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타이중의 그 겨울을 기억해? 모든 걸 다 보겠다고 호언장담하며 계획표를 짰지만, 결국 호텔 침대 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지. 그때의 그 무책임한 나른함이 여전히 네 곁에 머물고 있기를 바라.
5년 뒤에도 선명하게 남아있을 찰나의 조각들
6층의 경계선: Tai Zhong Jin Dian Jiu Dian ( Wu Xing Ji Fan Dian ) the splendor hotel-taichung의 아래층은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화려한 조명이 가득한 쇼핑몰이지만, 엘리베이터 숫자가 6을 지나 7로 바뀌는 순간 공기의 밀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소음이 진공청소기로 빨려 들어간 듯 사라지고, 은은한 시그니처 향기가 코끝을 스치는 그 찰나. 우리는 마치 소란스러운 현실에서 정적의 세계로 넘어오는 비밀 통로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아침 식사의 과잉: 세 곳의 레스토랑 중 하나인 뷔페 식당에 들어서면,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과 진한 커피 내음이 섞여 아침의 활기를 깨운다.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라고 서로를 비웃으면서도, 접시 위에 산처럼 쌓아 올린 다채로운 색감의 과일과 요리들을 보며 우리는 작은 정복감마저 느꼈다. 마지막 조각을 두고 벌였던 유치한 신경전과 입가에 묻은 시럽의 달콤함까지 모두 기억난다.
흰 시트의 무게: 방에 들어서자마자 가방을 던져두고 몸을 눕혔을 때, 피부에 닿던 바스락거리는 흰 시트의 서늘하고도 깨끗한 촉감은 마치 거대한 흰색 고치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2월의 타이중은 17도 정도로 쌀쌀했지만, 두툼한 이불 속에 파고들었을 때 느껴지는 묵직한 안온함은 세상의 모든 소음을 차단해주었다. "그냥 여기서 계속 살면 안 될까?"라는 실없는 혼잣말이 방 안의 부드러운 조명 아래서 나른하게 흩어졌다.
겨울 공기와 야외 수영장: 루프탑 야외 수영장의 물 온도는 적당했지만, 수면 위로 드러난 어깨에 닿는 바람은 면도날처럼 날카로웠다. 미지근한 물의 포근함과 차가운 겨울 공기가 피부 위에서 격렬하게 충돌하는 그 기묘한 온도 차이. 고개를 들었을 때 보였던 무채색의 타이중 도심 풍경은 수면의 일렁임과 겹쳐져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번져 있었다.
5년 뒤, 이 기록을 다시 펼쳤을 때
우리는 완벽한 일정을 계획했다. 화려한 등불 축제와 흩날리는 벚꽃, 그리고 도시의 랜드마크들을 정복하겠다는 야심 찬 포부. 하지만 정작 우리가 기억하는 건 호텔 방에 누워 편의점에서 사 온 과자를 까먹으며 보낸 무의미한 시간들이다. 맞은편 편의점까지 걷는 그 짧은 거리조차 귀찮아하며 투덜거렸던 우리의 모습은, 마치 겨울 땅속에서 껍질을 깨기 전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는 씨앗 같았다. 굳이 꽃을 피우지 않아도, 그저 함께 게을렀던 그 공기의 온도가 우리를 더 깊게 연결해주었음을 이제는 안다. Tai Zhong Jin Dian Jiu Dian ( Wu Xing Ji Fan Dian ) the splendor hotel-taichung의 화려한 로비 향기보다, 방 안에서 나누었던 실없는 농담과 눅눅해진 과자 봉지의 바스락거림이 더 선명한 기억의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창밖으로 보이던 타이중의 저녁 불빛이 천천히 흐릿해지던 밤.
- 6층 쇼핑몰의 소란함을 뒤로하고 7층 객실로 올라올 때 느껴지는 정적의 변화를 만끽해 보세요.
- 풍성한 아침 뷔페에서 느긋하게 식사하며, 일상의 속도를 늦추는 사치를 누려보시길 권합니다.