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정적과 낄낄거리는 소음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코끝을 스치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향기가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천장의 정교한 몰딩과 대칭을 이룬 기둥들은 마치 거대한 금빛 느낌표처럼 서 있었고,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쏟아내는 빛의 파편들이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에 보석처럼 흩어져 있었다. 나는 그 압도적인 화려함이 주는 적당한 거리감이 좋았다.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그 경계에서 금박의 껍질이 아주 조금 벗겨진 구석을 가만히 관찰했다. 그 작은 균열이야말로 이 완벽한 공간을 살아있는 장소로 만들어주는 숨구멍처럼 느껴졌고, 나는 그 정적 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다.
우리는 내기를 했다. 이 숨 막히게 화려한 바로크풍 로비에서 누가 가장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는지. 결과는 뻔했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들어온 내 친구였다. "야, 너 지금 궁전에 온 게 아니라 호텔에 온 거야."라고 핀잔을 줬지만, 녀석은 오히려 당당했다. "원래 이런 곳일수록 대충 입어야 힙한 법이지."라고 말하며 뻔뻔하게 어깨를 으쓱이는 꼴이 정말 가관이었다. 하지만 그 엉뚱한 자신감 덕분에 팽팽하게 긴장됐던 공기가 한순간에 말랑해졌다. 우리는 서로의 엉망인 몰골을 보며 낄낄거렸고, 그 순간 이 거창한 공간은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놀이터가 되었다.
달콤한 시럽과 시끌벅적한 농담
아침 식탁의 공기는 몽글몽글한 김으로 가득했다. 갓 쪄낸 만두의 뽀얀 표면과 쌉싸름한 커피 향이 섞여 코끝을 간질였고, 멀리서 들려오는 식기 부딪히는 소리가 기분 좋은 소음으로 다가왔다. 나는 팬케이크 위에 흐르는 메이플 시럽의 느릿한 점성을 가만히 지켜봤다. 투명한 갈색 액체가 접시 가장자리에 맺히는 찰나의 순간, 입안에 넣었을 때 느껴지는 진한 단맛과 버터의 풍미가 3월의 서늘한 새벽 기운을 포근하게 지워주었다. 맛은 정직했고, 과하지 않은 만족감이 혀끝에 남았다. 나는 그 단순하고도 명확한 조화가 주는 평온함이 좋았다.
너희들은 기억나? 내가 팬케이크를 세 접시나 해치웠을 때 너희가 지었던 그 경악스러운 표정. "와, 진짜 짐승처럼 먹네."라고 투덜거렸지만, 사실 너희도 내 접시에서 한 조각씩 뺏어 먹었잖아. 우리는 서로의 식성을 비웃으며 아침 시간을 소란스럽게 채웠다. 챙그랑거리며 부딪히는 커피잔 소리와 끊이지 않는 농담들, 그리고 창가로 스며드는 따스한 햇살. 음식의 맛보다는 그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더 선명하게 기억난다. 특히 우유 거품을 입술에 묻힌 채 진지하게 다음 목적지를 논하던 네 모습은 정말 압권이었다.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난다.
우리가 유일하게 합의한 안식
타중 국립가극원의 곡선을 걷고 파크투의 사막 식물들 사이에서 길을 잃은 뒤 돌아온 Ohotel Li Jia Yuan Di Jiu Dian의 디럭스 룸은 완벽한 안식처였다. 40제곱미터의 쾌적한 정적 속에서 6피트 너비의 침대에 몸을 던진 순간, 우리는 동시에 탄성을 뱉었다. 빳빳한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몸을 감싸는 매트리스의 탄성은 마치 중력이 멈춘 무중력 지대 같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번 여행에서 찾던 가장 완벽한 무용함이었다.
창밖으로 타중의 밤거리가 보였지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커튼을 쳤다.
- 3월의 타중이라면 파크투의 초록빛 식물들 사이를 느릿하게 걷는 것을 추천한다.
- Ohotel Li Jia Yuan Di Jiu Dian은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으니, 개인 칫솔을 챙기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