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스윽, 스윽, 하는 가벼운 마찰음이었다. 아이가 제 몸보다 훨씬 큰 하얀 목욕 가운을 걸치고 복도를 가로지를 때 났다. 갓 세탁한 면의 포근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아이는 "엄마, 나 이제 성의 왕자님 같지?"라며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클래식하고 우아한 인테리어의 복도는 아이에게 거대한 망토를 휘날리며 탐험하는 성곽이 되었고, 두툼한 카펫에 가운 끝자락이 쓸리는 그 경쾌한 소리는 우리 가족의 설렘을 대변하는 듯했다.
두 번째는 첨벙, 하는 날카롭고 시원한 물소리였다. Tai Zhong Shun Tian Huan Hui Jiu Dian의 21층 루프탑 인피니티 풀에서 났다. 7월의 타이중 햇살은 하얗다 못해 따가웠지만, 고공에서 내려다보는 도시의 파노라마 뷰와 피부에 닿는 차가운 물의 촉감이 그 열기를 기분 좋게 눌러주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투명한 물보라와 섞여 공중으로 흩어지는 순간, 젖은 피부를 스치는 바람이 적당히 시원해 비로소 완전한 휴가 속에 들어와 있음을 실감했다.
세 번째는 사르르, 소금 알갱이가 녹아내리는 고요한 소리였다. 호화로운 규모의 욕실에서 욕조에 해염을 넣었을 때 났다. 따뜻한 물이 차오르며 피어오르는 뽀얀 수증기가 욕실 안을 몽환적으로 채웠고, 나는 그 온기 속에 몸을 깊숙이 묻었다. 밖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멀게만 느껴지는 정적의 시간. '이 고요함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한다'는 생각과 함께, 팽팽하게 조여졌던 마음의 긴장이 물결처럼 부드럽게 풀려나갔다.
네 번째는 투두둑, 투두둑, 하는 묵직한 빗소리였다. 오후의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통창 유리를 세차게 때리는 소리였다. 맑던 하늘이 순식간에 회색빛으로 고요해지으며 기온이 툭 떨어졌지만, 쾌적한 에어컨 바람이 흐르는 방 안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고치처럼 포근했다. 빗줄기가 그리는 불규칙한 선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 어디로도 나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주는 안도감에 깊이 고요히 머무했다.
다섯 번째는 달그락, 하는 접시 소리와 아이의 낮은 웅얼거림이었다. 층고가 높아 개방감이 느껴지는 레스토랑에서 아침 식사를 하며 들었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기와 진한 커피 향이 공간을 채웠고, 아이는 뷔페의 화려한 음식들 사이에서 오직 자기가 좋아하는 과일만을 신중하게 골라 담았다. 서로 다른 입맛과 속도로 식사하는 가족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공간을 메웠지만, 그 불협화음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자 편안함이었다.
커다란 침대 위, 서로의 온기에 기대어 잠든 아이들의 숨소리가 가장 달콤한 마침표였다.
- 21층 루프탑 인피니티 풀에서 타이중의 화려한 야경을 바라보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 보세요.
- 넓은 욕조에 해염을 풀어 아이들과 함께 몽글몽글한 거품 목욕을 즐기며 다정한 대화를 나눠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