수고가 훨씬 줄어들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기 시작하자, 쏴아 하는 물소리가 방 안의 소란함을 부드럽게 덮었다. 뜨거운 물에서 피어오른 수증기가 거울을 하얗게 덮었고, 욕실 안은 금세 몽환적인 분위기로 변했다. 아이들을 차례로 씻기고 나니, 비로소 완전한 휴식이 완성되었다. 젖은 머리를 말리고 다시 침대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은 이미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엉킨 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6피트의 넓은 침대는 네 식구가 누워도 충분할 만큼 넉넉했다. 서로의 고른 숨소리가 들리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우리는 각자의 꿈속으로 천천히 고요해졌다.
유리창 너머로 흐르는 도시의 파노라마
이튿날 아침, 무거운 커튼을 걷어내자 타이중의 도심 풍경이 한눈에 쏟아져 들어왔다. 창밖의 공의로는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사람들, 빠르게 교차하는 자동차들의 행렬, 그리고 다시 시작된 거리의 소음들. 하지만 두꺼운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이곳은 지독할 정도로 고요했다. 나는 차가운 창틀에 이마를 기대고 밖을 내다보았다. 저 아래의 소란함이 이제는 소리 없는 무성 영화처럼 느껴졌다. 안전하고 따뜻한 내부에서 외부의 혼돈을 관찰하는 일은 묘한 쾌감과 평온함을 동시에 주었다. 잠에서 깬 아이들은 창문에 달라붙어 지나가는 버스의 색깔을 맞추는 게임을 시작했다.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체크아웃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것 자체가 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 되었다. 방 안의 온기는 여전했고, 우리는 그 안락함 속에서 조금 더 머물며 서로의 존재를 만끽하기로 했다.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꼭 쥐고 있었다.
- 친메이 성품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느릿하게 산책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 6x7 사이즈의 거대한 킹 베드에서 가족 모두가 함께 뒹굴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완전한 휴식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